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게임 체인저' KT 문정현, 10분 만에 증명한 1순위 가치

문정현(194cm, F)이 4쿼터 10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수원 KT가 지난 25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서울 SK와 경기에서 68-65로 승리했다. 3위 KT 시즌 전적은 21승 12패다. 2위 SK와 승차를 1경기까지 줄였다.

KT는 3라운드 막판 연승 행진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패리스 배스(200cm, F)와 허훈(180cm, G)이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허훈은 다리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자연스럽게 무게추는 배스에게 쏠렸다. 배스는 집중 견제에 고전했고, KT도 연패에 빠졌다.

배스를 도와야 할 선수들이 침묵했다. 하윤기(204cm, C)와 정성우(178cm, G)는 부상 이후 경기력이 오락가락했다. 한희원(194cm, F)과 문성곤(196cm, F) 등 외곽에서 지원해 줘야 할 선수들도 기대만큼 활약하지는 못했다.

1라운드 1순위로 KT 선택을 받은 문정현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장점으로 꼽혔던 경기 운영 능력을 보일 틈도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는 공을 오래 만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했던 것도 문정현에게는 악재였다. 송영진 KT 감독도 제자에게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배스와 허훈이 건재한 이상, 문정현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야 했다. 미스 매치를 포스트업으로 공략하거나, 다양한 포지션 선수들을 막아내야 했다.

2쿼터부터 코트를 밟은 문정현이 골밑에서 좋은 움직임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5분 1초 동안 기록지에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3쿼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문정현이었다. 6분 46초 동안 1점 1리바운드 1스틸에 그쳤다. 수비에서는 제 몫을 했지만, 야투 2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그럼에도 송영진 감독은 문정현을 믿었다. 4쿼터 첫 라인업에도 문정현을 포함했다.

예열을 마친 문정현은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스틸 3개로 수원 KT 아레나를 뒤흔들었다. 속공 상황에서 두 차례 덩크슛까지 터트렸다. 화룡점정이었다.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졌던 3점까지 림을 통과했다. 역전 3점이었다. 

문정현 활약에 힘입은 KT는 하윤기와 배스 득점으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SK 상대 시즌 첫 승이었다.

문정현이 경기 후 "프로 입성 후 초반에는 못했다. 프로 적응하는 데 문제가 있던 게 아니었다.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과 다른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송영진) 감독님께 눈도장을 찍겠다는 잘못된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 내 활약에 관해 일희일비한다. 그래도, 코치님은 믿어주신다. 감독님께도 믿어달라고 말씀드렸다. 상담했고, 그 이후로 풀렸다. 감독님은 '왜 이렇게 급하냐. 하던 대로 해라. 너를 믿고 있다. 믿으니까 뽑았다'며 격려해 주신다.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문정현은 1라운드 1순위라는 이름표에 아직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박무빈(184cm, G)과 유기상(189cm, G)에 밀리고 있다.

그럼에도 문정현은 새로운 역할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T가 앞)
- 2점 성공률 : 약 48%(21/44)-약 42%(16/38)
- 3점 성공률 : 약 32%(6/19)-약 33%(7/21)
- 자유투 성공률 : 50%(8/16)-약 63%(12/19)
- 리바운드 : 35(공격 9)-36(공격 9)
- 어시스트 : 16-16
- 턴오버 : 9-13
- 스틸 : 11-7
- 블록슛 : 1-0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H. 수원 KT
- 하윤기 : 38분 44초, 19점(2점 : 7/13, 자유투 : 5/9) 10리바운드(공격 5) 2스틸 1블록슛
- 패리스 배스 : 38분 44초, 17점(2점 : 7/14) 9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 한희원 : 30분 36초, 11점(3점 : 3/4) 5리바운드(공격 1)
- 문정현 : 21분 47초, 10점(2점 : 3/5) 4리바운드 4스틸
A. 서울 SK
- 자밀 워니 : 40분, 20점(2점 : 8/15) 14리바운드(공격 4) 5어시스트 2스틸
- 오재현 : 31분 51초, 18점(3점 : 3/5, 자유투 : 5/7) 5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스틸

사진 제공 = KBL

기사제공 바스켓코리아

방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