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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가장 가까웠던 선택지가 사라졌다. FA 시즌 어깨 수술이 이렇게 후폭풍으로 다가오고 있다.
‘ESPN’의 저명 기자 제프 파산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들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윌리 아다메스가 7년 1억8200만 달러(2592억원)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최고액 계약이다. 종전 기록은 야구 운영부문 사장을 맡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버스터 포지가 2013년 3월 맺은 9년 1억6700만 달러였다. 포지가 사장을 맡으면서 자신의 최고액 기록을 깨뜨리는 계약에 직접 사인한 것.
샌프란시스코는 비시즌 최우선 목표가 유격수 보강이었다. 선발진 보강도 해야했지만 당장 주전 유격수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버스터 포지 사장은 부임과 동시에 “유격수를 영입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유격수 보강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시즌 동안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브랜든 크로포드와 결별한 올 시즌, 유망주 마르코 루시아노, 베테랑 닉 아메드를 기용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결국 유망주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후반기부터는 주전 유격수였다. 올해 96경기 타율 2할8푼(314타수 88안타) 15홈런 34타점 17도루 OPS .831로 수준급의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유격수로서 수비력에 의문부호가 있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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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 사장도 “피츠제럴드가 유격수로도 훌륭했지만 그는 여러 포지션에서 가치가 있다. 시즌 중에는 멀티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2루에서 뛰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지 논의하는 중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츠제럴드의 공격 잠재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것.
결국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필요했다. 샌프란시스코와 가장 먼저 연결되던 이름은 아다메스가 아닌 김하성이었다. 공격이 아닌 유격수 수비의 안정이 필요했고 김하성이라면 이 기준에 충족하는 선수였다. 현지 언론에서도 몸값이 높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아다메스보다도 김하성과 자주 연결됐다. 지난해 김하성이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을 때도 가장 강력하게 연관된 팀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였다.
또한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자금 사정도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애슬레틱’의 샌프란시스코 담당 앤드류 배걸리에 의하면 ‘샌프란시스코의 투자는 제한적일 것이다. 지난해 구단 연봉 총액 2억600만 달러에서 삭감할 예정이다. 3000만~4000만 달러로 쓸 수 있는 예산 규모가 줄어들 것이다. 기존 계약에서 연봉 인상분, 향후 연봉 조정 선수들의 예상 급여들을 포함한 규모’라고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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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상승이 유력한 선수들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지난해 구단의 전반적인 손실은 구단주 그룹에서 불편함을 유발할만큼 상당했다. 스카우팅 및 기타 부서 일부 직책을 없애는 등 조직 곳곳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수행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팀의 3루를 책임지고 있는 맷 채프먼도 김하성 영입을 원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지난 6일 ‘디애슬레틱’ 기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김하성과 계약할 경우 김하성이 어깨 수술에서 회복할 때까지 유격수 없이 지내는 게 문제”라며 “그런데 자이언츠 3루수 맷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들에게 김하성이 복귀할 때까지 임시 유격수를 맡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라고 했다. 통산 골드글러브 5회에 플래티넘 글러브까지 2회 수상한 3루 수비의 귀재가 임시 유격수까지 자처할 정도로 김하성을 원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은 결국 아다메스였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선수로서 포지 사장은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했다. 하지만 포지 사장은 서두를 필요가 있을 때 꽤 효과적이라는 것도 보여줬다. 윈터미팅이 몇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구운영부문 사장으로서 처음으로 중요한 행보를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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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즌 도중 주전 3루수 채프먼과 6년 1억51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아다메스까지 2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왼쪽 내야진에 3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채프먼과 아다메스가 59홈런을 기록한 것처럼 강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가능성을 보인 유망주 피츠제럴드의 거취에 대해서 ‘20홈런 잠재력을 풀타임 2루수에서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구단 관계자들은 피츠제럴드의 수비력이 평균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어 ‘아다메스가 유격수에서 물러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대처할 것이다. 당장은 아다메스와 같은 중심 타선에서 타격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며 공격력 역시 영입의 주요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김하성이 아닌 이유가 드러난 것.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아다메스와 김하성 모두에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의 경우 어깨 수술 이후 심각한 우려가 있었고 파워도 미치지 못했다’라고 했다. 공격력, 그리고 지난 8월 어깨 부상 이후 9월에 받은 어깨 수술로 개막전이 불투명한 게 선택에서 밀려난 이유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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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메스는 올해 내야수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 밀워키 브루워스에서 161경기 타율 2할5푼1리(610타수 153안타) 32홈런 112타점 21도루 OPS .794의 기록을 남겼다. 장타력 갖춘 유격수로 FA 유격수 최대어로 꼽혔다.
올해 아다메스의 수비 지표 DRS(Defensive Run Saved)는 -16, OAA(Outs Above Average)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시즌 기준, DRS는 1, OAA는 27을 기록했다. 모두 양수였다. 김하성에 비해 수비력이 다소 아쉬워다. 하지만 파워로 상쇄하고도 남았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완전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매체는 ‘아다메스의 수비 세부 지표는 올해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OAA는 지난해 26을 기록했고 올해 리그 평균에 근접했다. 약간의 부진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프먼의 수비 범위가 유격수 수비를 훨씬 더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를 감당할 수 있다’며 수비에 대한 우려도 채프먼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장 유력했던 선택지가 사라졌다. 이제 김하성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OSEN DB
조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