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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벤치 클리어링 나가요?"...시라카와의 잊지 못할 SSG 마지막 날

조아라유 0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지난 7월 11일부터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SSG 랜더스에 이어 두산에서도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처음 겪는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다 그라운드로 나가자고 하더라."

2001년생 일본인 우완 시라카와 케이쇼는 지난 4일 창원 NC파크에서 야구 인생 최초의 벤치 클리어링을 경험했다. 이날은 시라카와가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SSG는 당시 NC 다이노스와의 전반기 최종전에서 연장 10회말 구원등판한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NC 더그아웃을 향해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NC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도 앤더슨에게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는 생소한 광경이 벌어졌다. 팬들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다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장 놀랐던 이는 시라카와였다. 시리카와는 지난 5월 25일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와 계약을 맺고 5경기 23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05로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계약 만료로 인해 팀을 떠나는 게 확정됐고 지난 2일 SSG 구단은 송별 이벤트를 마련해 주면서 아름다운 이별이 이뤄졌다.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지난 7월 11일부터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SSG 랜더스에 이어 두산에서도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SSG는 시라카와가 전반기 마지막 게임까지 팀과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라카와도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면서 SSG가 전반기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길 바랐다.

그런데 뜻밖의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서 시라카와도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크게 흥분했던 한유섬을 적극적으로 말리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이후 두산 베어스와 지난 10일 또 한 번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앞으로 6주 동안 더 KBO리그에서 뛰게 됐다. 11일 선수단에 합류한 뒤 자신의 생애 첫 벤치 클리어링을 회상하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을 털어놨다.

시라카와는 "야구를 하면서 벤치 클리어링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다"며 "선수들이 나한테도 같이 나가자고 해서 딸려 나갔다. 속으로 '이거 진짜 나가도 되는 건가?' 생각하면서 그라운드로 향했다"고 돌아봤다.

또 "앞으로도 벤치 클리어링은 별로 경험해 보고 싶지 않다"고 웃은 뒤 "아직 두산에서는 실전 등판을 나가기 전이지만 최대한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지난 7월 11일부터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SSG 랜더스에 이어 두산에서도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KBO리그에서 뛰었던 일본인 선수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시라카와는 유독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경력 없이 독립리그에서만 뛰다 한국에 온 점, 어린 나이, 순박한 청년 이미지가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다.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첫날 수원KT위즈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뒤 한 팬에게 고급 쿠키세트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독립리그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시라카와는 "SSG에서도 한국 팬분들이 이렇게 선물을 주실 때마다 많이 놀랐다. 편지도 여러 장 받았는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팬이 많은 것 같다'는 질문에는 "스스로 그렇게 얼굴에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닌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쁘다"고 수줍게 말했다.

한편 시라카와는 오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 두산 선수로 첫발을 뗀다.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삼성을 상대하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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