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SSG 노경은(오른쪽)이 3일 인천 KIA전 7회초 1사 2루에서 KIA 김도영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땀을 훔치고 있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100경기 넘게 치른 기존 선수들의 혹사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9월 1일 시행하는 확장 엔트리 제도. SSG 랜더스 역시 무려 4명의 투수를 등록시켰지만, 노경은(39)의 역할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노경은은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4패(8승)째를 떠안았다.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SSG가 3-1로 앞선 7회말, 송영진이 최재훈에게 우전 안타에 이어 이도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1사 2, 3루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는 노경은이 올라왔다. 팀 내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 투수였기에 SSG의 선택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불혹을 앞둔 노경은에게도 3연투는 쉽지 않았다. 앞선 두 경기를 각각 1이닝 1탈삼진 무실점(12구),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16구)으로 완벽하게 막아낸 그였으나, 그 여파가 나타났다.
노경은은 대타 문현빈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 대타 닉 윌리엄스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내줘 3-3 동점을 허용했다. 뒤이어 노시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채은성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역전까지 허용했다. 김태연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최인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간신히 불을 껐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노경은은 61경기 8승 4패 24홀드(리그 2위)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로 SSG 불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이 잡을 만한 경기면 어김 없이 올라와 어느덧 65⅓이닝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이 나서는 구원 투수가 됐다. 2021년 롯데 자이언츠서 방출 후 2022년 SSG에 합류해 2년 연속 필승조로 거듭난 노경은에게 '인간 승리의 아이콘'이라는 찬사도 나왔다.
SSG 노경은.
하지만 5월까지 철벽에 가깝던 그도 차츰 지쳐가기 시작했다. 젊은 투수도 쉽지 않은 멀티 이닝과 3연투를 종종 했다. 61경기 중 20경기를 1이닝을 초과해 던졌고 3연투도 이번 대전 한화 3연전을 포함해 3차례였다. 6월에는 평균자책점 8.71로 흔들렸고 올스타 브레이크로 휴식을 취한 뒤에야 다시 안정을 찾았다. 8월 3~5일에는 수원과 부산을 오고 가면서도 3일 동안 총 69개의 공을 던지면서 두 번의 구원승을 따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휴식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구속만 봐도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전반기 최고 시속 149㎞까지 나오던 평균 직구 구속이 후반기 들어서는 146㎞ 이상을 보기 어려워졌다. 올 시즌 들어 유독 많아진 우천 취소로 한층 더 치열해진 남은 한 달을 버티려면 필승조 노경은의 체력 관리는 필수. 유일하게 믿을 것은 9월 확장 엔트리였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 여전히 '노장' 노경은의 부담을 나눠 가질 투수가 아직까진 보이지 않고 있다.
SSG는 한화전 루징 시리즈로 61승 1무 53패를 기록, 4월 19일 이후 141일 만에 4위로 추락했다. 한때 LG 트윈스와 우승 경쟁을 하던 SSG는 노경은, 고효준(40), 서진용(31) 등 일부 불펜에 대한 의존도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이제는 가을야구도 걱정하게 됐다. 8일 경기 전 기준으로 1위 LG와 8.5경기, 6위 두산 베어스와 4경기 차로 이젠 6위와 더 가까운 상황이다.
젊은 투수들에게 39세 베테랑을 대신할 무언가를 단기간에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가을야구를 두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마냥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어렵다. 투수가 더 늘어난 상황에서도 위기 때면 아직도 노경은이 마운드에 오르는 이유다. 많은 점수와 여유 있는 리드는 필승조의 휴식을 가져오고 감독으로 하여금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운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타선의 분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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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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