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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안 고마워” 농담했던 김연경, 잔류 결정 후 흥국생명에게 바라는 점은 “우승 갈망하는 선수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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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23-2024 V리그 어워즈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려 MVP상을 받은 흥국생명 김연경 선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창길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은 지난 8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2024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아웃사이드히터 부문 베스트7을 수상한 뒤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짧지만 뼈가 있는 농담이었다. 김연경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서 다른 팀에도 가려고 했었는데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이 약속한 게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약속을 못 들어줘서 감사 못 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김연경은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해 개인 6번째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다 수상 기록이다.

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 3년 연속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이후 해외 진출로 V리그를 잠시 떠나있었다. 그리고 V리그로 돌아왔던 2020~2021시즌에도 최고의 선수로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MVP 수상 행진을 이어간 김연경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최고의 선수의 자격을 증명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어워즈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려 MVP상을 받은 흥국생명 김연경 선수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창길기자

 

 



가장 관심을 모았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연경은 2023년 2월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으로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FA 계약으로 총 보수액 7억7500만원에 1년 계약으로 흥국생명에 잔류했던 김연경은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한을 풀지 못했다. 그렇기에 더욱 향후 거취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었다.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휴식을 가지면서 생각해보겠다”던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에 참가했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MVP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연경은 진행자의 현역 연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민을 좀 많이 했다. 구단 흥국생명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내년 시즌 많은 팬분들을 위해서 한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시상식을 모두 다 마친 후 공식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아본단자 감독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했다.

김연경은 “장난으로 이야기한 거긴 했다”라며 “FA를 획득했을 때 타 팀도 있었고 흥국도 있어서 조율 과정에서 아본단자 감독님과 미팅을 많이 했다”고 했다.

당시 아본단자 감독이 김연경에게 약속했던 것들은 “조금 더 편안한 배구, 우승할 수 있는 배구”였다.

 



아본단자 마르첼로 흥국생명 감독과 김연경. 연합뉴스

 

 



김연경은 “잘 지켜졌는지 모르겠다”라며 “개인적으로 올해가 가장 힘들었지 않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실제로 김연경은 올 시즌 흥국생명이 치른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98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풀타임을 뛰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공격성공률 2위(44.98%), 리시브 5위(효율 42.46%), 정규리그 득점 6위(775점), 수비 8위(세트당 5.557개)으로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다보니 사령탑이 김연경을 빼놓을 수가 없었다. 시즌 말미에도 김연경의 휴식에 대한 고민을 종종 털어놓기도 했다. “쉬어주고 싶은데 불행하게도 다른 선수들이 부족하다보니까 의도와는 다르게 못 쉬어주게 되는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김연경은 “편하게 한다는 말 자체를 믿었던 내가 너무 순진하지 않았나. 그래서 장난으로 이야기를 했다”라며 “올시즌 유난히 힘들었다. 부상 선수들도 있었다. 시즌 마무리는 잘 했지만 그런 점들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현역 연장을 선언한 이상 김연경은 내년에도 바삐 코트를 누비게 될 예정이다.

김연경은 “배구 편하게 할 수 있다는 말 자체는 안 믿으려고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내가 순수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다음 시즌에 편하든 편하지 않든 상관없다. 편하게 해달라는 말도 할 필요 없이 내가 먼저 솔선수범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게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불평 불만없이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 연합뉴스

 

 



흥국생명 역시 비시즌 동안 보강이 필요하다. 김연경 홀로 팀을 이끌기에는 챔프전 우승까지는 역부족이라는 걸 팀 자체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강소휘, 이소영 등 굵직한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 4일 FA 명단이 공시됐고 이날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14일 동안 협상할 수 있다.

김연경은 “나름대로 구단에서도 여러가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분명히 선수 보강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FA 시장에) 뛰어든 걸로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을 선수들이라면 일단 마음가짐을 갖춰야된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우리 팀에 오려고 하는 선수 중에는 배구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우승에 대한 갈망이 있고, 우리와 함께 조금 더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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