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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쉬면 안되잖아?" 40억 FA 뜨끔한 명장의 한마디. 각성의 시작점 될까 [인터뷰]

조아라유 0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넌 지금 쉴 때가 아니지 않나?"

야구는 유독 정규시즌이 길다. 스프링캠프는 2월부터 시작되고, 정규시즌은 10월은 돼야 끝난다. 시즌 내내 전국을 순회한다. 갔다하면 3연전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3개월 정도다.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롯데의 2023시즌은 10월 16일에 끝났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단장이 새롭게 부임하기까지의 공백도 있었다.

신혼인 한현희(31)에겐 모처럼 아내와의 오붓한 시간이었다. 이해 1월 결혼한 직후 FA 계약을 하고, 스프링캠프를 가면서 곧바로 시즌에 돌입했던 그다.

2012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첫 시즌을 치렀지만, 생애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8경기에 등판, 6승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5에 그쳤다. 커리어로우다. 2년 연속 하락세다. 구속 하락은 물론 장점이던 커맨드마저 흔들렸다.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김태형 감독은 10월 24일 취임식을 가졌고, 이튿날인 25일부터 마무리캠프 현장을 찾아 팀을 추슬렀다. 한동안 두산 선수들의 휴대폰이 친한 롯데 선수들의 전화로 불이 났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한현희는 "카리스마가 생각 이상으로 엄청났다. '잘못하면 나 죽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최)원준이는 '형이 잘하기만 하면 된다. 못하면 뭐 욕먹어야지'라고 하더라. 작년에 나랑 둘다 성적이 안 좋다보니 서로 약올리면서 더 친해졌다."

한현희의 프로 인생은 다이어트와의 전쟁이었다. 지난해에는 계약 직후 8㎏ 감량한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올해는 김태형 감독의 전화 한통에 2주 휴식 후 다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비활동기간 동안 처가에 며칠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면 부산에 머물며 운동에만 전념했다.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시즌이 끝나고 2주 정도 지났을 때다. 감독님께서 '넌 쉬면 안되는 거 아냐? 훈련 나와라' 하시더라. 예 맞습니다 하고 바로 달려나갔다. 그때부터 운동량도 늘렸다."

그 결과 한결 선이 드러난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현희는 "난 언제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데, 그게 처음으로 흔들린 시즌인 거 같다.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말을 몸으로 느꼈다. 올해는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운동량을 늘리니까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며 한결 독해진 속내를 드러냈다.

오전 10시쯤 수영을 하고, 집에서 점심을 먹은뒤 12시쯤 사직구장에 출근해 다시 운동에 전념한다. 11월부터 계속된 한현희의 일상이다. 일본 돗토리의 월드윙 센터까지 찾아가 훈련에 열중했다. 말 그대로 '간절함' 그 자체다.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한현희가 돌아본 부진의 원인은 뭘까. 그는 "팀을 옮기면서 의욕만 넘쳤다. 솔직히 운동은 데뷔 이후로 가장 열심히 했는데…창피했다. 1년 내내 코치님들과 고민 진짜 많이 했다"면서 "다 핑계다. 내가 부족했다"고 했다.

4월에는 부진했지만, 5월에는 4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1.64로 좋았다. 하지만 6월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사실 담이 왔었다. 정상적인 투구폼에선 홈을 보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세트 상태로 던지기도 했다. 박세웅-나균안이 다 빠졌고, 이인복 형은 오기 전이라 선발이 없었다. 운도 따르지 않고, 계속 꼬이기만 하더라. 억지로 던지다보니 투구폼도 이상해지고, 제구도 안되고. 결과적으로 내게도, 팀에도 좋지 않은 결과가 되서 속상하다."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올해 스프링캠프에서의 목표는 5선발 쟁취다. 이인복 심재민 등 팀동료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한현희는 "밀려나면 내가 못한 거고, 차지하면 내가 잘한 것 아니겠나"라며 "운동선수는 마음을 곱게 써도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 남이 잘 안됐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아내의 내조 덕분에 힘을 낸다. 한현희는 "훈련은 계속하지만, 어떤 날은 웨이트하기 정말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아내가 '훈련하자' 하면서 날 끌고 간다. 아내가 나보다 더 독하다"며 웃었다. 쉬는날은 둘이 가볍게 커피한잔 하는게 데이트의 전부다.

"롯데는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낀 시즌이었다. 난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그래도 롯데엔 박세웅-김원중이 있지 않나. 두 사람을 도와서 올해는 잘해보겠다. 한현희의 승부욕을 성적으로 보여드리겠다."



롯데 한현희. 스포츠조선DB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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