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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저주 풀고 14년만의 UCL 8강 진출...바르셀로나 8강·나폴리는 탈락 (UCL 종합)

조아라유 0 03.13

UCL 16강의 저주는 없다. 아스널이 지긋지긋한 UCL 토너먼트 악몽을 떨쳐내고 무려 14년만에 UCL 8강 고지를 밟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이 FC 포르투(포르투갈)를 제압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진출했다.

아스널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UCL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연장 이후 펼쳐진 승부차기서 4-2의 스코어로 승리, 챔스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 = News1이날 아스널은 2차전 정규시간 90분 동안 1-0 승리를 거둬, 지난달 22일 16강 1차전 0-1 패배를 설욕하며 1,2차전 합산 스코어를 1-1 동률로 맞췄다. 하지만 연장 전·후반까지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8강 진출팀이 가려졌다.

승부차기 혈투 끝에 아스널이 1~4번째 4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킨 반면 포르투는 2번 키커가 실축하고 4번 키커가 골키퍼 다비드 라야의 선방에 막히면서 무릎을 꿇었다.

아스널은 2009-10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8강에 올랐다. 당시에도 16강에서 1차전서 포르투에 패한 이후 2차전서 대승을 거둬 8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특히 아스널의 입장에선 지독할 정도로 팀을 따라다녔던 UCL 16강 저주를 풀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아스널은 2011년 이후 무려 7차례나 UCL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2014년까지 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독일) 2회 등 당대의 강팀을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15년 AS모나코(프랑스)를 만나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이후 2016년 바르셀로나, 2017년 뮌헨을 다시 만나 악연을 이어가며 8강진출에 실패하면서 ‘16강은 과학’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만큼 불운 속에 강팀을 넘어서지 못해 UCL 8강에 번번이 실패했던 아스널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큰 UCL 8강 진출이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 = News1

UCL 토너먼트 경기에서 오랜만에 승부차기가 펼쳐졌다. UCL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까지 승부가 진행된 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의 2015-2016시즌 결승전이 마지막이었다.

아스널은 자신들의 주력 포메이션인 변형 4-3-3을 꺼내들었다. 다비드 라야가 골문을 지켰고, 야쿱 키비오르,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은 데클란 라이스-조르지뉴-마르틴 외데고르가 출전했고, 최전방 스리톱엔 레안드로 트로사르-카이 하베르츠-부카요 사카가 이름을 올렸다. 공격진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빠지고 트로사르가 들어온 것 정도를 제외하면 최근 리그 연승 기간과 거의 유사한 베스트라인업을 꺼내든 아스널이었다.

원정팀 포르투는 4-2-3-1로 맞섰다. 디오구 코스타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웬델, 오타비우, 페페, 주앙 마리우가 백4를 형성했다. 페페는 만 41세로 UCL 최고령 출장 기록을 새롭게 쓰며 변함 없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 = News1

포르투의 3선은 알란 바렐라와 니코 곤살레스가 지켰고, 2선 공격진에는 갈레누, 페페, 프란시스쿠 콘세이상이 배치. 최전방에서 에바닐송이 출격했다.

전반전은 홈으로 돌아온 아스널의 흐름이었다. 전반 4분만에 아스널이 득점 기회를 잡았다. 왼쪽 풀백 키비오르의 높은 크로스를 오른쪽 풀백 벤 화이트가 경합 끝에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진 전반 13분 아스널이 우측에서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들었다. 사카가 우측 라인을 타고 경기장 중앙을 파고드는 위협적인 움직임 끝에 슈팅을 연결했다. 포르투의 골피커가기습적인 슈팅을 막아냈지만 볼이 뒤로 흘렀고 황급히 다시 이를 펀칭해야했다.

사카가 이를 다시 잡아 뒤로 외데고르에게 패스를 보냈다. 외데고르는 조르지뉴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다시 공을 잡으려 했지만 상대 수비수들의 육탄 수비에 막혔다. 비록 무위로 돌아갔지만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크게 만족감을 표한 공격 장면. 캡틴 외데고르도 분위기를 가져온 것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홈팬들에게 더 큰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어진 전반 14분 코너킥 공격에서도 사카의 패스를 받은 외데고르가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 옆을 살짝 벗어났다. 아스널의 공세가 계속 이어졌다. 전반 15분 좌측에서 트로사르가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어느새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와 있던 사카가 헤더로 연결하려 했지만 골문 방향으로 향하지 못했다.

포르투도 그대로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전반 16분 에바닐송이 강력한 슈팅을 때렸지만 마갈량이스의 발에 맞고 굴절됐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전반 20분에도 아스널은 프리킥 상황 한 차례 포르투의 골문을 노리는 등 계속해서 득점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반 23분 포르투는 에바닐송이 다시 한 번 박스 앞쪽 중앙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렸지만, 이번에는 라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아스널에게도 골운이 오지 않았다. 전반 27분 아스널은 트로사르가 상대 수비를 달고 들어가 중앙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공격에 가담한 라이스가 전방으로 돌려놨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1분 기다렸던 아스널의 이날 첫 골이 터졌다. 외데고르가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절묘한 트래핑으로 페인팅 동작을 했다. 그리고 주의가 모두 외데고르에게 끌린 사이 트로사르가 왼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어 외데고르의 킬패스를 이어받은 트로사르가 골대 하단을 찌르는 정확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1-1.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득점을 뽑은 아스널은 기분 좋게 전반전을 1-0 리드로 마무리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후반전 양상은 팽팽하게 전개됐다. 점유율이 거의 5대5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 안에서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먼저 아스널은 후반 12분 라이스가 박스 왼쪽에서 좋은 슈팅을 때렸지만 포르투의 수비수 페페가 걷어냈다. 포르투도 후반 19분 프리킥 기회서 콘세이상의 슈팅이 크게 벗어나면서 득점 기회를 잃었다.

후반 22분 아스널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잡기 위해 하베르츠가 먼저 자리를 잡은 페페, 포르투 골키퍼 코스타와 몸싸움 경합을 벌였다. 그 사이 흘러나온 루즈볼을 외데고르가 잡아서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하지만 심판이 하베르츠의 반칙을 선언하면서 골도 무효가 됐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 = News1

후반 39분 아스널이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교체되어 들어온 가브리엘 제주스의 슈팅을 코스타가 무릎과 허벅지로 막아내면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40분에도 아스널은 사카의 슈팅이 코스타에게 막히고 세컨볼을 잡아 재차 때린 외데고르의 슈팅이 골대를 빗겨가는 등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사진(영국, 런던)=ⓒAFPBBNews = News1

결국 정규시즌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의 경기는 연장전이 진행됐다. 그러나 전후반 도합 30분간의 연장전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가 펼쳐졌다.

UCL 토너먼트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의 2015-16시즌 결승전이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팽팽했던 승부가 진행됐다.

그리고 난세의 영웅이 등장했다. 양 팀은 첫 번째 키커 외데고르와 페페가 나란히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아스널은 두 번째 키커 하베르츠가 상대 골키퍼의 방향을 속이며 우측 골문 하단으로 가볍게 골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포르투는 두 번째 키커 웬델의 슈팅이 우측 골대를 맞은 이후 라야의 발에 다시 맞고 튕겨나오면서 골문을 벗어났다. 양 팀의 세 번째 키커 부카요 사카와 마르코 그루이치가 나란히 자신들의 기회서 성공을 시키면서 스코어는 3-2로 전개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이어 아스널은 4번째 키커 라이스까지 강력한 슈팅으로 오른쪽 하단 구석을 찌르며 1~4번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서 아스널의 골키퍼 라야가 포르투의 4번째 키커였던 갈레누의 정확한 오른쪽 방향의 킥을 막아내면서 승부차기 4-2의 스코어로 아스널이 120분 혈투 끝에 14년만의 UCL 8강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