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1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서 26득점 폭발, 현대건설 3-1 승리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을 제물로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9, 18-25 25-15, 25-18)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게 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던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전력을 재정비하며 시즌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6개의 블로킹과 함께 57.14%의 성공률로 14득점을 올렸고 김주향이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득점,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이 서브리시브를 책임지며 5득점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후 현대건설을 상대하는 첫 경기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은 야스민이 아닌 현대건설의 새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였다.
시즌 첫 경기서 주인공 되지 못한 야스민
▲ 야스민은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첫 경기에서 만족스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
ⓒ 한국배구연맹 |
이도희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 11승 19패의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현대건설은 강성형 감독이 부임하면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미국 출신의 아포짓 스파이커 야스민을 지명했다. 텍사스 대학교를 중퇴하고 필리핀과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그리스리그에서 활약한 야스민은 192cm의 좋은 신장에 뛰어난 파워를 겸비한 선수로 주공격수가 필요했던 현대건설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었다.
2021-2022 시즌이 개막한 후 현대건설과 강성형 감독은 자신들의 안목이 정확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개막전부터 43득점을 퍼부으며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야스민은 30경기에서 42.81%의 성공률(2위)로 674득점(4위)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대활약과 함께 31경기에서 28승 3패 승점 82점이라는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고 당연히 시즌이 끝난 후 야스민과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에도 13경기에서 46.86%의 성공률로 359득점을 기록할 때만 해도 야스민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야스민은 3라운드 첫 경기를 소화한 후 허리 부상 때문에 팀에서 이탈했고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부상만 없다면 최고의 선수지만 시즌을 망치게 한 원인이 된 선수와 함께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은 현대건설과 결별한 야스민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선택했다.
야스민은 15일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치른 시즌 첫 경기에서 '친정' 현대건설을 만났다. 야스민은 경기를 앞두고 김다인 세터와 이다현 등 옛 동료들과 포옹하며 반가움의 인사를 나눴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양보란 있을 수 없었다. 야스민은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첫 경기에서 31.2%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며 38.46%의 성공률로 17득점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에서는 단연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하지만 야스민의 첫 경기 활약에 합격점을 주기는 힘들었다. 야스민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5개의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상대 블로킹에 4번이나 차단 당했다. 첫 경기 활약만으로는 조 트린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 야스민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였던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현대건설의 새 외국인 선수 모마가 52.3%의 공격성공률과 함께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 2개를 곁들이며 26득점으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유니폼 바꿔 입어도 여전한 모마의 위력
▲ 모마는 현대건설로 팀을 옮긴 후 첫 경기에서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6득점을 올렸다. |
ⓒ 한국배구연맹 |
야스민과 마찬가지로 모마 역시 V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인 선수다. 카메룬 출신으로 독일과 프랑스리그에서 주로 활약했던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는 2021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낮은 7순위로 GS칼텍스 KIXX에 지명됐다. 모마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1993년생)와 외국인 선수 중에서 가장 작은 신장(184cm) 때문에 지명 당시 배구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모마는 시즌 개막 후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면서 배구팬들의 평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좋은 피지컬에서 나오는 뛰어난 파워와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탄력, 여기에 좋은 스파이크 서브와 의외의 디그 능력까지 겸비한 모마는 2021-2022 시즌 야스민과 함께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실제로 모마는 2021-2022 시즌 정규리그에서 득점(819점)과 공격성공률(47.30%)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시즌이 끝나고 GS칼텍스와 재계약한 모마는 지난 시즌에도 35경기에 출전해 43.68%의 성공률로 879득점(이상 2위)을 올리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안혜진 세터의 부상과 미들블로커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5위에 그치며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GS칼텍스는 시즌이 끝난 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모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모마는 올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됐다.
GS칼텍스에서 현대건설로 이적한 모마는 15일 시즌 첫 경기에서 비 시즌 동안 전력을 크게 보강한 페퍼저축은행을 만났다. 이날 경기에서는 배구팬들의 시선이 친정팀을 상대하는 야스민에게 쏠려 있었지만 실제로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야스민이 아닌 모마였다. 모마는 페퍼저축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52.3%의 성공률로 26득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새 팀에서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모마는 GS칼텍스 시절 다소 아쉬운 신장과 지나치게 높은 공격점유율로 고전했지만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이다현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라인을 보유한 팀이다. 여기에 공격력이 좋은 토종거포 정지윤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공격의 분산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시즌 7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새 외국인 선수를 선택했지만 이미 V리그에서 검증된 모마를 보유한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걱정을 덜고 시즌을 치를 수 있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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