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재밌어요.”
페퍼저축은행 미들블로커 하혜진(27)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지명을 받았다. ‘만년 유망주’, ‘레전드 거포의 딸’에 머물던 하혜진은 2021년 페퍼저축은행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시작했다. 포지션도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바꿨다.
하혜진은 미들블로커 전향 첫 시즌이었던 2021-22시즌, 30경기에 나와 156점, 공격 성공률 33%, 세트당 블로킹 0.392개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전향 첫 시즌을 보냈다.
사진(광주)=이정원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다음 시즌인 2022-23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유는 시즌 전에 열리는 국제 대회에 나서기 위해 국가대표에 차출됐다가 오른쪽 어깨 극상근건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인해 국제 대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4일 만난 하혜진은 부상당했던 당시를 돌아보며 “오른쪽 어깨 극상근 쪽이 아예 끊어졌다. 원래 안 좋았다”라며 “재활 기간은 1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술도 잘 됐고, 재활 센터도 잘 만난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6월에 와서 훈련을 하는데 어색하더라. 처음 왔을 때는 완성되지 않은 나를 봤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져 가고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재활은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하혜진은 “어디 의지하기도 힘들었고, ‘내가 다시 설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도 컸다. TV로 볼 때나 아니면 경기장에 가끔씩 가면 내가 뭘 해야 하고 뭘 봐야 하는지 생각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또한 하혜진은 “수술하고 나서 내 몸의 중요성을 알았다. 지금도 운동 시작 전에 미리 나와 열을 올리고 있다. 조 트린지 감독님이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많은 걸 알려주신다”라며 “다음 시즌 우리 팀의 성적이 좋아질 거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내 역할이 컸으면 좋겠다. 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혜진의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소박한 꿈을 전했다. 2014-15시즌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꿈이라고.
그는 “일단 안 아픈 게 우선이다. 시즌 잘 마무리하며 한 경기에 블로킹 5개 이상을 잡는 게 목표고, 꿈이 있다면 주관방송사 수훈선수 MVP 인터뷰를 한 번 해보고 싶다. 보통 미들블로커가 하는 게 쉽지 않은데, 한 번 해보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기사제공 MK스포츠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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