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김희진(34)은 2011년 창단 멤버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팀에 남아있는 선수다. 제6구단으로 창단한 IBK기업은행은 2010~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희진의 중앙여고, 박정아(現 페퍼저축은행)의 부산 남성여고, 전통의 명문인 진주 선명여고 졸업 예정 선수들 중 10명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특별 지명권을 부여받았다.
여느 신인 드래프트였다면 전체 1순위를 다툴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인 김희진과 박정아가 뭉친 IBK기업은행은 V리그 입성 후 곧바로 강호로 올라섰다. 이정철 감독의 강력한 조련 아래 IBK기업은행은 V리그 참가 2년차인 2012~2013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2014~2015시즌, 2016~2017시즌까지 창단 6시즌 만에 챔프전 우승 3회, 준우승 2회(2013~2014, 2015~2016)를 차지하며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책임져준 박정아와 미들 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간 김희진이 외국인 선수와 함께 ‘막강 삼각편대’를 구축해준 게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박정아는 2016~2017시즌 후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 후 도로공사로 이적했고, 김희진은 그대로 남으면서 둘의 콤비는 해체됐다. 이는 곧 IBK기업은행의 전성시대도 막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2017~2018시즌 김희진의 IBK기업은행과 박정아의 도로공사가 챔프전에서 맞붙어 도로공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두 선수의 앞으로의 행보가 엇갈리는 것의 복선이었을 지도 모른다.
박정아는 2024~2025시즌에도 여전히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팀의 최고연봉자이자 주장으로서 V리그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반면 김희진은 이 정도로 에이징 커브가 극단적으로 심하게 온 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전성기 시절의 폼을 전혀 찾지 못하며 이제는 평범한 선수 이하로 전락한 모습이다.
전성기 시절 김희진은 185cm의 좋은 신장과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점프력을 앞세워 공격과 서브, 블로킹에서 큰 존재감을 보여주던 선수다. 미들 블로커로 나설 땐 외발 이동공격과 속공도 구사할 수 있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면 후위 공격과 퀵오픈도 때릴 수 있었다. 배구선수가 구사할 수 있는 모든 공격옵션을 때려낼 수 있는 선수였다.
2022~2023시즌까지만 해도 IBK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김희진이지만, 2023년 2월 받은 무릎 수술이 그의 노쇠화를 가속화시킨 모습이다. 오랜 재활 끝에 돌아왔지만, 2023~2024시즌 김희진이 남긴 성적표는 14경기 출전 19득점. 데뷔 처음으로 세 자릿수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절치부심하며 2024~2025시즌을 준비했지만, 김희진은 예전 전성기 폼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우선 팀 내 입지부터가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엔 부동의 주전이었지만, 이제는 최정민, 이주아의 뒤를 잇는 백업 미들 블로커와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의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일 화성 홈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5라운드 맞대결은 김희진이 건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주아와 함께 선발 미들 블로커로 출장했다.
그러나 김희진의 코트 존재감은 미미했다. 서브득점 1개 포함 2점. 공격 성공률 12.50%(1/8). 블로킹은 1개도 없었고, 공격에서 블로킹 차단을 2번이나 당해 공격 효율은 –12.50%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브와 세트 과정에서 범실도 2개를 기록해 득실마진은 0. 결국 3세트부터 다시 주전 미들 블로커 자리를 최정민에게 내주고 웜업존으로 물러났다.
올 시즌 김희진의 성적표는 21경기 25점. 지난 시즌과는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백업 선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황이다. 비록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랜 기간 뛰어온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배유나(도로공사) 등의 베테랑들이 여전히 코트 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김희진의 가파른 기량하락은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희진의 소속팀 IBK기업은행도 시즌 초반만 해도 네 시즌 만의 ‘봄 배구’ 복귀가 유력해보였지만, 4라운드 전패를 통해 이제는 봄 배구 진출이 어려워졌다. 4일 현재 IBK기업은행은 승점 37(12승14패)로 3위 정관장(승점 47, 17승8패)과의 승점 차가 10이나 난다. 남은 10경기에서 결코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다. 과연 김희진은 남은 기간 동안 부활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희진이 전성기 시절 기량의 절반이라도 회복할 수 있다면 IBK기업은행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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