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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턴 승점 10점 삭감은 맨시티·첼시 향한 PL 사무국의 경고 "강등될 수 있다"

조아라유 0
▲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선수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영국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깜짝 소식이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에버턴의 승점을 대거 깎는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맨체스터 시티, 첼시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7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서를 냈다. 내용은 에버턴의 승점을 10점 삭감한다는 내용이었다.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의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을 위반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에버턴의 승점을 10점 깎는다"고 발표했다.

순식간에 승점 14점에서 4점이 된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시즌 초반 에버턴은 14위를 달리며 전력에 비해 괜찮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꼴찌 번리를 득실 차에 간신히 앞서며 그보다 한 계단 위인 프리미어리그 19위에 있다. 강등권에 위치해있다.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강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에버턴의 불건전한 재정이 문제가 됐다. 프리미어리그는 2013년부터 자체적으로 경영 규제를 펼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와 비슷하다. 다만 규제 폭은 프리미어리그가 유럽축구연맹보다 더 여유 있다. 3년 동안 1억 500만 파운드(약 1,690억 원)가 넘는 손실액을 발생시키지 않으면 된다.

에버턴은 이를 위반했다. 지난 3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기소됐고, 독립적인 위원회가 구성되어 장기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에버턴은 지난 3년 동안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정한 기준치를 넘은 것이다. 에버턴은 소명 기회를 얻어 반박했다. 하지만 청문회 조사 결과 혐의는 모두 인정됐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승점 10점 삭감과 벌금이라는 중징계 결론을 내렸다.

곧바로 에버튼은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즉시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판결에 실망했다. 이는 부당한 스포츠 제재라고 판단한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 항소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이후에는 프리미어리그 규정에 따라 항소 위원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할 것이다"고 알렸다.

이어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요청하는 자료 제출에 모두 투명하게 응했다. 재정 건전성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을 인정하지 못하겠다 항소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강경하다. "상당한 벌금과 승점 삭감을 피하기 어려운 심각한 법률 위반이었다. 에버턴은 무책임했다. 징계를 피할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했다. 경기장 관련 재정 지출 자료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내는데도 솔직하지 못했다. 에버턴은 돈을 너무 관대하게 썼다. 재정 관리에 완벽한 실패다"고 말했다.


 

▲ 에버턴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
 
 



에버턴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에버턴 승점 삭감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판결이 늦게 내려진 탓에 해당 기간 에버튼이 아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당했던 팀들이 소송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레스터 시티와 리즈 유나이티드, 사우샘프턴, 노팅엄 포레스트, 번리 등이 에버튼의 뒤늦은 승점 삭감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모두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에버턴을 상대로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 관련 고소 의향을 밝혔다"고 알렸다.

에버턴은 최근 5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5년간 총 손실액은 4억 3,000만 파운드(약 6,920억 원)가 넘었다. 3년 연속 매시즌 1억 파운드(약 1,61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봤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7,600만 파운드(약 1,223억 원)로 그 이전 해인 1억 2,100만 파운드(약 1,948억 원)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에버턴으로선 재정 건전화를 위한 노력의 의지를 내비쳤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정상 참작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실액 규모가 너무 크고 매년 적자가 반복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에버턴은 "불균형하고 부당한 처사다"며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구단 내부 정보를 투명하게 모두 공개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조사 과정들을 존중했다. 지금의 이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 프리미어리그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제재는 제출된 증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맨시티, 첼시의 징계 여부를 주시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수익 지속 가능성 규정 관련 다른 사항도 지켜볼 것이다. 다른 구단들의 조사 결과도 관심 있게 보겠다"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을 압박했다.

이제 칼날은 맨시티, 첼시를 향한다. 이 두 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재정 관련 규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에 있다. 혐의만 놓고 본다면 에버턴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무겁다. 당연히 혐의가 인정될 경우 받는 징계도 에버턴보다 훨씬 셀 전망이다.

승점 삭감이나 벌금이 아니라 당장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될 처지다. '더 선'은 "맨시티와 첼시가 강등을 우려하고 있다. 에버턴의 승점 10점 삭감은 맨시티, 첼시 이사회에게 엄청난 충격파를 안길 거다. 지금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의 변곡점이 일어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FFP 규정 위반으로 승점 삭감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턴의 승점 삭감은 맨시티, 첼시를 향한 경고이자 더 큰 징계의 서막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맨시티, 첼시도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18일 "에버턴의 프리미어리그 승점 삭감은 맨시티, 첼시에게 굉장히 나쁜 소식이다"라며 "에버턴은 단 하나의 규정을 위반했는데도 승점 10점이 삭감됐다. 맨시티는 무려 115건의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첼시는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두 팀의 위반이 모두 인정될 경우 최소 승점 30점 삭감에서 최악엔 2부리그로 강등이라는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알렸다.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점이 삭감된 경우는 루턴 타운이었다. 승점 30점이 삭감됐다. 맨시티, 첼시도 그에 상응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맨시티는 승점 28점으로 프리미어리그 1위, 첼시는 16점으로 10위에 있다. 이 두 팀이 대규모 승점 삭감이나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판도는 크게 요동친다. 뿐만 아니라 맨시티, 첼시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엑소더스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럴 경우 프리미어리그 전체는 물론이고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에버턴을 포함해 다른 팀들이 맨시티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맨시티가 과거 유럽축구연맹으로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 위반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가 취소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2020년 2월 유럽축구연맹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칙을 맨시티가 지속적으로 위반했다고 보고 향후 2년간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을 박탈했다. 불복한 맨시티는 곧바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다.


 

▲ 맨시티, 첼시가 떨고 있다.
 
 



스포츠중재재판소는 맨시티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유럽축구연맹의 징계 수위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맨시티가 받은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정지 징계 2년 판결을 뒤집었다. 또 벌금 3,000만 유로 부과도 1,000만 유로로 줄여줬다. 이로인해 맨시티는 2020-2021시즌 정상적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었다.

유럽 현지 여론은 들끓었다. 당시 토트넘 감독으로 있던 주제 무리뉴는 "부끄러운 결정이다. 맨시티가 죄가 없다면 수백만 파운드의 벌금을 내는 것은 수치다. 죄가 없다면 처벌받지 말아야 한다. 다르게 생각해서 죄가 있다면 출전 정지를 받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가 없다면 벌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단 1파운드도 처벌받지 않는다. 왜 죄도 없는데 800만 파운드, 900만 파운드씩 벌금을 내나?"고 반문했다. 무죄라면 아예 처벌이 없어야 하고, 유죄라면 출전 정지 징계는 유지됐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맨시티가 유죄라고 말하진 않겠다. 내 비판은 맨시티를 향한 것이 아니다. 난 맨시티의 무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내 비판은 그저 결정에 대한 것"이라며 화살을 징계를 정하는 행정 기구로 향했다.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 역시 "재정적 페어플레이가 남아 있길 바라고 있다. 최소한의 경계를 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에 좋은 일이다. 어떤 누구도 재정적 페어플레이를 신경쓰지 않기 시작한다면 돈이 많은 사람이나 나라들에선 축구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대회들을 정말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10개 팀들뿐인 거대 리그의 탄생으로 자연히 이어질 수 있다"며 CAS의 징계 경감에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당사자인 맨시티는 떳떳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우리가 했던 일들이 옳다. 무리뉴 감독과 다른 감독들은 우리가 타격을 받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바뀐 결정에 믿을 수 없이 행복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맨시티에 대해 말했던 것이 사실이 아니란 걸 보여줬고,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이뤄낸 것들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여러 차례 말했듯이 우리가 뭔가 잘못했다고 하면 유럽축구연맹의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 토트넘, 아스널, 첼시, 울버햄튼 같은 팀들이 맨시티를 변호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다.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할 땐 자기 변호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 엘링 홀란드.
 
 



이번만큼은 맨시티가 무사히 징계를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에버턴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 자체가 맨시티, 첼시를 향한 무언의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이미 에버턴이라는 하나의 전례를 만들어 맨시티, 첼시 등 규정을 위반한 팀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다.

맨시티가 대규모 승점 삭감이나 2부리그 강등 징계를 받는다면 불과 1년 만의 엄청난 추락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구단 창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렇게 염원하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처음으로 해냈다. 프리미어리그, FA컵 정상까지 오르며 3관왕이라 부르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잉글랜드 팀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1위에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 엘링 홀란드가 전성기를 써내려 가고 있고 로드리, 필 포든, 훌리안 알바레즈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가득 차다. 팀 에이스인 케빈 더 브라위너가 빠졌음에도 전력 구멍이 생기지 않았다.

향후 꽤 오랫동안 맨시티 천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17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에버턴 승점 10점 삭감으로 큰 변수가 생겼다. 단 1년 만에 구단 창단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낼 수 있는 맨시티다.

첼시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5월 로만 아브라모비치에서 토드 베일리로 구단주가 바뀌면서 새 출발을 알린 첼시다. 지금까지 막대한 이적료를 써가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도 첼시가 경신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는다면 리빌딩의 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특히 첼시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시절 재정 관련 규정 위반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 또한 맨시티 못지않게 급한 불이 떨어졌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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