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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리스크 커" 현지 언론 입 다물어야겠네… 김하성, 실력과 성적으로 비웃는다

조아라유 0
▲ 이틀 연속 장타를 신고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한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은 수비만 잘하는 선수라는 세간의 시선을 시범경기 성적으로 비웃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 김하성에 큰 기대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물음표가 있다"

USA투데이의 판타지리그 전문 칼럼니스트인 존 호이플링은 지난 4일(한국시간) 판타지리그 유저들을 위한 가이드에서 2024년 가장 리스크가 큰 선수를 뽑았다. 일견 성적으로는 화려한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그 이면에 위험 요소가 있는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뽑았는데 2루수 부문에서 김하성을 선정한 것이다. 아직 김하성이 더 증명해야 할 것이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2022년과 2023년 활약을 바탕으로 일약 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2021년 첫 시즌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거친 김하성은 2022년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및 징계 공백을 틈타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뒤 승승장구했다. 2022년 150경기에서 타율 0.251, 출루율 0.325, 장타율 0.383, OPS(출루율+장타율) 0.708, 11홈런, 59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공격력 측면에서도 비교군 대비 평균 이상으로 올라왔다. 김하성의 성공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런 김하성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2루로 자리를 옮겼으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진가를 과시하며 152경기에서 타율 0.260,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 0.749,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대활약을 펼치며 일약 2024-2025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떠올랐다. 공격 지표는 더 발전했고, 뛸 수 있는 선수라는 것도 증명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판타지리그는 수비 지표는 크게 반영하지 않는다. 2022년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이자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인 김하성의 가치가 오롯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공격 성적이 많이 향상됐고, 여기에 확실한 주전 풀타임 시즌이 예상되기에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호이플링이 딴지(?)를 건 것이다. 호이플링의 논리는 간단하다. 아직 검증이 덜 됐다는 논리다.

호이플링은 '김하성은 작년에 돌파구를 찾았지만, 그의 고급 지표는 우리가 필드에서 본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김하성의 평균 타구 속도와 하드히트 비율은 실제 2022년에 비해 2023년에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김하성의 지난해 공격 지표가 다소간 반짝일 수도 있다는 경고다.

호이플링의 이야기는 수치적으로 볼 때는 맞는다. 김하성의 2022년 평균 타구 속도는 86.7마일, 그리고 하드히트 비율은 32.4%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평균 타구 속도가 2022년보다 다소 줄어들은 86.2마일이었고, 하드히트 비율도 26.7%로 떨어졌다. 김하성의 평균 타구 속도는 리그 하위 7%, 하드히트 비율은 리그 하위 3%로 사실 좋은 수치는 아니었다. 그런데 좋은 공격 성적을 냈으니 호이플링은 '운이 따랐다'고 판단한 것이다.


 

▲ 김하성은 5일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선발 1번 유격수로 나가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신고한 뒤 득점까지 올렸다 ⓒ연합뉴스/AP통신
▲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은 김하성은 시범경기에 연일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이어 호이플링은 '2023년 이전 김하성의 경력에서 도루 최고 개수는 12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김하성의 도루 수치도 한걸음 물러날 수 있다'면서 '2024년 김하성에 큰 기대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물음표가 있다'고 결론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한 표본이 쌓이지 않은 김하성이니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을 피해갈 수는 없다. 다른 슈퍼스타들도 김하성과 마찬가지 길을 걸었다.

결국 김하성이 지난해 성적 또한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김하성은 묵묵하게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은 김하성은 시범경기에 연일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힘을 내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더 좋은 성적에 욕심을 내겠다며 강훈련과 조정을 암시한 바 있다. 그런 김하성이 시범경기 시작부터 치고 나가면서 올해 '커리어 하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5일(한국시간)도 그랬다. 김하성은 5일 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선발 1번 유격수로 나갔다. 올해 시범경기 개막 이후 계속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며 타순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던 김하성이지만, 이날은 지난해 시즌 후반 유지했던 리드오프 자리에 들어가며 다양한 추측을 하게 했다.

이날 상대 선발이 좌완인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실트 감독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1번 타자로 쓰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를 중심 타선에 넣어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는 김하성이 리드오프로서도 좋은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김하성의 존재가 타선 유동성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은 이날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또 안타를 쳤다. 시범경기 들어 선발로 나갔다 하면 안타, 최소한 볼넷을 고르며 매 경기 출루하고 있다. 김하성은 4일 시범경기 첫 홈런을 친 것에 이어 이날도 2루타를 치며 장타 감각을 뽐냈다. 올 시즌 시범경기 성적은 7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7안타), 출루율 0.526, 장타율 0.733, OPS 1.259에 1홈런, 3타점, 4볼넷, 2도루다.

이날 샌디애이고는 김하성(유격수)을 리드오프에 배치하는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가 2번 타순에 위치해 김하성과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잰더 보가츠(2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주릭슨 프로파(좌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가 3~6번 타순에 위치해 중심타선에 섰다. 하위 타순은 에구이 로사리오(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로 이어졌다. 주 포지션인 내야수, 특히 유격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팀 사정상 중견수로 뛰는 일이 많았던 잭슨 메릴이 다시 외야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김하성은 0-0으로 맞선 1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모처럼 리드오프로서의 분위기를 살리는 순간이었다. 다만 안타를 치지는 못하고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첫 타석을 마쳤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침묵하지 않았다. 3회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상대 선발로 첫 타석에서 공략하지 못한 조던 윅스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으로 나가는 2루타를 쳐 두 경기 연속 장타 생산에 성공했다.


 

▲ 쾌조의 시범경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은 후속타자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나온 폭투를 틈타 3루를 밟았고, 이어진 무사 3루에서 타티스 주니어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홈을 밟았다. 이날 샌디에이고의 첫 득점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이 나가고, 장타를 칠 수 있는 타티스 주니어가 김하성을 불러들이는, 샌디에이고로서는 굉장히 이상적인 그림이 나왔다.

시카고 컵스가 5회 1점을 만회해 1-1로 맞선 5회 다시 선두타자로 김하성이 나섰다. 이날 세 번 모두 선두타자로 나서며 출루가 중요한 상황을 맞이했다. 다만 세 번째 타석에서는 키건 톰슨을 상대로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김하성은 6회 수비를 앞두고 매튜 배튼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세 타석씩 소화하는 루틴을 마치고 교체돼 이날 하루 일과를 끝냈다.

샌디에이고는 마지막 순간 웃었다. 1-1로 맞선 8회 1사 후 메이슨 맥코이가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고 칼 미첼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어 제이콥 마시가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치며 귀중한 결승타를 기록했다. 2-1로 경기가 끝났고, 전날 등판했던 고우석의 등판은 이날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시범경기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지만, 그래도 성적이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게 훨씬 낫다. 김하성은 지난 3년의 시범경기 성적보다도 더 좋은 페이스로 2024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가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김하성의 올해 시범경기 OPS(1.259)는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2년의 1.072을 훌쩍 상회한다. 오프시즌 내내 공격에 신경을 썼던 김하성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한 번에 몰아쳐서 만든 성적이 아니라 꾸준하게 만들어 낸 성적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초반에는 무리하게 스윙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전략에 맞춰 경기를 풀어나갔다. 2월 23일 LA 다저스전, 그리고 2월 25일 밀워키전에서는 모두 첫 타석에 안타를 친 뒤 두 번째 타석은 공을 더 보려는 노력 끝에 볼넷을 골랐다. 네 번의 타석 모두 출루, 2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2월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다시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또 두 차례 출루에 성공한 김하성은 2월 2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3타수 1안타로 감을 이어 나갔다. 3월 2일 LA 에인절스전에서는 올해 시범경기 7번의 출전 중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발로도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볼넷을 고른 뒤 2루 도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갔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는 와중에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까지 유도하며 홈을 밟았다. 안타 하나 없이 홀로 한 점을 만들어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분을 살린 김하성은 3월 4일 시애틀전에서는 첫 대포를 신고하며 장타력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김하성은 첫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는 시원한 대포를 터뜨리며 두 번째 타석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된 아쉬움을 달랬다. 개인 통산 시범경기 48번째 출전에서 두 번째로 나온 홈런이었다. 김하성은 팀이 5-3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세 개의 볼을 연이어 잘 지켜본 뒤 3B에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 한가운데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호쾌한 투런포를 뽑아냈다.


 

▲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가 된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시범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팀 내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공격 성적이기도 하다.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시범경기 10타수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가장 OPS가 높은 선수는 외야수 오스카 메르카도로 1.300이다. 김하성이 1.259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제이크 크로넨워스(0.981),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912)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하성이 더 뜨겁다. 이에 비해 낯선 2루로 이동한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는 OPS 0.557에 그쳐 대비를 이루고 있다. 팔꿈치 수술 후 아직은 감각이 완벽하지 않은 매니 마차도의 OPS는 0.481이다. 보가츠가 포지션 변경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고, 마차도 또한 완벽한 컨디션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여 김하성의 시즌 초반 활약도 중요해졌다.

김하성도 4일 시애틀전 이후 현지 중계진과 이례적으로 긴 인터뷰를 통해 현재 페이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하성은 "컨디션은 좋은 것 같다. 첫해보다는 지금 4년째 캠프가 더 편하고 준비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홈런을 늘리려고 살을 찌운 것은 아니고, 한 시즌 치르고 나면 살이 많이 빠진다. 작년 마지막 달에 체력적으로 힘든 점을 느꼈고 그걸 잘 이겨내고 싶어서 몸을 키웠다"고 겨우내 훈련 중점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기분 좋다. 공격에서는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기분 좋게 생각한다. 아직 보여드릴 게 남아있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공격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유격수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다기 보다 책임감이 많이 크다. 우리 팀에는 타티스 주니어나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보가츠, 잭슨 메릴까지 유격수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다 수비에서 잘하는 선수들인데 그와중에 내가 유격수를 보게 돼 영광스럽다. 더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성의 수비는 건재하다. 수비는 슬럼프가 길지 않다. 올해도 지난 2년의 수비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예상할 수 있다. 2024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관심은 공격이다. 지난해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면 더할 나위가 없다. 당장 리그 톱클래스의 중앙 내야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수비 부담이 늘어난 유격수로 옮겼다. 지난해 정도의 공격력만 보여줘도 충분하다.

김하성의 OPS는 2022년 비교군 평균 대비 5% 좋았고, 지난해는 10% 좋았다. 올해도 OPS+ 110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말 그대로 김하성의 공격 수준은 그 정도가 상수가 된다. 유격수로 OPS+ 110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는 리그에서 그렇게 많지 않고, 그 이상을 찍는 선수들은 말 그대로 2억 달러, 3억 달러 선수들이다. 김하성이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타격 성적을 이어 간다면 유격수 FA 최대어는 물론, 호이플링과 같은 회의론자들의 시선도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중요한 시즌이 찾아오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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