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하겠다. 한국시리즈에 뛰어보고 싶다" NC 입단식에서 속내 드러냈던 손아섭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 2021년 겨울 손아섭은 NC와 4년 총액 64억 원(계약금 26억 원, 연봉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15년 동안 몸담았던 정든 롯데를 떠나 NC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입단식에서 손아섭은 "창원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라고 말하며 "우승 반지와 한국시리즈 무대가 간절하다. 한국시리즈에서 뛰어보고 싶다"라며 롯데를 떠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롯데는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손아섭과의 계약에 미온적이었다. 그동안 롯데에서 쌓아온 커리어와 팀 공헌도를 무시할 순 없지만 30대 중반을 넘기며 타격 전 지표에서 확연한 내림세를 보였던 손아섭의 향후 활약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안타 생산력이나 장타율, 출루율 등 모든 타격 지표에서 하락세였다. 플라이 타구보다 땅볼 타구가 많아졌고 병살타가 늘어나며 득점 생산 능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성민규 단장은 그렇게 계약의 합리성을 내세우며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과 계약하지 않았고 손아섭은 지역 라이벌 NC로 떠났다. 롯데는 2019년 성민규 단장 취임과 함께 내부 육성에 목소리를 높이며 성적은 나지 않는데 팀 연봉만 높았던 팀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손아섭과의 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제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선언하며 대대적인 보강에 나섰다. 먼저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 원의 '비FA 장기 계약'을 하며 집토끼 단속을 했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유강남을 4년 80억 원에 영입했고, 노진혁과 4년 50억 원에 계약했다. 이후 한현희를 3+1년 40억 원에 영입하며 FA 시장에 170억 원이라는 거금을 풀었다. 비FA 박세웅의 90억 원까지 더하면 비시즌 롯데가 선수에 투자한 금액은 260억 원이었다.
5월까지만 해도 롯데의 선택은 옳은듯했다. 리그 단독 1위까지 오른 롯데였다. 하지만 올해도 여름이 되니 어김없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순위는 점점 떨어져 지금은 5위 SSG 랜더스와 8경기 차이 나는 7위다. 5강권에서 멀어져 있다. 사실상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가 눈앞으로 있다고 볼 수 있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라는 '봄데의 저주'는 올해도 계속된 것이다.
반면 NC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리그 2위까지 노리고 있다. NC는 지난주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롯데와의 낙동강 더비에서도 3승1패로 웃었다. 특히 지난주 손아섭의 활약이 대단했다. 주간 타율 0.417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시즌 150안타 달성, 2016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 연속 15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올 시즌 손아섭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나온다. 6월 타율 0.326, 7월 0.327, 8월 0.337, 9월 0.338로 기복 없는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11일 현재 타율 0.341로 타율 2위다. 1위 SSG 에레디아(0.342), 3위 LG 홍창기(0.339)와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하고 있다. 매 경기 성적에 따라 타율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적 후 30대 후반의 나이에 생애 첫 타격왕을 노리는 손아섭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개인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건 팀 성적이라고 말한다. 2년 전 NC 입단식에서 속내를 드러냈던 것처럼 그는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를 해보고 싶어 한다. 이제 손아섭은 공룡군단의 주장으로 가을야구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목표로 했던 한국시리즈 진출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 2년 전 손아섭의 선택은 옳았다.
[생애 첫 타격왕을 노리는 손아섭은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 / 유진형 기자 ]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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