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오른쪽).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6년 동안 정들었던 LA 에인절스와 이별을 앞두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 팬들 역시 눈물로 그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은 17일 "시즌 종료 후 오타니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많은 팬들이 오타니의 유니폼을 입고 있고, 한 팬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가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10일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면서 "남은 2023시즌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9월 들어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오타니는 결국 이로 인해 남은 시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됐다.
8월 들어 피로한 모습을 보여준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당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더블헤더 2차전 종료 후 "오타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로 남은 시즌 투수로 뛰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여기에 9월 초에는 타격 훈련 도중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이에 지난 4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뒤(3타수 무안타 2볼넷) 그는 11경기 동안 출전하지 않았다. 교체로도 한 차례도 나오지 못했다. 지난 12일 시애틀전을 앞두고는 2번 지명타자로 깜짝 선발 라인업에 올랐으나, 곧 에인절스 측에서 명단을 수정하며 오타니의 이름을 뺐다. 로스터에만 있는 '유령 선수'가 된 오타니는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됐다.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135경기에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OPS 1.066의 성적을 거뒀고, 투수로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의 기록을 남기며 2023시즌을 마치게 됐다. 18일 기준 오타니는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1위에 오른 상태다. 베이스볼 레퍼런스(10.1)에서는 2위 무키 베츠(LA 다저스, 8.0)와 큰 격차로 선두를 질주 중이고, 팬그래프(8.9)에서도 베츠(8.1)를 앞서나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1년 이후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가운데). /AFPBBNews=뉴스1
이런 화려한 성적 속에 오타니가 새 둥지를 찾아 떠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오타니는 한때 메이저리그 최초로 총액 5억 달러(약 6632억 원)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됐다. 부상으로 인해 가치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3억 달러(약 3979억 원) 전후의 몸값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 계약을 맺을 팀은 에인절스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는 그동안 팀의 저조한 성적에 불만을 가져왔다. 에인절스는 2014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가 입단한 2018년부터도 마찬가지다. 이에 오타니는 지난 2021년 "팀 분위기가 좋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에인절스는 18일 기준 68승 82패, 승률 0.453의 시즌 전적을 기록 중이다. 지구 1위 휴스턴과 14.5경기 차로 벌어진 에인절스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오타니를 시즌 중 트레이드하리라는 전망과는 달리 오히려 루카스 지올리토 등을 데려와 '윈나우'를 시도했지만, 결국 한 달 만에 지올리토를 다시 방출하면서 시즌를 포기했다.
여기에 최근 오타니의 부상 관련 팀의 책임론이 떠오르자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MLB.com 등과 인터뷰에서 "8월 4일 시애틀전 이후 구단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제안했으나 선수 측이 거부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에 에인절스와 동행도 6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 쇼헤이가 결장하자 아쉬움을 드러낸 피켓을 들고 있는 한 팬.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의 건강한 복귀를 응원하는 한 팬. /AFPBBNews=뉴스1
뉴스포스트세븐은 "이별을 아쉬워하는 듯 오타니가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도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 오타니의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팬들은 오타니와의 이별을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어느 팬은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제 그만 쉬어도 된다. 우리는 오타니가 팀을 떠나더라도 미래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팬은 오타니를 향해 "이미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고마워 쇼헤이"라는 이별의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만큼 오타니는 지난 6년 동안 에인절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에인절스는 3차례 MVP를 수상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32)의 전성기에도 포스트시즌 1회 진출(2014년)에 그쳤다. 여기에 오타니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현재도 달라지지 않았다. 에인절스는 두 스타플레이어의 전성기를 허무하게 날리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유니폼을 입은 팬(왼쪽)이 에인절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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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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