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스포츠 캡처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키스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스페인축구협회의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이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축구협회가 미디어에 보낸 영상을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며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밖에서는 파장이 커졌다. 그 장면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난 사과해야만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더 배우고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국 대표팀이 대단한 성과를 냈는데도, 직후 자기 행동 탓에 불거진 논란이 더 주목받아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월드컵 우승이) 우리 역사에서 여자축구가 거둔 가장 대단한 성공이라서 더욱 슬프다. (남녀를 통틀어) 스페인의 두 번째 우승을 축하하려는 데, 이 사태가 영향을 줬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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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대이변을 일으켰다. 2015년 캐나다 대회 조별예선에서 한국에 패하면 16강에서 탈락하고, 2019년 16강이 역대 최고성적이었던 스페인은 20일 '여자유로2022 챔피언' 강호 잉글랜드를 1대0으로 꺾고 사상 첫 우승 역사를 썼다. 대회 직전까지 호르헤 빌다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극심한 불화로 내홍을 겪었다. 대표선수 15명이 스페인축구협회에 실명 이메일을 보내 감독 해임을 요구했고, 루비알레스 협회장이 '선수에게 감독 선택권은 없다'는 원칙으로 감독 손을 들어주면서 결국 15명 중 12명의 대표선수들이 월드컵 무대에 동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별예선에서 일본에 0대4로 대패한 스페인의 대반전이 일어났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바르셀로나를 주축으로 구성된 에이스들은 토너먼트 네덜란드와의 8강, 스웨덴과의 4강에서 점점 더 강해지더니 강력한 우승후보 잉글랜드마저 밀어냈다. 남자 대표팀에 이어 여자 대표팀 역시 세계 정상에 서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하지만 우승 시상식에서 사달이 났다. 생방송으로 중계된 시상식,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대에서 스페인 선수들에게 우승 메달을 걸어주며 볼 뽀뽀, 포옹 등 과도한 애정표현을 일삼았다. 특히 에르모소와 포옹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머리를 잡고 입술에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라커룸에서 에르모소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라이브 중 관련 질문에 웃으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밝히는 장면이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돼 파장이 일었다. 전세계 축구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 포상으로 선수들에게 이비자 여행을 선물할 것이라면서 '제니와 루이스 루비알레스의 결혼식을 축하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농담으로 자신의 행동을 가볍게 언급해 또다시 비판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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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루비알레스의 행동이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인 만큼 광범위하게 보면 성폭력에 가깝다고 일제히 질타했다. 스페인 대표 일간지 엘파이스는 '에르모소는 루비알레스의 키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도 그렇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엘파이스는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오해였다고 할 수 있지만, 갑자기 (타인의) 입에다가 키스하는 건 '공격''이라며 ''도둑 키스'가 항상 놀랍고 유쾌하게 다가오는 건 아니다. 반대로 그건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레네 몬테로 스페인 평등부 장관은 21일(한국시각) 에르모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입을 맞춘 루비알레스 회장이 행위를 '성폭력'으로 규정했다. "동의없이 키스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이며 지금까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가 결코 정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다. 이런 행위의 중심엔 반드시 동의가 있어야 한다. '예스'할 때만 '예스'인 것"이라며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위를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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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이 커지자 에르모소는 스페인 언론을 통해 시상대 키스 사건을 '자연스러운 애정표현'으로 정리하고 '루비알레스 회장은 대표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에르모스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다시 "월드컵 우승의 엄청난 환희로 인해 완전히 자발적인 상호 제스처가 취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님과 나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는 행동을 보여오셨고, 이는 애정과 감사의 자연스러운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정과 감사의 제스처를 오버해서 분석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이 중요한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모소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루비알레스 회장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남녀 대표팀이 차별이라고 느끼는 부분 없이 나란히 나아가는 게 스페인 축구의 목표"라고 밝혔지만, 정작 생각 없는 행동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말았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박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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