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후보는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명단에 포함된 인문들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축구협회 제55대 협회장 선거가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1월 7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허정무 후보가 지난 12월 법원에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시 허정무 후보 측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여 2025년 1월 8일 예정인 회장선거를 진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12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1월 8일날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였는데 재판부가 막았다. 재판부가 가처분을 인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 축구협회는 선거를 관리, 운영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선거의 선거일 무렵까지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선거인단 194명 중 80%를 초과하는 160명이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추첨으로 구성되고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 투명성이 채무자의 회장 선출에 회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축구협회는 선거인단 추첨 당시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나 대리인이나 중립적인 제3자를 참여시키는 등으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실제 선거인단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선거인으로 추첨된 회원들 중 21명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인에서 배제했다. 개인정보 동의를 받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선거인을 보충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194명으로 구성돼야 했던 선거인은 그보다 약 10%가 적은 173명으로 구성됐다"고 했다.
재판부 판단에도 나와 있듯이 선거인단이 문제였다. 크게 보면 선거운영위원회 운영에 문제를 삼은 것이다. 이후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원 명단이 공개됐는데 허정무 후보는 "정몽규 후보의 호위무사들로 위원들이 구성됐다. 그래서 그동안 밝히지 않은 것이다"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하 허정무 후보 측 입장문]
지난 7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드디어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명단이 밝혀졌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상식적으로도 당연하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명단 공개 요구에 대하여, 공개를 의무화한 규정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하여 거부해 왔다. 그리고 가처분 결정 직전에서야 법원의 요구로 할 수 없이 위원회 명단을 법원에 제출하였다.
가처분 인용에서 법원은 회장 선거와 관련된 핵심적인 사항들을 결정하는 위원회 업무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선거를 관리‧운영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그 위법성을 지적하였다.
법원에 제출된 축구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명단을 확인한 바, 이제까지 협회가 명단을 공개하지 못한 이유가 명백히 밝혀졌다.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면서까지 정몽규 후보의 호위무사들로 위원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 없었던 것이다.
선거관리규정에서는 협회와 관계없는 외부위원을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토록 숨겼던 선거운영위원명단을 살펴보면 이런 규정을 위반한 것은 물론 축구인이나 전 국민 모두를 우습게 보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그동안의 축구협회 행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전 국민의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3선 도전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을 승인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이 선거운영위원에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위원이 소속된 법무법인 홈페이지의 프로필로 확인한 것이지만, 축구인, 스포츠인 더 나아가 전 국민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은 파렴치한 위원회 구성이다.
더구나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김 모 위원장은 위원회의 심사 대상인 정몽규 회장과 골프를 즐긴 것이 작년 국회 청문회에서 밝혀져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위원장은 정몽규 회장와 골프를 즐기고 소속 위원은 정몽규 후보가 출마한 축구협회 회장 선거운영을 맡아 불공정과 부도덕을 아무 거리낌도 없이 저지르고 있는 한탄스런 일이 자행된 것이다.
심지어 정몽규 후보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총체적인 부실공사로 지난 2022년 광주 화정동에 건축 중이던 아파트가 붕괴되어 6명이 사망하는 등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발생시켰다. 그리고 해당 사건의 현대산업개발 측 소송대리인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맡았다.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운영위원회 위원 명단에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도 포함이 되어있다.
변호사 개인이 동일인인지 모르겠지만, 현대산업개발의 소송을 대리한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정몽규 후보 간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의심할 만한 것이다.
정몽규 후보가 축구인이나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이런 몰상식하고 부도덕하며 파렴치한 행위를 자행했겠는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이진 것이다.
정몽규 후보는 더 이상 부도덕하고 불공정하며 위법한 행위를 멈추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로 인한 책임은 단지 선거 과정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경고하는 바이다. "
신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