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만 후반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하는 등 경기력은 아쉬웠다. 독일 유력지 '빌트'도 김민재의 부진을 지적했다.
벨기에 국적 월드클래스 수비수 뱅상 콤파니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2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홀슈타인 킬과의 2024-2025 분데스리가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분데스리가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초반 13경기에서 10승 3무를 질주했던 뮌헨은 지난해 12월 14일 14라운드에서 마인츠에 1-2로 덜미를 잡히며 리그 개막 이후 무패 행진이 깨졌다.
이후 라이프치히와의 15라운드 5-1 대승을 시작으로, 이날 킬전까지 분데스리가 6연승을 질주했다.
승점 51을 쌓은 뮌헨은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레버쿠젠(승점 42)에 승점 9차로 앞선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재성 친정팀으로 이번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승격을 일궈낸 킬은 승점 12에 그치면서 18개팀 중 강등권인 17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25일 프라이부르크와의 19라운드에서 헤더로 시즌 3호(리그 2호) 골을 넣어 2-1 승리에 앞장섰던 김민재는 이날도 뮌헨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악전고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아킬레스 건을 다친 뒤 좀처럼 쉬지 못하며 매 경기 선발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진통제를 맞고 뛰는 김민재는 지난달 15일 호펜하임과의 리그 17라운드 때 부상 관리 차원으로 벤치를 지킨 것 외에는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공식전 30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고 있다.
뮌헨은 이날 4-2-3-1 전형으로 나섰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콘라트 라이머,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하파엘 게헤이루가 수비를 구성했다. 3선은 요슈아 키미히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지켰다. 2선은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로 짜여졌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출격했다.
홀슈타인은 수비를 강화한 3-4-2-1 전형으로 맞섰다. 티몬 바이너 골키퍼를 비롯해 마르코 코멘다, 다비드 제츠, 티모 베커가 백3를 구축했다. 중원은 존 톨킬, 핀 포라트가 지켰고 윙백은 도미니크 야보르첵, 라제 로젠붐이 맡았다. 2선 공격은 루이스 홀트비와 아르민 기고비치로 이뤄졌다. 최전방에 필 하레스가 나섰다.
뮌헨은 경기 시작 19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리세가 올린 크로스를 독일 축구 최고의 테크니션인 무시알라가 마무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 추가골에 성공하면서 2-0을 만들었다. 전반 26분 킬의 역습 상황에서 날린 홀트비의 슛을 김민재가 골대 앞에서 발로 막아내는 좋은 플레이로 위기를 넘긴 뮌헨은 이후 케인의 멀티 골로 달아났다.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코망이 띄운 공을 머리로 받아 넣어 2-0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시작하자마자 게헤이루가 올려준 공을 다시 헤더 골로 연결해 격차를 벌렸다. 케인은 이번 시즌 리그 18, 19호 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를 달렸다. 156골을 넣은 오마르 마르무시가 지난달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기 때문에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더욱 다가선 모양새가 됐다.
후반 9분엔 세르주 그나브리의 이른 쐐기 골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뮌헨은 후반 13분 케인을 토마스 뮐러로 바꾸는 등 교체 카드 3장을 한 번에 가동하며 여유를 보였으나 후반 17분 김민재의 패스 실수가 빌미가 돼 실점했다.
김민재가 왼쪽 측면에서 그나브리에게 보내려던 패스를 킬의 베커가 끊어낸 뒤 패스를 찔렀고 이를 포라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때려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김민재의 패스미스가 뮌헨의 무실점 행진에 제동을 건 셈이었다.
이후 뮌헨은 후반 추가시간엔 킬의 교체 선수인 스티븐 스크르지브스키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턱 밑까지 쫓겼으나 승점 3을 지켜냈다.
김민재는 축구 통계 매체가 매긴 정량 평가와 독일 매체가 분석한 정성 평가에서 모두 하위권에 그쳤다.
'풋몹'은 경기를 마치고 김민재에게 뮌헨 선발 선수 중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6.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평점 7.1을 매겼다. 무시알라가 8.9점으로 양 팀 최고점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6.9를 줬다. 노이어(6.0점), 측면 수비수 콘라트 라이머(6.7점)에 이어 뮌헨 선발 선수 중 3번째로 낮은 점수였다.
'빌트'는 김민재에게 "홀트비의 슛을 골라인 앞에서 막아내며 엄청난 세이브를 선보였다. 뮌헨의 1-1 동점골을 걷어냈다"고 칭찬하면서도 "실점할 때 볼을 잃어버렸고, 뮌헨이 2~3번째 실점할 때도 상대 선수와 너무 멀리 있었다. 약했다"면서 5점을 줬다.
독일 매체는 선수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는데 점수가 낮을 수록 훌륭한 플레이를 했다는 뜻이 된다. 6점은 한 경기에 한 명 나올까말까한 점수인 점을 고려하면 5점이 가장 나쁜 점수라고 할 수 있다. 김민재는 센터백 파트너 우파메카노와 팀내 최하점을 기록했다. 평소 김민재를 깎아내리던 빌트는 이날 부진한 플레이가 나오자 여지없이 팀내 평점 꼴찌를 김민재에게 안겼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