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베트남 국가 제창하겠다" 귀화 킬러의 실력과 태도에 흐뭇한 김상식 감독, "베트남…

(베스트 일레븐=비엣찌/베트남)

베트남에서 최대 화두는 바로 귀화다. 베트남 프로축구인 V리그 최고의 공격수가 베트남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만큼, 그 실력을 동남아 전체에 마구 떨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당연히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크게 기대하고 있다. 주인공은 하파엘손, 이제 베트남 이름을 가진 응우옌 쑤온손이 주인공이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21일 밤 8시(한국 시각) 비엣찌 푸토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2024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B그룹 5라운드 미얀마전을 치른다. 2승 1무를 기록하며 B그룹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베트남은 이번 미얀마전에서 무승부 이상 결과를 내면 자력으로 준결승에 오른다. 사실상 그룹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분위기다.

이번 미얀마전을 앞두고 베트남 미디어들은 유독 한 선수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헤어스타일과 피부색이 완전히 다른, 현재 V리그 최고의 외인 공격수로 꼽히는 응우옌 쑤언손을 향한 관심이다. 하파엘손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응우옌 쑤언손은 올해 27세로 2023-2024시즌 뗍산 남딘 FC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득점왕(31골)과 MVP,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상을 모조리 휩쓴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 선수다.

베트남에 발을 들인지 올해로 5년 차인 이 선수는 9월에 베트남 국적을 취득했으나, FIFA 귀화 선수 규정을 맞추기 위해 지금껏 A매치 데뷔전을 미뤄왔다. 지난 필리핀전 출전이 유력시되었으나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응우옌 쑤언손은 이번 미얀마전 출전은 매우 유력시된다. 김상식 감독이 20일 미얀마전을 위한 사전 기자회견에서 선수 대표로 데리고 나오면서 사실상 출격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응우옌 쑤언손은 "모두가 경기에 집중하고 함께 뭉쳐 있으며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한팀으로 똘똘 뭉쳐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베트남 미디어들은 베트남 국가대표가 된 지금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응우옌 쑤언손은 "제 인생에서 좋은 순간"이라며 "경기를 즐기고 싶고, 선수들로부터 나오는 스타성과 그 순간들이 저를 매우 행복하게 만든다. 컨디션을 잘 유지해 팀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은 내일 경기에만 집중한다. 좋은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국가 제창 여부에도 관심이 몰렸다. 베트남 국가 멜로디는 서양식 악곡보다는 베트남 전통 음악 느낌을 가지고 있어 멜로디가 브라질 출신인 응우옌 쑤언손에게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다. 아직 베트남어 대신 영어로 소통하고 있는 터라 까다로운 베트남어가 더욱 그를 힘들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응우옌 쑤언손은 "자신있고, 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응우옌 쑤언손은 "매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소통도 배우는 중이다. 다른 사람에게도 중요하지만, 내게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베트남 선수로서 녹아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는 물론 경기 외적인 요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응우옌 쑤언손의 다짐에 김상식 감독도 흐뭇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응우옌 쑤언손이 합류한 건 베트남 축구에 큰 행운"이라고까지 의미를 부여했다.

2024-2025시즌에도 7경기에 출전해 7골 1도움을 올리는 등 절정의 공격 포인트 양산 능력을 보이고 있는, 현재 김 감독이 공격진을 가장 믿고 맡길 만한 자원이기에 더욱 신뢰를 보내는 모습이다. 지난 두 경기에서 각각 한 골에 그친 다소 아쉬운 공격력에 대한 고민도 응우옌 쑤언손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내고 있다. 베트남 유니폼을 입은 이 브라질 골잡이가 김상식 감독의 기대에 정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사진=김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