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더 이상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미어리그 무관을 조롱하는 세리머니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미러'는 6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당국이 계획한 새로운 단속 계획에 따라 특정 세리머니로 인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몇몇 선수들이 골 세리머니로 상대팀 선수나 서포터즈를 조롱한 케이스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나온 조롱 세리머니 중 가장 유명한 건 레스터 시티 레전드 공격수 제이미 바디의 '토트넘 무관 조롱 세리머니'이다.
바디는 지난해 8월 토트넘과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12분 동점골을 터트려 레스터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바디는 토트넘 팬들에게 야유를 받자 오른팔에 있던 프리미어리그 엠블럼을 가리키며 손가락 1개를 핀 뒤, 이후 토트넘 원정팬들을 향해 숫자 0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를 의미하는 거였다. 바디는 레스터 소속으로 2015-2016시즌에 0.02% 확률을 뚫고 기적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지만, 토트넘은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다.
시간이 흘러 바디는 지난달 27일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토트넘을 또 만나자 다시 한번 토트넘 팬들을 조롱했다. 토트넘 원정 경기에서 그는 후반 1분 스코어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터트려 레스터의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점골을 터트린 후 바디는 토트넘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유니폼 소매에 있는 프리미어리그 엠블럼을 가리킨 뒤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관중석 맨 위에 걸려있는 클럽의 상징인 금장 닭 모형을 가리키고 손가락으로 0을 그리며 또다시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를 조롱했다.
바디 외에도 에버턴 공격수 일리만 은디아예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 원정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후 브라이턴의 상징 동물인 갈매기를 흉내내는 세리머니를 해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엔 아스널 유망주 마일스 루이스-스켈리가 맨체스터 시티를 5-1로 격파한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고 엘링 홀란의 '요가 세리머니'를 따라해 홀란을 조롱하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세리머니로 상대팀 선수나 팬들을 도발하는 걸 방관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최고 축구 책임자 토니 스콜스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균형이 있다. 난 우리 모두가 세리머니를 보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세리머니 중 일부는 매우 재미있고 즐겁지만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롱이나 비판으로 넘어가면 우린 이를 처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도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당국이 계획한 새로운 단속 계획에 따라 특정 세리머니로 인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며 "토니 스콜스는 골 세리머니에 대한 단속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조롱이나 비판으로 이어질 경우 책임자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가 단속에 나선다면 이제 세리머니로 상대팀 선수나 팀을 도발할 경우 카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사안이 심각할 경우엔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던 토고 공격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는 2009년 아스널과 경기를 할 때 아스널 팬들이 자신을 조롱하자 득점에 성공한 뒤 아스널 팬들이 있는 관중석까지 달려가 세리머니하는 일명 '역주행 세리머니'를 하면서 아스널 팬들을 도발했다.
이때 격분한 아스널 팬들은 경기장 안으로 물건을 투척했고, 관중들을 도발한 아데바요르는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벌금 2만 5000파운드(약 4500만원)와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진=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