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종열(왼쪽) 삼성 라이온즈 단장과 최원태.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원태. /사진=김진경 대기자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로 꼽혔던 최원태(27)가 결국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는다. FA A등급인 최원태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원소속팀인 LG 트윈스의 보상선수 선택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6일 "선발진 보강을 위해 외부 FA 최원태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4년간 최대 총액 70억원의 조건"이라면서 "최원태는 계약금 24억원, 4년간 연봉 합계 34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의 조건에 사인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날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 영입 역시 동시에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후라도의 합류에 이어 최원태까지 영입하면서 4선발까지 공고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최원태를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리그에서 귀하다고 할 수 있는 토종 선발 자원을 영입하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도약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은 "2025시즌을 대비해 외부 투수 FA 자원을 면밀히 관찰했다"면서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원태에 대해 "2017년 이후 8년 동안 선발 전문 투수로서 KBO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073⅓이닝을 책임지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6개의 구종을 다양하게 섞어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다"고 영입 배경을 전했다.
최원태는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마크했다. 총 126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26피안타(10피홈런) 57볼넷 103탈삼진 66실점(6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4, 피안타율 0.263의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10차례 해냈다. 다만 시즌이 한창이던 6월 우측 광배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최원태.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만 최원태는 큰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최원태는 지난해 7월 '3:1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가 키움에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년 1라운드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데려온 우승 청부사였다. 그러나 최원태는 유독 가을야구에 약했다. 포스트시즌 17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7.26을 기록 중이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⅔이닝 3실점(2자책), 플레이오프에서는 3이닝 7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 FA 시장에서 최원태의 협상 창구는 사실상 삼성 단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원소속팀인 LG는 일찌감치 최원태에게 시장을 둘러보고 오라는 뜻을 전했다. 사실상 최원태 측이 원하는 금액을 얻기에는 힘들었다. 그러면서 LG는 오히려 불펜 자원인 장현식을 먼저 영입했다. LG는 장현식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장현식 영입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LG가 최원태까지 품는 건 샐러리캡 문제 등을 생각해도 힘들어 보였다. 결국 최원태는 삼성으로 향했다.
이제 삼성은 보상 선수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A등급인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은 보상선수 1명(20인 보호선수 외)과 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를 원 소속팀인 LG에 지급해야 한다.
최원태의 2024시즌 연봉은 4억원. 따라서 LG는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현금 8억원, 또는 현금 12억원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자금력에서 밀리지 않는 LG는 보상선수 1명 및 8억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 172조 8항에 따라 직전 연도 FA, 외국인 선수, 직전 연도 FA 보상 이적 선수, 당해 연도 신인 선수(육성 선수 포함), 군 보류선수 등은 자동으로 보호된다.
최원태.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클럽맨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의 핵심 자원으로는 구자욱과 원태인, 강민호, 김영웅, 김재윤, 이재현, 이승현(좌완), 김지찬, 임창민, 김태훈, 황동재, 김윤수, 최지광, 육선엽, 이호성, 이병헌 등이 꼽힌다. 여기에 관심을 끄는 건 바로 베테랑 선수들의 보호 선수 명단 포함 여부다. 삼성에는 오승환(42)과 박병호(38), 백정현(37) 등의 베테랑이 소속돼 있다. 주전과 유망주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이들 베테랑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반대로 베테랑을 묶을 경우에는 유망주의 유출을 감수해야만 한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해 2연패에 실패했다. 당장 내년 목표도 우승이다. 약점으로는 불펜과 백업 포수 정도가 꼽힌다. 만약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풀린다면 과감하게 베테랑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오승환은 라이온즈 원클럽맨으로 상징적인 선수다. 삼성이 마냥 푸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김강민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KBO 규약에 따르면 FA 계약 공시 후 3일 이내에, FA 영입 구단이 보호선수 명단을 원소속구단에 넘겨야 한다. 이어 원소속구단은 보호 선수 명단을 받은 뒤 3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최원태는 KBO 리그 통산 217경기에서 78승5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 중이다. 최근 8년 연속으로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 및 100이닝 이상을 던진 바 있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땅볼 유도 능력도 보유했다. 삼성은 "내년에 만 28세가 되는 최원태가 선발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원태는 계약 발표 후 구단을 통해 "명문 팀에 입단하게 돼 정말 기쁘다. 무엇보다 이종열 삼성 단장님께서 열정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뒤 "야구장(라이온즈파크)이 작긴 한데, 적응을 빨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장 특성에 맞게 구종 선택도 다양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최원태는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매 시즌 최소 15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고 목표를 전한 뒤 "삼성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올해 야구장에서 삼성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놀랐다. 삼성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유정근(왼쪽) 삼성 라이온즈 대표이사와 최원태.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