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5/02/09/0005239389_002_20250209114315307.jpeg?type=w647)
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가장 전력의 수준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팀으로 꼽힌다. 3루수 허경민(KT)이 FA 이적으로 떠나고, 유격수 김재호가 은퇴하면서 내야 두 자리가 완전히 비었다. 불펜도 필승조 정철원이 트레이드 카드로 쓰였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현재로선 미지수. 국내 선수 전력만 본다면 물음표가 가득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을 역대급으로 잘 뽑아 기대감도 크게 키웠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좌완 투수 콜 어빈(31), 풀타임으로 뛴 외야수 제이크 케이브(33)가 그 중심에 있다. 또 다른 투수 잭 로그(29)도 커리어는 이들보다 떨어지지만 KBO리그에 적합한 좌완 유형으로 평가돼 3인방이 리그 적응만 하면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중심에서도 핵심은 역시 어빈이다.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134경기(93선발·593이닝) 28승40패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4 탈삼진 434개를 기록했다. 2021~2022년 오클랜드에서 각각 10승, 3점대 평균자책점(3.98)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볼티모어, 미네소타 2개 팀에서 29경기(16선발·111이닝) 6승6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11 탈삼진 78개를 거뒀다. 최근 2년간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꾸준히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고, 여전히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진] 오클랜드 시절 콜 어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5/02/09/0005239389_004_20250209114315325.jpg?type=w647)
[사진] 볼티모어 시절 콜 어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3cm 장신의 어빈은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 91.9마일(147.9km)로 메이저리그에선 피네스 피처였다. 하지만 KBO리그에선 상위권에 속하는 강속구 선발로 포심, 싱커, 체인지업 커브에 스위퍼까지 던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제구력으로 KBO리그에서 실패하려야 실패할 수 없는 수준의 투수로 평가된다.
과거 호세 리마, 데이브 부시, 이반 노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름을 닐린 빅네임 투수들이 한국에 왔지만 모두 전성기 지난 시점이라 성공하지 못했다. 전년도 메이저리그 10경기 이상 선발등판한 투수가 한국에 온 케이스는 2020년 KIA 애런 브룩스, 2023년 NC 에릭 페디가 있는데 두 투수 모두 리그를 지배하는 투구를 했다. 특히 페디는 투수 4관왕으로 MVP를 차지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그 페디보다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 전체 커리어나 최근 성적도 어빈이 더 좋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3차례 불펜 피칭으로 각각 30구, 40구, 40구를 던지며 페이스를 끌어올린 어빈은 “팀 동료들이 굉장히 환영해줘 즐겁게 하고 있다. 선수 이름과 번호를 외우는 중이다”며 다른 팀에서 자신을 영입한 두산을 부러워한다는 이야기에 “내가 그렇게 인기 많은 줄 몰랐다. 야구를 계속 할 수 있고, 한국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할 뿐이다. 내게도 중요한 시즌이고, 스스로 기대치가 높지만 누구처럼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팀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5/02/09/0005239389_006_20250209114315340.jpeg?type=w647)
두산 콜 어빈.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과 계약한 뒤 한국 야구에 대한 정보도 빠르게 수집했다. 그는 “영상을 워낙 많이 봐서 KBO에 대해 전부 다 아는 것 같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롯데 투수였던 댄 스트레일리, 지금 삼성에 있는 에드윈 디아즈 등 한국에서 뛰었던 친분이 있는 선수들에게서 한국야구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조언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11월 중순 두산과 계약하자마자 KBO 공인구도 넘겨받아 일찌감치 손 감각 적응에 들어갔다. 그는 “계약 시점부터 한국 공인구를 받아 연습했고, 지금 전혀 불편함 없이 적응했다. 익숙해져야 할 부분은 로진이다. 미국 로진은 모래처럼 꺼끌꺼끌한 느낌이 있지만 한국 로진은 질감이 가루 같다. 그런 부분만 적응하면 괜찮을 것 같다”며 한국의 ABS에 대해서도 “지난 2년간 트리플A에서 경험해봐 익숙하다. 올해는 존이 살짝 내려갔다고 들었는데 낮은 공 던지는 걸 좋아하는 내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아무리 커리어가 화려하고, 준비를 하고 왔더라도 언어가 다르고, 낯선 나라 문화에 적응하는 건 어렵다. 그런 점에서 2022년 오클랜드에서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로그와 두산에 같이 온 것은 행운이다. 어빈은 “로그와 같은 팀에 있다는 게 심적으로 조금 더 편하게 해준다. 케이브와도 알던 사이다. 누군가 아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 도움이 된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소통하고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반겼다.
두산 콜 어빈, 잭 로그. /두산 베어스 제공
이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