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김재현 SSG 단장과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와 현금 2.5억원 및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FA(프리에이전트) 포수 이지영(38)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SSG 랜더스 구단은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과 풍부한 포수 경험을 바탕으로 구단의 투수진과 젊은 포수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SSG 랜더스(이하 SSG)는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현금 2억 5천만원과 2025년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조건으로 포수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포수진 보강과 투수진의 안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SSG는 이지영 영입 후 "16년간 모범적인 선수 생활과 우수한 기량을 보유한 이지영이 구단의 투수진을 이끌어주고 젊은 포수진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역시 같은 날 "SSG와 FA 이지영에 대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지영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 5천만원, 옵션 5천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SSG 랜더스와 2억5천만원,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 구단 합의 하에 진행된 이번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지영은 새로운 팀에서 2024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지영은 KBO 리그 통산 1270 경기에 출장해 포수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타자로도 통산 타율 0.280, 942 안타, 368 타점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 시절 이지영.
키움 시절 이지영.
이지영은 서화초-신흥중-제물포고-경성대를 졸업한 뒤 2008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뒤 2009년 정식으로 1군 계약을 맺었다. 입단 첫해인 2009시즌에는 23경기에서 타율 0.214(28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 9삼진을 기록한 뒤 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이지영은 2013시즌 113경기에 출장하며 본격적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했다. 이보다 앞서 2012시즌에는 5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135타수 41안타) 13타점 10득점 2루타 3개, 4볼넷 4몸에 맞는 볼 16삼진 장타율 0.326, 출루율 0.343의 성적을 올렸다. 이어 2013시즌에는 타율 0.239(268타수 64안타) 2루타 4개 3루타 1개 18타점 27득점 4도루 14볼넷 1몸에 맞는 볼 38삼진 장타율 0.261 출루율 0.278을 마크하며 본격적인 수비형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지영은 2013년 이후 매년 100경기 전후 게임을 소화하는 등 내구성이 좋고 꾸준한 기량을 갖춘 선수로 알려졌다.
이지영은 2014시즌 99경기에서 타율 0.278(266타수 74안타) 2루타 10개, 3루타 3개, 3홈런, 32타점 37득점 3도루 14볼넷 2몸에 맞는 볼, 33삼진, 장타율 0.372, 출루율 0.315의 성적을 냈다. 그러다 이지영은 2015시즌 다시 3할 타율로 복귀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당시 12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400타수 110안타) 36득점 2루타 10개, 3루타 1개, 1홈런, 55타점 1도루 14볼넷 4몸에 맞는 볼 32삼진 장타율 0.346, 출루율 0.333을 마크했다.
2016시즌에도 이지영은 수비와 공격에서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해 자신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390타수 116안타) 36득점 2루타 12개, 7홈런, 50타점 3도루 12볼넷 7몸에 맞는 볼 32삼진 장타율 0.382, 출루율 0.328을 각각 찍었다.
그리고 2018시즌 이지영은 커리어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그해 90경기에 나서면서 타율 0.343(178타수 61안타) 31득점 2루타 10개, 2홈런 19타점 15볼넷 27삼진 장타율 0.433 출루율 0.406의 성적을 올린 것 장타율과 출루율 모두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이지영은 그렇게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해 3번의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계속해서 삼성에만 뛸 것 같았던 이지영이 처음으로 팀을 옮긴 건 2018년 12월이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가 삼각 트레이드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에 SK는 김동엽을 삼성으로 보냈으며, 삼성은 포수 이지영을 넥센으로 이적시켰다. 넥센은 SK로 고종욱을 보내며 1:1:1 트레이드가 전격 성사됐다.
당시 삼각 트래이드의 주인공인 (왼쪽부터) 이지영-김동엽-고종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뉴스1
당시 넥센은 비록 SK로 고종욱을 보내긴 했지만, 주전급 포수를 보강하며 성공적인 트레이드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에도 단장직을 수행했던 고형욱 단장은 "주전 포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김재현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주효상(현 KIA)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지만, 포지션 특성상 체력적인 부담이 많은 자리인 만큼 포수 보강은 꼭 필요했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경험 많은 이지영을 얻게 돼 기쁘고,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영입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또 삼성 구단은 "포수 이지영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결정이기도 했다. 이지영은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기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삼성은 향후 강민호에 이은 '두 번째 포수'를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민수, 김응민 등 기존 자원 외에 내년 신인인 김도환, 이병헌 등 기대되는 선수들이 있다"고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을 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 2018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강민호가 안방마님으로 버티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이지영보다는 다른 제2의 포수를 육성하는 데 더욱 집중한 바 있다. 아울러 당시 SK 역시 발 빠른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하면서 팀 전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키움 시절 이지영.
이지영은 키음으로 오자마자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하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동시에 많은 경험을 쌓으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자칫 2018시즌을 끝으로 기회가 더욱 줄어들 법했지만, 키움으로 간 건 어쩌면 본인에게도 신의 한 수가 됐다. 2019시즌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308타수 87안타) 40득점 2루타 5개 3루타 1개, 1홈런, 39타점 5도루 15볼넷 1몸에 맞는 볼 28삼진 장타율 0.315, 출루율 0.317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이후에도 이지영은 계속해서 키움의 주전 안방 마스크를 쓰며 후배 포수들과 함께했다. 2020시즌에는 재차 3할 타율로 복귀하며 여전한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 총 10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9(262타수 81안타) 22득점 2루타 10개, 3루타 2개, 36타점 1도루 19볼넷 28삼진 장타율 0.363, 출루율 0.364의 성적을 각각 마크했다. 2021시즌에도 이지영은 108경기에서 타율 0.275(233타수 64안타) 29득점 2루타 5개, 3루타 1개, 31타점 3도루 19볼넷 17삼진 장타율 0.305, 출루율 0.328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전체 144경기 중 무려 137경기를 책임지며 녹슬지 않은 기량과 체력을 과시했다. 당시 타율 0.267(420타수 112안타)로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안타를 한 시즌에 쳐냈다. 2루타 13개, 3루타 4개, 2홈런, 37타점, 38득점, 20볼넷 2몸에 맞는 볼, 44삼진 장타율 0.331, 출루율 0.303을 마크한 이지영이었다. 2022년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며 키움의 포스트시즌 선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지영은 늘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 2022시즌이 끝난 뒤에는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상벌위원회는 "이지영은 팀내에서 어려운 역할을 하는 포수를 맡으면서도 베테랑으로서 본인의 역할을 꿋꿋하게 수행, 후배들을 이끌며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공헌을 했으며, 경기를 존중하는 남다른 태도와 성실함으로 귀감이 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며 페어플레이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재원(왼쪽)과 이흥련. /사진=SSG 랜더스
SSG는 이번 FA 시장에서 베테랑 안방마님이었던 이재원을 한화 이글스로 떠나보냈다. 이재원은 2006년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23시즌까지 팀을 옮기지 않은 채 인천에서만 뛰었다. 통산 타율 0.278, 108홈런, 612타점을 마크했다. 이번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이지영과 조금 스타일이 다른 포수로, 이재원은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재원이 뛰는 동안 SS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5차례 차지했으며, 이재원도 팀의 우승에 많이 기여했다. 그렇지만 이재원은 점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년 타율 0.280을 마크했던 이재원은 2022시즌 타율 0.201에 그친 뒤 2023시즌에는 1군에서 단 27경기에 출장, 1할대 되지 않는 타율 0.091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경험했다. 그래도 이재원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SSG 랜더스와 이해 관계가 맞지 않은 가운데, 방출을 요청했고 마침 백업 포수가 필요했던 한화의 부름을 받아 전격적으로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손혁 한화 단장은 이재원의 영입에 관해 "최재훈과 박상언 외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하고 부상에 대한 대비와 뎁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입했다"며 "유망주 허인서가 내년 시즌 후반기에 상무에서 복귀할 때까지 이재원이 포수진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재원과 연봉 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또 전날에는 우승 포수였던 이흥련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SSG 랜더스 구단의 원정 전력 분석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야탑고-홍익대를 졸업한 이흥련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7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아 KBO 리그에 첫 발을 내딛었다. KBO 리그 통산 성적은 45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747타수 174안타) 15홈런 101타점 86득점, 출루율 0.296 장타율 0.339. 다만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각각 한 번의 어깨 수술을 받아 선수 생활 내내 참고 뛰어야 했다. 그래도 늘 백업 포수로서 자신의 몫을 다한 이흥련이었다. 2023시즌 종료 후 은퇴와 현역 연장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난 12월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SSG는 평소 이흥련의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모범적이고 성실한 자세를 높게 평가해 원정 전력분석원을 제안했고, 2024시즌부터 프런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흥련. /사진=SSG 랜더스 공
이흥련은 현역 시절 우승 기운을 몰고 다니는 선수로 유명했다. 2013년 삼성에 입단해 두 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2014년에는 직접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첫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는 이원석(38)의 보상 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이적, 2019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2020년에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SSG로 이적했다. 비록 경기에 뛰지는 못했으나 SSG는 2022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흥련은 "11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포함해 야구를 시작한지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좋은 경기력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제2의 인생을 조금 빠르게 준비해 보고자 한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리고, 항상 힘이 돼준 아내와 부모님께 감사하다. 지금껏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전력분석 업무에 최선을 다해 구단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는 "이흥련의 야구에 대한 이해도와 모범적이고 성실한 자세를 높게 평가해 원정 전력분석원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과 이흥련이 팀에서 이탈한 가운데, FA 자격을 얻은 김민식과 협상도 아직 완료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영을 영입한 건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차하면 김민식과 굳이 손을 잡지 않더라도 SSG가 안방을 이지영 중심으로 꾸려나갈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양덕초-마산중-마산고-원광대를 졸업한 김민식은 2012년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하지만 김민식은 SK의 주전 포수였던 이재원에 밀린 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5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해 23경기에 출전한 김민식은 2016시즌 88경기에 나섰다. 그런 와중에 2017년 4월 초 김민식의 입지에 큰 변화가 생겼다. KIA 타이거즈가 SK 와이번스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무려 4명씩 총 8명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당시 KIA가 "이성우와 이홍구(이상 포수), 윤정우, 노수광(이상 외야수)을 SK로 보내는 대신, SK로부터 이명기(외야수)와 김민식(포수), 최정민, 노관현(이상 내야수)을 받는 4대4 트레이드였다. 당시 포수난을 겪고 있던 KIA에게 김민식은 단비와 같았다. 결국 KIA의 최고참 포수가 됐고, 김민식은 한승택과 신범수가 번갈아 가며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러다 김민식은 2022년 5월 다시 SSG 랜더스로 복귀했다. 당시 KIA 타이거즈가 김민식을 SSG 랜더스로 보내는 대신 SSG로부터 투수 김정빈과 내야수 임석진을 받았다. 1:2 트레이드였다. 당시 SSG 구단은 "김민식의 영입을 통한 포수 전력 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당시 SSG는 주전 포수 이재원의 부상과 부진, 그리고 이현석의 더딘 성장 등으로 정상적인 안방 전력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 무엇보다 극도로 저조한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이보다 앞서 2020년 두산과 트레이드를 통해 이흥련을 데려왔고,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김민식을 친정팀으로 다시 부른 것이었다. 당시 김민식은 통산 도루 저지율이 3할에 달할 정도로 수비에 정평이 난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5년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된 김민식이었다.
SSG 김민식.
SK 시절 김민식.
조형우. /사진=SSG 랜더스
NC 시절 박대온(왼쪽)과 KIA 시절 신범수. /사진=OSEN
현재 김민식과 계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SSG는 주전급은 아직 아니지만 그 뒤를 이을 포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급 강견을 지닌 조형우도 그 후보 중 한 명이다. 조형우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K에 입단, 프로 4년 차를 맞이했다. 가장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강력한 어깨다.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 도루저지율 0.563를 마크하며, 북부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지난 시즌에는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스프링캠프에서 평균 1.92초, 최고 1.88초로 준수한 2루 팝타임(홈에서 2루까지 던졌을 때 걸리는 시간)을 기록했다. 평균 1.92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2루 팝타임 기준으로도 공동 17위, 상위 22%에 해당하는 기록. 지난해에는 1군에서 39.6%로 양의지(37·두산) 다음가는 도루 저지율을 보여줬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는 "(조)형우는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도 내게 말할 때나 경기 중 볼 배합을 보면 어리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콜을 할 때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신범수와 박대온도 있다. 한 KBO 구단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에 "신범수와 박대온은 일발 장타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힘은 박대온, 정교함은 신범수 쪽이 조금 더 낫다. 박대온은 수년간 1군 경험이 있고, 신범수는 지난 시즌(2023년)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1군에서 조형우와 함께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대온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5순위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통산 2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2(364타수 77안타), 2홈런 23타점 28득점, 출루율 0.242 장타율 0.277을 기록했다. 또 신범수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8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더욱 많은 출장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1군 포수들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5월 무렵 콜업, 36경기에 출장해 타율 0.170(88타수 15안타) 2홈런 10타점 7득점, 출루율 0.245 장타율 0.273의 성적을 거뒀다다. 김종국 KIA 감독은 신범수에 관해 "자세와 근성이 좋다. 기대감이 들게끔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최근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난 조형우는 "두 분(박대온, 신범수) 모두 경험 많은 선수들이라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또 계속 함께해야 하는 분들이니 훈련 외적인 부분에서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서도 "그렇다고 지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안 해봤다. 어느 분이 오시던 내가 주전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의지가 타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 보면 1군이나 2군이나 크게 다를 건 없었는데 당시에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내가 가진 걸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특히 타격에서 한 경기도 임팩트 있던 적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면서 "시즌 후 마무리캠프 가기 전부터 2024년에는 어떻게 쳐야 할지 나름대로 방향성을 정립했고 꾸준히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내년에는 누구든 조형우가 주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팀에서 포수로서 제일 많이 나가는 걸 제1목표로 하고 있다"고 당차게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박대온은 "적응이 우선인 것 같아 훈련을 함께하면서 선수들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 박성한, 정동윤, 최민준, 한두솔 선수와 아침 10시부터 같이 운동하는데 10년을 알았던 것처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고 있다"면서 "다른 환경에서 시작해 설레고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다. 또 내가 쓸데없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혼날 때도 있었지만, 그 에너지를 SSG에서도 나누고 싶다"고 웃었다. 신범수는 "지난해 1군에서 뛰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느끼고 파악했다. 계속 경기에 나서다 보니 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함께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체력을 집중적으로 보강했다"며 "밖에서도 SSG 포수진이 약하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서로 잘하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스즈키 후미히로 SSG 1군 배터리 코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위에서부터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 /사진=SSG 랜더스
그래도 SSG는 세대교체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SSG는 2023시즌을 마친 뒤 이미 '세대교체'를 특히 강조하며 개혁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물론 SSG는 베테랑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운드에서는 노경은과 고효준이 불펜에서 버티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또 타선에서는 추신수와 한유섬 등 베테랑들이 주요 자리에 포진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근 2년을 돌아봐도 포스트시즌 야수 라인업에서 SSG는 큰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고 주전 9명이 거의 동일했다. 그렇다고 해서 뚜렷하게 유망주 육성에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야수진에서는 3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20대 선수들 중에서 기대를 모았던 전의산도 콘택트 문제로 엔트리에 아예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원만한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영입한 이지영을 비롯해 추신수 등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한 게 사실이다. SSG는 리빌딩의 적임자로 이숭용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5년간 팀의 주장을 맡으며 리더형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 이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 당시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이 베테랑 선수가 많다는 것"이라면서 "고참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지 못한 부분은 면밀히 확인하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싶다. 나 혼자는 불가능하지만, 선수와 신뢰를 쌓고 프런트, 베테랑 등 주변에서 도와주면 가능하다. 나도 선수생활을 41살까지 했다. 베테랑 선수도 최대한 존중하면서 그들의 체력을 어떻게 세이브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T) 단장을 하면서 느꼈던 것이 육성은 1군에서 써야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 아무리 잘하고 열심히 한다 해도 1군에서 경험한 것과 다르다. 퓨처스 쪽과 소통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절박하게 야구하는 선수를 기용하려 한다. 퓨처스 쪽에서 추천해주면 적극적으로 폭 넓게 기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SSG는 안방 강화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SSG는 일본 야구 국가대표 출신 스즈키 후미히로(49) 전 KT 위즈 배터리 코치를 영입했다. 스즈키 코치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주니치 드래곤스와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일본 국가대표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은퇴 후에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오릭스와 KT에서 11년간 배터리 코치 및 육성 코치를 역임했다. 스즈키 코치가 2024시즌 1군 배터리 코치를 맡으면서 윤요섭 1군 배터리 코치가 2군 배터리 코치로 이동했다. SSG는 "1군 포수진 운영은 물론 조형우를 비롯해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박대온, 신범수 선수의 빠른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키움은 이지영까지 떠나보내면서 사실상 안방 포지션의 확실한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키움은 이미 2023년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입단한 김동헌을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키우고 있다. 영문초(영등포구리틀)-충암중-충암고를 졸업한 김동헌은 데뷔 시즌이었던 2023시즌 10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2(211타수 51안타) 17타점 22득점 2루타 5개, 3루타 2개, 2홈런 17볼넷 8몸에 맞는 볼 55삼진 장타율 0.313, 출루율 0.318의 성적을 거두며 사령탑인 홍원기 감독의 중용을 받았다. 지난 시즌 키움에서 포수로 정규시즌에 출전한 선수가 이지영과 김동헌, 김시앙, 김재현까지 총 4명이었는데, 그중 김동헌이 가장 많은 102경기를 소화했다. 그 뒤를 이어 이지영이 81경기, 김시앙이 33경기, 김재현이 8경기에 각각 뛰었다.
여기에 지난해 기존 베테랑이나 즉시 전력 자원을 LG, KIA, 삼성에 트레이드를 통해 내보내면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획득,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당장 키움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며, 안우진이 군 입대를 했다. 비록 조상우가 돌아온다고 하지만, 우승권 전력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무려 14명의 신인을 뽑기도 했다. 키움은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지명한 서울고 우완 투수 전준표와 2억 1000만원, 1라운드 9번 장충고 우완 투수 김윤하와 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라운드 전체 16번 성남고 내야수 이재상과 1억 3000만원, 19번 전주고 좌완 투수 손현기와 1억 2000만원에 계약했으며, 3라운드 전체 24번으로 지명한 비봉고 투수 이우현과 1억원, 29번으로 지명한 세광고 투수 김연주와 9000만원에 각각 계약했다. 4라운드의 내야수 고영우(성균관대), 5라운드의 투수 김주훈(동원과기대)은 각각 7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6라운드 내야수 송진형(광주제일고), 7라운드 포수 김지성(율곡고)과 각각 5000만원에 계약했고, 8라운드 외야수 박채울(충암고), 9라운드 투수 박범준(대전고)과 각각 4000만원, 10라운드 투수 박승호(군산상일고), 11라운드 내야수 심휘윤(배재고)과 각각 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편 SSG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이지영은 구단을 통해 "먼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SSG에 감사드리며, 고향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돼 뜻깊다. 나를 믿고 영입해 주신 만큼 올 시즌 SSG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시즌 팀 승리에 많이 기여해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키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제공
기사제공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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