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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기적' 지동원이 말하는 축구 인생…"이용·이청용·기성용 형들만큼 오래 못 뛸 것 같지만" [방콕 인…

조아라유 0
 


(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이)청용이 형, (기)성용이 형이나 (이)용 형들처럼 그렇게 오래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지난 27일 태국 방콕 근교의 구단 숙소에서 만난 지동원은 긴 시간 함께 해온 축구 대표팀 형들만큼 긴 시간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당장 다가올 시즌을 잘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테랑 공격수 지동원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수원FC로 이적해 36경기를 소화했고 6골 3도움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1월 구단과 재계약 맺으며 올 시즌도 수원FC와 동행한다. 

한국 축구 팬들에겐 2012 런던 하계올림픽 8강전에서 축구종가이자 잉글랜드, 웨일스가 힙을 합친 개최국 영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국민들의 새벽을 깨운 것으로 유명하다.


 


축구를 좀 더 아는 팬들에겐 광양제철고 시절 고교 왕중왕전 풍생고와의 결승전에 올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골 1도움을 몰아치고 '한국 축구의 대형 스트라이커 재목'으로 불리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 지동원이 어느 덧 프로 생활 15년을 지냈다. 2010년 전남드래곤즈에서 데뷔해 선덜랜드(잉글랜드)와 아우크스부르크, 도르트문트, 마인츠, 다름슈타트(임대), 브라운슈바이크(임대, 이상 독일) 등을 거친 지동원은 2021년 여름 FC서울과 계약하며 K리그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에선 특히 부상으로 긴 시간 빠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지동원은 지난해 수원FC로 이적한 뒤 보란 듯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준비한다. 지동원의 2025년 테마는 '힘을 빼자'다. 그는 좀 더 힘을 빼고 부담 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은 특히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준비를 하면 작년보다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내가 뭘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몸의 힘을 빼고 그렇게 준비를 하다 보면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며 "지금 88년생 (이)청용이 형(37세)과 (기)성용이 형(36세)이나 (이)용이 형(38세)들처럼 그렇게 오래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열심히 해봐야죠"라고 말했다. 

또 "일단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특히 공격수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랑 경쟁하는 입장이니까 어느 정도 경쟁이 돼야 한다. 내가 포지션 변경을 하지 않는 한 그렇게 오래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다음은 지동원의 일문일답. 

-파타야에서의 훈련 어땠나.

초반에 우리가 훈련량을 많이 취하면서 훈련 강도를 올렸고 연습 경기도 두 경기를 하고 오면서 이번 주는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지친 시기이기는 한데 우리가 오랜 기간 있어서 그래도 컨디션 상 더 좋아지지 않았나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훈련 다 하고 있다. 그리고 또 워낙 그 조절을 잘해 주신다. 감독님이랑 코칭 스태프에서 훈련량을 (조절해서) 그래서 아무 문제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에서 고참급이라 그런지 조절을 받는 건가.

그렇다. 예를 들어서 뛰는 훈련을 하더라도 10개를 할 거를 우리는 좀 많이 줄여주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고참끼리도 얘기를 더 하는 책임감이 생긴다.

"이렇게 감독님이랑 코치 스태프에서 배려를 해 주시는데 운동에서 운동장에서 저희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워낙 다 성실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이 그럴 수 있지만 그래도 저희가 운동장에서 이 친구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게 되는 그런 동기부여를 만들어 주시는 것 같다.




-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건 어떤가.

편하다. 요즘 애들이 옛날 같지 않고 다 형들이랑 대화를 많이 하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고 그래서 애들이랑 다 잘 지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온 친구들이 있다.

사적인 이야기는 크게 많이 할 일이 없다. 운동장에서 우리가 조언을 해준다든지 잘 얘기하고 있고, 축구에 관한 건 나이가 상관없으니까 크게 불편한 건 없다. 

-지난 시즌에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해 의미 있었을 것 같다.

우선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는 거에 대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이렇게 배려해 주신 구단이나 코칭 스태프한테 너무 고맙고 지원 스태프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도 조금 더 제가 조금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몸 관리도 작년처럼 하기 위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지난 시즌 6골 3도움을 기록해 올해 더 많은 공격포인트가 기대될 것 같은데.

작년에 많은 아쉬운 찬스들이 많이 있었다. 더 좋은 상황에서 공격 포인트를 더 많이 할 수 있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워서… 사실 아쉬움이 있으면 그다음에는 그런 걸 만회하기 위해서 좀 더 집중을 하잖아요.

올 시즌은 특히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준비를 하면 작년보다 더 좋지 않을까'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내가 뭘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몸의 힘을 빼고 준비하고 있다.

-함께 독일 생활을 했던 구자철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옆에서 너무나 힘들게 선수 생활을 한 걸 알고 있어서 물론 유명한 선수가 돼서 정말 많은 거를 많이 누리고 주변에서도 많이 인정을 해주고 박수도 많이 쳐줬지만, 정말 힘든 그런 선수 생활을 보냈기 때문에 정말 고생했다는 말을 먼저 해줬다.

그리고 어디를 가나 일단 (구)자철이 형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또 고맙게 생각을 한다. 그냥 통화를 하면 '그냥 고생했다'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근데 앞으로 더 바쁘게 지낼 것 같아서 그런 것들도 응원을 하고 그랬다. 


 


-구자철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선수들이나 지인들은 다 "다치지 말고 올해도 좀 잘 했으면 좋겠다"라고 다들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신다.

-선덜랜드에서 아우크스부르크 임대를 다녀온 뒤, 복귀했을 때 거스 포옛 감독을 경험했는데 공교롭게 이번에 전북현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많이 못 나왔었는데. 

다른 유튜브에서는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전반기에 선수 등록이 안 돼 있어서 전반기를 날렸다. 그래서 경기를 못 나왔고 후반기에는 1월 초 혹은 중순에 이적하면서 감독님과 같이 못하긴 했다. (2012-2013시즌 전반기에 선덜랜드서 프리미어리그 1군 출전 기록 없음. 당시는 마틴 오닐, 파올로 디카니오 감독 체제)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그런 건 못 느꼈다. 나는 항상 운동을 열심히 했고 더군다나 나는 경기를 뛸 수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등록이 안 돼 있어서 (기)성용이 형(2013-2014 시즌 선덜랜드 임대 이적)과 다른 상황이었고 한 시즌을 (포옛 감독과) 같이 하지 않고 또 몇 개월 만에 (이적한) 상황이었다. 

전북이 사실 선수 구성만 잘해도 어느 정도 하는 팀이기 때문에 (포옛 감독이) 한국 선수들을 빨리 판단해서 잘해주면 잘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포옛 감독과 유대 관계가 크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나는 그렇게 감독님과 자주 있지는 않다. 물론 만나면 서로 이름도 알고 같이 생활했던 건 알겠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같은 경기를 같이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상 훈련만 같이한 거다. 그렇게 친하지 않고 근데 경기장에서 만나면 반갑긴 할 것 같다. 영국에서 같이 했던 감독님을 한국에서 만나면 반갑긴 할 텐데 이겨야죠.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보여줘야죠.

-독일에서 긴 시간 선수 생활을 한 비결이 있다면. 

어떻게 보면 이미지도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는 그런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이미지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예를 들어서 선수들이 이적할 때 이제 성향이나 성격 같은 것도 볼 거다. 분명히 감독님도 그렇고 이제 구단 입장에서도 이 선수가 우리 팀에 와서 도움이 되냐 안 되냐를 볼 때 실력만 보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래도 독일에 있을 때도 그런 부분도 나한테는 플러스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네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인정을 해 주셨고 팀을 위해서 하는 거를 인정을 해 주셨기 때문에 있었던 것 같지 만약에 개인적인 실력만 놓고 봐서는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네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독일에서 서울로 이적한 뒤로 부상 기간이 꽤 길어서 정신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너무 부상이 한 번에 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부상 오고 빨리 복귀해서 보여줘야겠다고 하다가 다시 부상당하고 또 무리해서 훈련하다가 또 부상 오고, 그랬던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서울 팬들, 구단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하필 내가 너무 안 좋은 시기에 내가 그 팀에 속해 있었다. 근데 그렇다고 내가 2년 6개월 다쳐 있진 않았거든요.

그만큼 감독님과의 케미도 그렇게 좋지 않았었고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나에게는 안 좋은 시기에 내가 그 팀에 속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약간 그런 시기였던 것 같다.

-올 시즌 수원FC에서의 목표는.

선수가 많이 바뀌었다. 작년에 동계 훈련 시작 처음 시작했을 때도 너무 불안한 마음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아니 우리 팀 전체적으로 '어떻게 팀이 좀 더 발전을 빨리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동계 훈련 기간 중에 좀 우리가 뭘 더 해야 되지 이런 고민들이 많았었는데 사실 올해도 똑같다.

올해도 동계 훈련을 하면서 물론 이제 용병 선수들도 새로 오고 하지만 다시 우리가 팀으로 잘 해 나가야 되는데 이게 아무래도 예산적인 부분에서 저희 팀이 좋은 선수들, 비싼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올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또 있는데 어쨌든 작년에 5위란 성적을 했기 때문에 그거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 상위 스플릿(상위 6위 그룹)에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열심히 잘해보겠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강등권과 먼 중상위권으로 가는 게 구단도 그렇고 선수들한테도 목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 커리어를 얼마나 더 이어가겠다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항상 은퇴라는 건 생각한다. 모르겠다. 선수는 진짜 마음먹기가 어렵고 6개월마다 평가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물론 시즌은 1년마다 끝나지만, 6개월마다 이적시장이 열려서 거기에 따라 마음이 바뀌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 컨디션, 경기력, 몸 상태에 따라 생각이 조금씩 바뀌긴 하는데 많이는 못 할 것 같다.

지금 1988년생 (이)청용이 형, (기)성용이 형이나 (이)용이 형들처럼 그렇게 오래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

일단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특히 공격수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랑 경쟁하는 입장이니까 어느 정도 경쟁이 돼야 하잖아요. 내가 포지션 변경을 하지 않는 한 그렇게 오래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수원FC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도 그렇고 시즌 끝나고 항상 시즌이 기다려진다. 벌써 다음 달이면 이제 시즌이 시작하는데 어떻게 보면 되게 짧은 시간인데 저희한테 또 긴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팬분들도 똑같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빨리 경기 보고 싶고 빨리 이제 우리 팀이 어떻게 또 바뀌었는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선수들 열심히 운동하고 있고 작년보다 조금 더 좋은 축구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하니까 좋은 몸 상태로 경기장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방콕, 김정현 기자 / 연합뉴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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