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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잡나, 15승에 1~2패 해야 되는데"…백전노장 김경문의 5강 승부수, 왜 인천이었을까

조아라유 0
▲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7020일 만에 두산 베어스와 3연전 스윕을 이끌었다.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인천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인천에서 치른 SSG 랜더스와 3연전을 5강 싸움의 분수령으로 바라봤다. 인천 3연전 전까지 한화는 시즌 성적 49승59패2무로 9위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5위 SSG는 시즌 성적 56승55패1무로 한화에 5.5경기차 앞서 있었다. 한화가 여기서 시리즈 싹쓸이를 하지 않으면 5강 판도를 뒤흔들기는 쉽지 않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한화가 해냈다. 라이언 와이스(6⅔이닝 1실점)-하이메 바리아(5이닝 2실점)-류현진(6⅓이닝 1실점)까지 1, 2, 3선발을 투입해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16일 첫 경기에서 2-1로 신승한 뒤 17일 8-5, 18일 7-1로 완승하면서 승승장구했다. SSG를 누른 한화는 단숨에 7위까지 뛰어올랐고, 당시 6위 kt 위즈와 1.5경기차, 5위 SSG와는 2.5경기차까지 좁혔다.

한화 선수들은 '포기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이후 5강 가시권이란 표현이 와닿은 건 이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상승세를 제대로 탄 한화는 거침없었다. 20일과 21일 청주에서 치른 NC 다이노스와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23일부터 25일까지 잠실에서 4위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서 또 한번 싹쓸이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이 5강 승부처라고 공표한 이후 치른 8경기에서 무려 7승1패를 기록한 것. 두산 상대로는 2005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에서 시리즈 스윕을 달성한 지 무려 7020일 만에 3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지난 19년 세월을 설욕했다.

김 감독은 바람대로 인천에서부터 상승세를 탄 것과 관련해 "그때가 사실 마지막 타이밍이라고 봤다. 더 이상 SSG랑 멀어진다면, 만약에 반대로 우리가 1승2패를 했다고 치면 6.5경기차가 나는 상황이었다. 6.5경기차면 많다. 경기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그러면 어떻게 그걸 잡겠나. 그거는 한 15승하고 1~2패 해야 되려나. 그래서 그때 5위인 팀한테 우리가 조금 더 파이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메시지를 한번 줬었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메시지와 기대에 200% 부응했다. 와이스-바리아-류현진이 등판한 모든 경기를 다잡은 게 컸고, 주축 타자 안치홍과 주장 채은성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황영묵과 장진혁 등이 공수에서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분위기를 탔다. 이도윤과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의 방망이도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고참들과 선수들이 (메시지를) 잘 받아줘서 결과가 지금 좋게 나오고 있다. 나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화가 지난 2월 영입한 류현진 효과를 제대로 느낀 8경기이기도 했다. 한화는 8년 총액 170억원 거액을 들여 미국 메이저리그 잔류를 고민하던 류현진을 데려오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를 강하게 보인 상황이었다. 지난 6월 초 조금 이른 시점에도 감독 교체 승부수를 던진 것도 '올해는 반드시 5강에 간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런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서 또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잘 이끌면서 5강 승부처에서 한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5강을 노래하는 푸른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의 시즌 막바지 뒷심이 매섭다. ⓒ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지금 (채)은성이랑 (안)치홍이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이 또 힘을 합쳐서 계속해서 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좋다. 순위 싸움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그동안 못했던 것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또 선수들이 경기마다 집중하고 있는 것 같고, 어린 선수들부터 베테랑까지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경기, 이닝, 순간마다 계속 집중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이 강조한 인천 승부처를 선수들도 다 인지하고 있었다고. 류현진은 "요즘 더그아웃 분위기만 봐도 선수들이 굉장히 한 구, 한 구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또 파이팅도 벤치에서 많이 내주고 있다. 선수들이 이제는 얼마 안 남은 것을 알고 있고, 지금 중요한 순간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본인들이 알아서 잘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치른 57경기에서 24승32패1무 승률 0.429로 8위에 머물렀지만, 김 감독 부임 이후 치른 61경기에서 32승28패1무 승률 0.533로 해당 기간 3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시즌 도중 선수단과 손발을 맞춰야 하는 핸디캡을 안고도 백전노장의 힘을 보여주면서 기어코 한화를 5강 언저리까지 끌고 왔다.

한화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을 치르고, 오는 31일에는 대전에서 kt와 한 경기를 치른다. 이번 주 4경기에서 다시 한번 가능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하는데, 특히 kt와 남은 한 경기를 잡아야 5강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류현진은 5강이 가까워질수록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안 보이는 실책 같은 것, 그런 것 하나가 어려워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 투수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볼넷 같은 것을 최대한 억제해야 조금 편안하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투수는 볼넷, 야수는 안 보이는 실책을 줄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현재 홈구장으로 쓰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올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한화는 다음 시즌부터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바로 옆에 짓고 있는 신구장으로 옮긴다. 한화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이글스파크와 작별하는 시즌인 만큼 그곳에서 가을야구를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당연히 간절하다.

류현진은 "당연히 이글스파크에서 포스트시즌을 하고 싶다. 지금 모든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 가고 싶어 한다. 경기장 때문이라기보다는, 내가 늦게 합류하긴 했지만 올 시즌 처음 우리 목표는 포스트시즌이었다. 지금 몇 경기 안 남았으니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가운데)과 류현진(오른쪽) ⓒ 한화 이글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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