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 강한 충성심을 드러냈던 에릭 다이어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떠난다.
영국 가디언은 7일(한국시간) 다이어가 1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다이어는 이미 바이에른 뮌헨과 구두로 계약 합의를 마쳤다.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 홋스퍼에 이적료를 지불한다면 1월에, 그렇지 않으면 오는 6월 계약 만료 이후 자유계약으로 이적하는 방식이다.
잉글랜드 출신인 다이어는 7살 때부터 포르투갈에서 자라 잉글랜드 출신 선수로는 특이하게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스포르팅 유스팀 시절 두각을 보였고 프로 계약까지 맺은 이후 잠재력을 알아본 토트넘 홋스퍼로 2014년 이적했다.
다이어는 이적 첫해부터 28경기에 출전하면서 토트넘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15-16시즌엔 무려 37경기에 출전했고 2016-17시즌 36경기, 2017-18시즌 34경기에 나섰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며 팀엔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8-19시즌엔 부상으로, 2019-20시즌엔 부진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으나 2020-21시즌엔 센터백으로 정착하며 다시 주전으로 올라섰다. 2021-22시즌에도 35경기, 지난 시즌에도 33경기에 출전했다. 2019-20시즌이 끝난 뒤엔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 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꾸준한 출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치를 수록 잦은 실수에 팀 성적 부진이 맞물리면서 다이어를 향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키 판 더 펜이 합류하면서 입지가 줄었다. 지난 11라운드 첼시전 교체 출전이 이번 시즌 다이어에겐 첫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당하고 판 더 펜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이어에게 기회가 갔다. 시즌 초반 '세 번째 중앙 수비수'로 뛰었던 다빈손 산체스가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하면서 1군에 중앙 수비수는 다이어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력 부진에 다이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12라운드 울버햄턴 원더러스와 경기가 결정적이었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 출신 방송인 제이미 오하라는 "다이어를 여름에 내보냈어야 한다. 벤 데이비스는 괜찮았다. 센터백이 아닌 것 치고 제 역할을 잘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다이어는 아니었다. 실수를 두 차례 저질렀다. 두 골 모두 다이어가 못 막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여름에 다이어를 (팀에서) 제거했어야 했다"며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팀에 돌아오게 됐다. 이것이 문제다. 내보내려했던 선수들이 다시 뛰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가 건강한 상태로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측면 수비수인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을 만큼 다이어를 철저하게 배제했다. 전력 외라는 것을 드러내고 다이어에게도 뜻을 전한 셈이다.
다이어는 출전 시간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유로 2024년에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을 선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어는 2014년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오랫동안 토트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통산 361경기에 출전했다. 2021-22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5경기, 지난 시즌엔 33경기에 뛰었다. 지난 2021년 인터뷰에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내 유골을 묻어달라"는 말로 구단을 향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다이어를 중앙 센터백 혹은 6번(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미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를 놓고 다이어와 대화를 마쳤다. 주전 수비수인 김민재가 아시안컵 출전으로 최장 2월까지 팀을 떠나면서 수비수 영입이 더욱 필요해졌다.
바이에른 뮌헨에선 다이어와 해리 케인의 재회도 흥미롭다. 다이어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었는데 이때 케인이 연관됐다. 지난 8월 영국 90MIN은 "케인이 구단에 다이어를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케인과 다이어는 다이어가 2014-15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뒤로 9시즌을 함께 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동료이기도 하다. 케인은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프리미어리그 최고 센터백을 묻는 말에 "내 동료인 다이어를 선택하겠다"며 돈독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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