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FA 권리를 행사했던 '어썸킴' 김하성(30)이 마침내 행선지를 확정했다. 김하성과 손을 잡은 구단은 다름 아닌 탬파베이 레이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30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FA 계약 소식을 전했다.
'MLB.com'은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계약에 합의했으며 계약 총액은 2900만 달러(약 419억원)다. 김하성은 2025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대어급 내야수로 평가 받았던 선수다. 김하성이 자신의 위상을 드높인 것은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2023년이었다. 김하성은 주전 2루수로 뛰면서 유격수와 3루수로도 활약,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타격에서도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152경기에 나온 김하성은 타율 .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38도루는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단일시즌 최다 도루 신기록을 의미했다.
지난 해에는 부상 여파로 121경기에 나오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하성은 타율 .233 11홈런 47타점 22도루를 기록했고 지난 해 8월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종료해야 했다. 결국 지난 해 10월에는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김하성은 올해 개막전 출전이 어려운 상태. 여전히 정확한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날 현지 언론들은 "5월에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김하성과 탬파베이의 FA 계약 소식에 주목했다.
"김하성의 FA 계약은 불확실한 건강 상태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선수 중 하나였다"라는 'MLBTR'은 부상 이전에는 4~5년 계약, 어쩌면 1억 달러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어려워졌다. 김하성은 타자로서 탄탄한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수비력이다. 대부분 유격수로 뛰면서도 2루수와 3루수로도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따라서 김하성은 내년 FA 시장에 재도전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았다"라고 김하성의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김하성은 옵트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으니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탬파베이의 관점도 주목할 만하다. 'MLBTR'은 "탬파베이에게는 흥미로운 도박일 수 있다"라면서 "김하성이 만약 복귀가 늦어지면 시즌의 절반만 활용하고 1300만 달러를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내년에 옵트아웃을 포기하고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버틸 수도 있다. 그래도 탬파베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할 수 있다. 김하성은 2021년에는 타석에서 고전했지만 2022~2024년에는 평균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여러 포지션에서 강력한 수비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지난 3년 동안 도루 72개를 기록하기도 했다"라며 스몰마켓팀인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예상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영입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MLBTR'은 "탬파베이는 유격수 자리에 물음표가 있다. 완더 프랑코가 장기적인 해답이었지만 2023년 8월 미성년자 성적 학대 혐의가 드러나면서 지금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혐의에 대한 법적 절차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면 굉장히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라면서 "테일러 월스, 호세 카바예로, 오슬레이비스 바사베와 같은 선수들이 있지만 공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는 미래에 탬파베이의 유격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작년에는 더블A에서만 뛰었던 선수다"라며 탬파베이가 유격수 보강이 절실했음을 말했다.
만약 '야구천재'로 불렸던 프랑코가 지금도 탬파베이의 유격수로 뛰고 있었다면 굳이 김하성을 영입할 이유는 없었다. 한마디로 '나비효과'가 김하성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프랑코는 2023년 112경기에서 타율 .281 17홈런 58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면서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미래의 슈퍼스타로 주목 받았으나 지금은 미성년자 성추문이 알려지면서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프랑코와 11년 1억 8200만 달러(약 2627억원)에 장기계약을 맺을 정도로 간판스타로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현재로선 복귀도 요원한 상황이다.
여기에 김하성이 올 시즌을 뛰고 옵트아웃을 선언하더라도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평가다. "김하성이 옵트아웃을 선택하고 FA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탬파베이는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 수 있고 드래프트 지명권 보상을 가져오면서 다음 유격수 자리를 윌리엄스에게 넘길 수 있다"라는 것이 'MLBTR'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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