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깜짝 트레이드가 V-리그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
지난 12일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트레이드 소식이 발표됐다. 양 팀은 각각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과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을 맞바꿨다. 2024-25시즌 도중 성사된 첫 번째 트레이드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13일 트레이드에 대해 “선수와 팀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미연에게는 GS칼텍스로의 이적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또 지금 우리 팀에는 아포짓 스파이커가 투트쿠 뿐인데, 젊고 신체 조건도 좋은 문지윤이라는 아포짓 스파이커가 합류함으로써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본단자 감독의 설명이다.
김미연은 2011-12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3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2016-17시즌에 트레이드를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뒤 2018-19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이번 시즌까지 총 7시즌을 흥국생명에서 시작한 셈이다.
지난 시즌까지 김미연은 흥국생명에서 꽤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2019-20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총 36경기로 구성된 정규리그 일정 중 30경기 이상 출전해 6시즌 내내 평균적으로 107세트동안 흥국생명의 코트 위를 지켰다,
하지만 이번 시즌 김미연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트레이드 전까지 흥국생명이 치른 13경기 중 3경기에 출전해 4세트 출전 기록을 남겼다. 김연경이라는 대체 불가한 아웃사이드 히터와 정윤주라는 영건의 성장세로 인해 자연스럽게 코트와 멀어진 것.
반면 GS칼텍스에는 김미연이 필요했다. 올 시즌 GS칼텍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대폭 낮아졌다. 1991년생인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 중에서는 1993년생 김미연이 최고참이다. 경험이 풍부한 김미연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또 부상 선수가 많은 현시점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인 김미연의 등장은 큰 도움이 된다. 선발 라인업 구성 과정에서도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반가운 합류다. 김미연은 지난 14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교체 출전한 바 있다.
GS칼텍스가 김미연을 얻고 흥국생명에 내준 선수는 문지윤이다. 문지윤은 2018-19시즌 1라운드 5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됐다. 이후 2019-20시즌 박민지, 김현경과의 트레이드로 김해빈과 함께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4시즌의 기록을 보면 문지윤의 상승곡선을 파악할 수 있다. 처음 GS칼텍스에서 시즌의 시작을 맞이했던 20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중 14경기 39세트에 출전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0경기 69세트 출전을 기록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언급했듯 문지윤은 181cm라는 좋은 신장을 가진 아포짓 스파이커다. 파워도 갖추고 있다.
흥국생명은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라는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던 김다은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투트쿠의 뒤를 받쳐줄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를 잃었다. 투트쿠의 체력 안배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해 줄 새로운 아포짓 스파이커가 필요한 상황. 신체 조건과 본연의 에너지가 좋고 언제든 투입 가능한 문지윤이 필요했던 이유다.
새로운 팀에서 기회 혹은 성장의 시간을 보내게 될 두 선수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양 팀 사령탑의 기대에 응답할까. 김미연과 문지윤이 재도약의 시간을 맞이한다.
사진_KOVO
김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