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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왜 이래?' 20살 영건 눈물의 5실점, 캡틴은 분노했다…"벌써 30G 이상 치렀는데"

조아라유 0
▲ 두산 베어스 주장 양석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최준호가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승리는 기쁘지만, 오늘(28일) 경기에서 반성해야 할 점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캡틴 양석환(33)은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7-8로 크게 이긴 뒤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를 상대로 1회초 5점을 뽑으면서 쉽게 승리를 챙기는 흐름으로 가나 싶었는데,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로 대량 실점하면서 5-6으로 경기가 뒤집혔던 상황은 분명 복기할 필요가 있었다.

두산 선발투수 최준호는 지난 23일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눈도장을 찍고 또 한번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앞선 경기와 달리 제구가 불안하긴 했다. 1⅔이닝 49구 4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5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대신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 150㎞, 평균 구속 148㎞를 찍으며 삼진을 잡고 범타를 유도하려 꾸역꾸역 애를 썼다.

2회말 최준호는 마운드 위에서 외로운 싸움을 했다. 1사 후 이재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정은원과 최인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황영묵에게 우중간 쪽 뜬공을 유도했다. 2루수 강승호가 그대로 쫓아갔다면 잡을 수도 있을 법한 타구였는데, 중견수 정수빈이 본인이 잡겠다는 콜을 했다. 강승호는 이미 타구를 꽤 쫓아온 상태에서 몸을 숙였는데, 정수빈은 아직 타구까지 거리가 있는 상황이었다. 정수빈은 예상보다 타구가 앞에서 떨어지자 몸을 날려보려 했으나 강승호가 겹치면서 타구를 완전히 놓쳤다. 기록은 황영묵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였다.

최준호는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잘 잡고, 2사 만루에서 노시환까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흐름을 잘 끊는 듯했다. 그러나 유격수 박준영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2실점해 5-4까지 쫓겼고, 2사 1, 3루에서는 채은성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5-5가 됐다. 두산은 여기서 김택연으로 마운드를 바꾸는 강수를 뒀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 지었다.

김택연은 3회말 2사 후에 정은원과 최인호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다음 타자 황영묵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5-6으로 뒤집혔다. 이때 중견수 정수빈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2사 2, 3루 위기로 이어졌는데, 김택연은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고비를 넘겼다. 여기서 또 추가 실점이 생겼다면 두산의 역전승은 더 힘들어졌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내줬다고 판단한 양석환은 곧장 더그아웃 앞에서 미팅을 소집했다. 베테랑 양의지, 김재환부터 야수조 막내 전민재까지 예외는 없었다.

 

▲ 평소 빼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중견수 정수빈은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유독 실책성 플레이가 잦았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유격수 박준영은 클러치 상황에서 실책을 저지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경기 뒤 미팅을 소집한 이유와 관련해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칠 수 있어 다행이다. 승리는 기쁘지만, 오늘 경기에서 반성해야 할 점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다잡기 위해서 경기 중에 미팅을 소집했고 조금 강한 어조로 의견을 전달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벌써 30경기 이상 시즌이 진행됐는데,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나 투수들의 승부하는 방식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주장으로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나를 포함한 선수단 모두가 그 점을 스스로 분명하게 생각해서 앞으로 경기 내용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캡틴의 미팅 이후 두산은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5-6으로 끌려가다 4회초 4점, 5회초 6점을 뽑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재환과 양석환, 양의지가 솔선수범했다. 4회초 선두타자 조수행이 번트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갔다. 이어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6-6 균형을 맞췄고, 양의지의 중전 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김재환이 한번 더 문동주에게 우중월 3점 홈런을 뺏으면서 6-9가 됐다.

5회초에는 1사 후 박준영이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2사 2루에서 정수빈의 타구가 투수를 맞고 유격수 내야안타가 됐다. 허경민이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기회로 연결됐고, 양의지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쳐 11-6으로 달아났다.

한화 마운드가 장지수에서 이태양으로 바뀐 상황. 김재환이 볼넷을 얻어 다시 한번 2사 만루 기회로 연결했다. 이어 양석환이 좌월 만루포를 터트려 15-6까지 거리를 벌렸다.

 

▲ 멀티 홈런으로 6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두산 베어스 김재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선수단이 28일 경기 후반과 같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두산 베어스
 
 



양석환과 함께 타선을 이끈 김재환은 주장의 미팅 소집이 팀에 좋은 자극이 됐다고 바라봤다.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상 이탈과 5선발 김동주의 2군행으로 김유성, 박정수, 최준호 등 대체 선발투수들을 비롯한 불펜진이 애를 쓰는 상황이었기에 야수들이 더 힘을 내야 했다고 봤다.

김재환은 "우리 투수들이 다 어린 친구들이다. 나는 고참이고, 중심타자인데 힘을 못 실어준 것에 나름대로 미안한 마음이 많이 있었다. 지금 우리 어린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주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우리 어린 투수들이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양)석환이가 (미팅에서) 정말 좋은 말을 했다. 이렇게 지금 투수들이 힘들게 잘 던지고 있는데, 조금 더 집중하자는 의미로 미팅을 했다. 야수들이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면서 시즌 성적 15승17패 승률 0.469를 기록해 시리즈 직전 8위였던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양석환은 "이번 주 잠실과 대전에서 경기했는데 내내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셨다. 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선수단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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