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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계약기간 쪼개기' 꼼수 수면 위로... 총대 멘 황선홍 감독 "격차 더 벌어진다. 연령별대표팀 4년 주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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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노진주 기자] 대한축구협회(KFA)의 ‘계약기간 쪼개기’로 인해 언제 자리에서 내려올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어 왔던 황선홍 감독(55)이 “연령별 대표팀 시스템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황선홍 감독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 탈락 후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귀국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연령별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시스템 개선'이라며 "4년주기 장기 플랜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날(26일) 황선홍호는 대회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연장 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이영준(김천)의 퇴장 악재 속 고군분투했지만 웃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전 ‘충격패’로 한국은 오는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번 대회는 최종 성적 상위 3팀에 파리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8강 탈락'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 대회 전까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9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었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사진] 황선홍 감독 / 대한축구협회.
 
 


황선홍 감독은 처참한 결과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고개 숙였다. 그는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 선수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했다. 비난보단 격려를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연령별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설명했다. U-23 팀을 이끌며 느꼈던 불합리한 부분을 끄집어내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목에 힘을 주며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며 “제가 2년 여 정도 U-23 팀을 맡으면서 느낀 점은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 같이 노력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시스템’ 중 하나는 KFA의 ‘계약기간 쪼개기’ 꼼수다. 

그는 “장기 계획이 있어야 한다. 지금 시스템은 이에 맞지 않다. 연령별 대표팀은 반드시 4년 주기로 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4년 주기’를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U-23 대표팀을 맡은 황선홍 감독이 그로부터 오는 모든 리스크를 경험해 봤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노진주 기자
 
 


KFA는 2021년 9월 황선홍 감독의 선임 소식을 전하면서 “계약 기간은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까지로 한다”라며 장기 동행을 약속하는 듯했지만, ‘2022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중간 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023년 9월로 1년 미뤄지기 전 나온 선임 발표이기에 사실상 당시 황선홍 감독에게 보장된 계약 기간은 1년인 셈이었다. 

KFA는 교묘하게 계약 기간을 쪼개며 당장 결과물을 내란 압박을 황선홍 감독에게 가한 것이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싶었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지난 2022년 6월 열린 U-23 아시안컵에 21세 이하(U-21) 선수로만 팀을 꾸려 출전하고자 했다. 2년 주기로 열리는 2024년 대회 땐 ‘파리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기에 2년 전부터 차근히 팀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중간 점검’ 무대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2022년 9월에서 1년 연기되면서 황선홍 감독이 KFA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선 당장 2022년 6월 U-23 아시안컵 우승이 필요했다. 조급함이 알게 모르게 자리하니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에 가까웠다. 8강에서 탈락했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은 황선홍 감독이 그리던 그림을 실제 적용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 2년 전 주축(당시 U-21)이던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을 다시 데리고 출전했고, 황선홍호와 달리 2024 U-23 아시안컵 4강에 안착했다.
 


[사진] 황선홍 감독 / 대한축구협회.
 
 


압박 속에서도 황선홍 감독은 2023년 9월로 연기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U-23 아시안컵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나 ‘감독 생명이 걸린’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했기에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게임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U-23 아시안컵에 100% 집중할 수 있었던 기간은 사실상 ‘아시안게임 폐막~이번 U-23 아시안컵 개막’ 때까지 약 5개월이 전부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KFA는 5개월 동안 집중해도 시간이 부족한 황선홍 감독의 집중력을 깨트렸다.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사령탑이 경질되자 '바쁘디 바쁜' 황선홍 감독에게 다급히 '겸직'을 요청했다. '중간 점검'이란 보이지 않는 칼을 황선홍 감독에게 들이댈 땐 언제고, 위기에 빠지니 이기적인 도움을 청한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결국 부탁을 수락했고,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과 3, 4차전(1승 1무)을 치렀다. 황선홍 감독은 '겸직'이 '독'이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는 "그 부분이 저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이런 결과(U-23 아시안컵 8강 탈락)에 대한 책임은 저에게 있다"라고 말했다.

황선홍 사령탑이 말하고 싶은 부분은 감독이 '연속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단 것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저도 작년 9월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4월 U-23 아시안컵에 초점을 맞췄는데, (아시안컵)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겪었던 어려운 점을 말하면서 “이런 구조로는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하게 제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시스템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OSEN=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조은정 기자] 11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렸다.일본 오이와 고 감독이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미 격차는 벌어졌다. 황선홍 감독의 우려는 현실에 스며들어 있다. 이번 U-23 아시안컵 4강에 든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이 좋은 예다. 

황선홍 감독은 날을 세우며 개선점을 말하고 있는 반면 KFA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KFA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축구 대표팀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저희 KFA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오늘과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이제부터 문제점을 찾겠다고 또 ‘뒷북’을 쳤다.

“당면 과제인 (성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잘 마무리 짓겠다”라며 분위기 파악 못하는 뜬금없는 소리까지 했다. KFA 관계자는 “입장문을 쓴 주체적인 인물이 있다기보단 협회 차원에서 사과문을 게재했다”라고 밝혔다. 
 


[OSEN=최규한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했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임원진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비롯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4.02.16 
 
 


지난 2021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 원정에서 0-3으로 대패했을 때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40년 만에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없는 ‘한일전 패배보다 더한’ 처참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정몽규 회장은 말 한마디 없이 숨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감독이 나서 총대를 메고 있다.

 
노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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