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180cm, F)이 김단비(180cm, F)를 밀착 마크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부천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34-42로 졌다. 4승 10패. 4위 청주 KB(5승 8패)와 1.5게임 차로 멀어졌다.
하나은행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진안(181cm, C)을 영입했다. ‘김정은-진안-양인영’으로 이뤄지는 프론트 코트 라인업이 형성됐다. 높이와 득점력을 갖춘 3명이 있기에, 하나은행은 2024~2025시즌 상위권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3명의 프론트 코트 조합을 한꺼번에 활용할 수 없었다. 김정은이 개막 직전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 그리고 양인영(184cm, F)으로 어깨 부상. 전열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정은은 1라운드 아산 우리은행전에 복귀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코트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복귀 후 어수선했던 하나은행을 정돈시켰다.
다만, 김정은이 복귀한 후, 하나은행은 6연패에 빠졌다. 더 큰 연패에 빠지지 않았지만, 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들지 못했다. 김정은을 포함한 하나은행 선수들이 힘을 더 내야 한다.
김정은은 수비부터 했다. 우리은행의 절대 에이스인 김단비(180cm, F)를 막아섰다. 김단비를 곤란하게 함과 동시에, 김단비의 체력을 빼놓았다. 김정은은 그렇게 우리은행의 메인 옵션을 틀어막았다.
김정은은 박스 아웃과 수비 리바운드 또한 많이 신경 썼다. 또, 탑이나 윙에서 볼을 잡은 후, 림 근처에 위치한 양인영에게 볼을 투입했다. 양인영의 골밑 득점이나 미드-레인지 점퍼를 도와줬다. 제 몫을 다한 김정은은 1쿼터 종료 4분 23초 전 코트에서 물러났다.
김정은이 빠졌지만, 진안과 양인영이 김정은의 빈자리를 메웠다. 박소희(178cm, G)와 정현(180cm, F) 등 어린 선수들도 점수를 따냈다. 1쿼터 내내 밀렸던 하나은행도 19-18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정은은 2쿼터에 코트로 다시 나섰다. 김정은은 이번에 진안과 호흡을 맞췄다. 볼 없는 움직임과 수비 토킹, 방향 지시 등을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여했고, 진안을 득점에 집중하게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2쿼터 시작 4분 30초 넘게 한 점도 내지 못했다. 2쿼터 시작 후 8개의 야투(2점 : 3개, 3점 : 5개)를 모두 놓쳤다. 김정은도 해당 시간 동안 2개의 야투를 실패했다. 침체된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정은은 수비와 리바운드를 신경 썼다. 김정은의 전반전 기록(2리바운드 2스틸 1어시스트)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하나은행도 수비전을 할 수 있었다. 수비전을 해낸 하나은행은 우리은행한테 크게 밀리지 않았다. 23-26. 공격권 한 번의 차이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하나은행은 3쿼터 시작 2분 26초 만에 트리플 포스트를 사용했다. 양인영과 진안이 골밑 움직임에 집중하고, 김정은이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어야 했다. 또, 김정은은 여전히 김단비를 잘 틀어막아야 했다.
또, 김정은은 공격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공격 리바운드 후 림 근처에서 세컨드 찬스 포인트. 추격 분위기를 형성했다.
진안이 코트에서 물러났지만, 김정은이 계속 힘을 냈다. 김단비를 계속 막아줬고, 리바운드 참가로 공격권 기반을 마련했다. 27-34로 밀렸던 하나은행도 34-37로 우리은행과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4쿼터 시작 2분 23초 만에 34-42로 밀렸다.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이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베이스 라인에서 패스를 잘못했다. 하나은행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를 파악한 김정은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간격을 조금씩 좁혔다. 39-42로 우리은행의 턱밑까지 쫓았다. 그러나 김단비의 바스켓카운트와 한엄지(180cm, F)의 3점을 막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정은은 25분 6초 동안 2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6개의 리바운드(공격 1)와 2개의 어시스트, 2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단비의 화력을 최대한 틀어막았다.
김정은은 김단비의 득점을 ‘14’로 줄였다. 김단비의 야투 성공률을 ‘약 33%(2점 : 6/15, 3점 : 0/3)’로 낮췄다. 하지만 김정은은 환호하는 김단비를 지켜봐야 했다. 하나은행은 ‘우리은행전 17연패’에 빠졌다.
다만, 김정은과 마주했던 김단비는 경기 종료 후 “아무래도 15년 넘게 서로를 봐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뭐하는지 안다. 그래서 (김)정은 언니와 ‘서로가 서로를 막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서로가 서로를 집중 마크해야, 각자 팀의 파생 옵션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정은 언니도 나도 수비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며 김정은을 100% 이해(?)했다.
사진 제공 = WKBL
손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