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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10년간 ML 이적료만 556억원, 강정호→박병호→김하성→이정후 '메이저 사관학교' 등극

조아라유 0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

이정후.

 

 

 

이제 키움 히어로즈를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4명의 선수를 빅리그로 보낸 키움은 포스팅비로만 수백억 원을 벌게 됐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과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 등은 1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3억 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4시즌을 보낸 후에는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계약 형태다.

KBO 리그에서 7시즌을 뛴 이정후는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신청 자격을 얻게 됐다. 1월 초 구단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허락을 받은 그는 지난 11월 중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고, 이어 같은 달 24일 공식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포스팅을 신청했다. 지난 5일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이정후에 대한 포스팅을 고지했고, 8일 만에 계약이 체결됐다.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KBO 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KBO MVP를 수상한 이정후. /사진=뉴스1

 

 

 

이에 이정후는 꾸준히 메이저리그의 관심 대상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1월 중순 이번 오프시즌 빅리그 FA 선수들을 5개의 티어로 나눠 분류했는데, 이정후를 3티어 그룹에 포함시켰다. 1티어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1명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티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스포츠매체 ESPN은 이정후를 FA 랭킹 14위에 올렸다.

MLB.com, 디 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정후에 관심을 드러낸, 관심을 가져야 할 팀으로 언급된 팀만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뉴욕 양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메츠, LA 다저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이애미 말린스, 신시내티 레즈 등 최소 16개 구단이었다.

결국 이정후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계약을 안겨줬다. 앞서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로 둥지를 튼 일본인 타자 요시다 마사타카(30)의 5년 9000만 달러(약 1182억 원)가 가장 많은 금액이었는데, 이정후는 이를 훌쩍 넘겼다. 또한 한국인으로는 2012년 말 류현진(36)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6년 3600만 달러(약 472억 원)를 받은 기록을 경신했다.



이정후에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힌 합성사진. /사진=좀보이 미디어 SNS

 

이정후가 거액을 받고 이적하면서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2023년 KBO 야구규약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계약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1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전체 보장 계약 금액 중 최초 2500만 달러에 대한 20%(500만 달러)와 2500만 1달러부터 5000만 달러까지에 대한 17.5%(437만 5000달러), 5000만 달러를 초과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15%를 합친 금액을 KBO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키움은 이정후 계약의 5000만 달러까지에 해당하는 937만 5000달러에 더해, 5000만 달러 초과금액의 15%인 945만 달러를 합해 총 1882만 5000달러(약 247억 원)를 포스팅비로 받게 된다. 이 액수는 지난 2018년 규약 개정 이후 최고액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류현진을 데려간 다저스가 한화 이글스에 지불한 2573만 7737달러(약 338억 원)였는데, 당시에는 자유 경쟁이었으므로 현재와는 다르다.



메이저리그 시절의 강정호.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시절의 박병호. /AFPBBNews=뉴스1

 

 

 

이번 이정후의 이적으로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4명이나 메이저리그에 진출시켰다. 앞서 지난 2014시즌이 끝난 후 주전 유격수 강정호(36)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둥지를 틀었는데, 키움은 당시 500만 2015달러(약 66억 원)를 포스팅비로 받았다. 이듬해에는 1루수 박병호(37·현 KT)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1285만 달러(약 169억 원)를 수령했다.

이어 2021시즌을 앞두고는 김하성(28)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했다. 규약 개정 후 키움에서의 첫 진출 사례로, 당시 4년 2800만 달러(약 369억 원) 계약을 맺은 김하성의 몸값에 맞춰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에 초과분 300만 달러의 17.5%인 52만 5000달러를 더해 총 552만 5000달러(약 73억 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네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보내고 키움이 받은 포스팅비 총액은 4220만 2015달러, 한화로 약 556억 원에 이른다. 2012년 이후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로 간 6명의 선수 중 4명이 키움 소속이었기에 당연히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이적료 수입을 얻었다.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로 운영되는 구단 특성상 이 금액은 더욱 의미가 있다.



2019년 키움 시절의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기사제공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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