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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눈물나더라" 말 못하는 50억 FA의 손편지, '아버지 같은' 단장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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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찬규(오른쪽)를 축하하고 있는 차명석 단장 ⓒ연합뉴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읽는데 마지막에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4년 50억 원' FA 임찬규와의 협상 뒷얘기를 들려줬다. 계약이 끝난 뒤 임찬규가 손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그동안 티격태격하며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속 캐릭터 같은 관계를 유지했던 선수가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한 글자씩 써내려간 진심이 차명석 단장의 마음을 울렸다.

차명석 단장은 9일 스프링캠프 명단과 장소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신인 임찬규와의 에피소드 하나를 떠올렸다. LG는 2011년 시즌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렸는데, 이때 투수코치였던 차명석 단장이 임찬규를 포함한 신인들을 인솔했다.

임찬규는 긴 비행시간 내내 차명석 단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는데, 막상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몰랐다. 마지막 질문은 "그런데 무슨 코치세요?"였다고. 두 사람의 악연(?)이 이렇게 시작됐다.


 

▲ 차명석 단장 ⓒ곽혜미 기자
 



천방지축 신인이었던 임찬규는 팔꿈치 수술과 재활, 부친상과 구속 회복까지 지난 13년 동안 자신의 선수 커리어와 인생에 하나하나 나이테를 새겨나가며 성장했다. 2022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FA 신청을 1년 뒤로 미루고 반등을 노렸고, 2023년 화려하게 부활해 커리어 하이 기록을 남겼다. FA 협상에서 내세울 수 있는 카드 한 장이 생겼다.

그렇다고 이적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임찬규는 시종일관 LG만 생각했다. FA 신분이라 참가할 필요가 없는 팬미팅 행사 '러브기빙페스티벌'에 깜짝 등장해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에이전시에는 LG 외에 다른 구단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요청까지 했다.

결정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않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6년 계약을 원한다'고 했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지난달 20일 LG와 4년 총액 50억 원 FA 계약을 맺었는데, 총액만 50억 원이지 사실 보장액은 26억 원에 불과하다.

인센티브가 절반에 가까운 계약에 대해 임찬규는 "구단에서 보장금액을 더 올려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보장금액을 낮추더라도 내가 열심히 하고, 올해처럼 잘해서 (인센티브를)받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다. 팬들에게도 구단에도 나에게도 당당한 계약이었으면 했다. 당당히 받아가겠다"고 설명했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LG 임찬규(왼쪽)와 김인석 대표. ⓒ LG 트윈스
 



임찬규는 계약 후 "나에게 LG란 26년 동안 사랑했던 존재다. 그런데 그 사랑이 짝사랑이 아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서 너무 좋다. 이 인연과 헤어지지 않게 늘 다정다감하게 잘하겠다"고 문학적인 표현으로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LG 팬들에게는 "나에게 LG팬이란, 항상 죄송하게만 생각했던 분들이었는데 이제는 행복한 함께 울고 웃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남고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LG에서 만난 어른 차명석 단장을 잊지 않았다. 임찬규는 계약 당시 성대결절 수술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편지로 대신했다. 이 편지에 차명석 단장이 감동했다. 차명석 단장은 "편지를 읽는데 마지막에는 눈물이 나더라"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톰과 제리' 같다. 차명석 단장은 "처음에는 '누구세요' 그러더니 이제는 '얼마에요' 한다"며 또 농담을 던졌다.


 

▲ 차명석 단장 ⓒ곽혜미 기자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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