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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에 한 번꼴로 수술, 스트레스더라"…1차지명 기대주의 결심, 2024년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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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곽혜미 기자
▲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거의 2년에 한 번꼴로 수술을 계속하니까. 그것도 정신적으로 조금 많이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2022년 1차지명 좌완 기대주 이병헌(21)은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발목에서 크기 2㎝ 정도 되는 뼛조각이 발견됐다. 구단은 이병헌에게 수술을 받고 한 시즌을 푹 쉬면서 재정비할 시간을 보낼 것을 권했다. 지명 당시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에 시간을 더 할애하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준비하고 맞이했는데, 36경기에서 5홀드, 27이닝, 평균자책점 4.67에 그쳤다. 9이닝당 볼넷이 7.33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가 흔들리는 날이 많았다. 구단이 머리를 식힐 시간을 보내길 권했던 배경이다.

하지만 이병헌은 구단을 설득했다. 지난달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이 컸다. 프로야구 10개구단 유망주들과 대학 야구 선수들로 최종 엔트리 24명을 꾸렸는데, 이병헌은 두산에서 유일하게 선발되기도 했다. 수술보다는 경험을 먼저 하고 싶었고, 병원에서도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소견을 들었다. 두산은 절실한 이병헌의 손을 들어줬다.

이병헌은 "거의 2년에 한 번꼴로 수술을 계속 하니까. 그것도 조금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되더라. 그래서 수술을 더 미루려고 한 것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수술대에 올라가는 기분을 덜 느끼고 싶었다. 조금 해보려고 하면 아프고 그러니까 계속 아쉬웠다. 나한테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 기회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관심이 많이 줄었어도 나한테는 중요한 경험이니까. 내가 또 언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좋은 기회로 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발목은 가끔씩 통증이 있긴 한데, 공을 던질 때 지장이 있진 않다. 올해 수술을 받기로 했을 때 구단에 내가 먼저 이야기해서 대만에 가서 직접 국제대회도 경험해보고, 안 해본 것도 해보면서 배우고 싶어서 말씀을 계속 드렸다. 그래서 2024년 시즌이 끝나면 바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아예 수술을 안 하고 계속 두면 다른 부위에도 지장을 줄 수 있고 재활 기간도 더 길어질 수 있으니 올 시즌 뒤가 가장 낫겠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절실한 마음으로 향했던 대만에서는 희망을 보고 왔다. 이병헌은 "대만에서는 고등학교 때 던졌던 영상과 지금 던진 영상을 계속 보면서 차이점을 생각해보고, 이 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싶으면 경기에 나가서 한번 해봤다. 그러니까 조금 맞아 나가긴 했는데, 구속은 조금 많이 나왔다. 최고 시속 147㎞까지 나왔는데 구속에 편차가 많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던지던 대로 던지기에는 내 눈에도 안 좋은 게 많이 보였다. 대만에서라도 고칠 수 있는 것들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에 투구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고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많이 고치려 했다. 구속도 많이 오르고 힘쓰는 것도 조금 편했던 것 같다. 또 평소보다 제구력이 안정될 수 있는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이며 소소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이병헌은 고교 시절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우습게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다. 지명 직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프로 무대에서는 아직 기대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고교 때도 문제가 됐던 흔들리는 제구가 프로에서는 더 큰 문제로 작용했다. 지난해 왼손 필승조로 큰 기대를 받고 시즌을 맞이했다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스스로 실망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내가 생각한 대로 안 되다 보니까 나한테 실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생각이 많았고, 경기 때 단순하게 생각하려 하는 편인데 지난해는 실패가 많다 보니까 경기 중간에도 계속 '뭔가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점점 안 좋아진 것 같다. 코치님들께서 지금 공이 좋고 감각이 떨어지는 편도 아닌데 왜 혼자 이렇게 주눅이 들어서 자신감을 잃고 던지는지 잘 모르겠다고 안타깝다고 하셨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데 활용을 못하고 혼자 많이 주눅 들어 있고 자신감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래도 올해 이병헌을 믿고 가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새 시즌을 구상하면서 "나도 좌타자 출신이라 클러치 상황에서 까다로운 좌투수가 나오면 정말 힘들다. 좌투수가 필요하다. 내년에는 (이)병헌이가 우리 팀의 주축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일단 이병헌을 기대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지난해는 어떻게 하면 잘할까 생각했는데, 올해도 감독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해주신 것은 그만큼 팀에서 바라는 기대감도 높은 거니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보다는 그냥 무조건 잘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던지는 영상을 보면 LG 함덕주 선수처럼 팔이 많이 꺾여 있다. 이 점을 많이 물어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되면 내 폼에서는 힘이 남아 있는 시즌 초반에는 괜찮은데 힘이 떨어지면 공이 밀리고 그런 문제가 많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고치고 싶었는데 습관적으로 그렇게 던지는 거라 지금이라도 계속 신경 써서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마운드에 나갔을 때 안정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한다. 이병헌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원포인트로 나갈 테니까. 그럴 때마다 조금 확실하게 한 타자를 잡아내야 나도 좋고, 팀도 좋고 그런 일이다. 한 타자, 한 타자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그런 안정감을 많이 찾아야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원포인트는 남들보다 던지는 공도 적고, 더 많은 연투를 해도 괜찮을 체력이랑 무기를 만들어 두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이병헌 ⓒ 두산 베어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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