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이슈

2년 만에 또 나온 ‘밀어내기 태그’···KBO는 또 대충 넘어가려 하나

조아라유 0

지난 13일 대구 삼성-LG전에서 삼성 김태군이 2루에 슬라이딩, 오른손을 짚었으나 LG 2루수 정주현의 2차 동작에 밀려 손이 베이스에서 떨어지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계화면 캡처

 



2021년 4월11일 롯데-키움전에서는 홍원기 키움 감독이 퇴장됐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키움 서건창이 3루로 슬라이딩해 베이스를 찍었다. 명확한 세이프였으나 이후 롯데 3루수 한동희가 태그 동작에서 베이스를 찍고 있던 서건창의 오른쪽 다리를 팔로 들어올렸다. 서건창의 다리는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심판은 당초 세이프로 판정했으나 롯데가 요청한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번복됐다. 이에 홍원기 키움 감독이 항의했고 퇴장됐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한동희가 글러브를 들어올리는 과정은 1차적으로 수비 동작이 끝난 뒤 나온 별개의 플레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한 달 여 뒤 5월30일 NC-롯데전에서는 이동욱 NC 감독이 퇴장됐다. 역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다.

8회초 NC 대주자 이재율이 2루로 도루하며 헤드퍼스트슬라이딩, 왼손으로 베이스를 찍었고 심판은 세이프로 판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롯데가 요청해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아웃으로 번복됐다. 이재율의 손이 베이스를 찍은 뒤 태그 과정에서 떨어졌는데 롯데 2루수 김민수가 다시 태그하면서 팔을 밀어 주자의 손이 베이스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판정 번복에 이동욱 감독이 박차고 나가 항의했고 역시 퇴장됐다.

똑같은 일이 이번에도 그대로 다시 벌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각 심판조 및 비디오판독센터에 수비시 고의적으로 베이스 터치를 방해하는 행위 등에 대해 엄격히 판정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날 벌어진 대구 삼성-LG전 논란의 장면 때문이다.

이날 삼성 김태군은 7회말 무사 1루에서 좌익수 앞에 큰 타구를 떨어뜨렸다. 1루 주자 김지찬은 3루까지 밟았고 김태군은 1루를 돌아 2루까지 달렸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손을 뻗어 베이스를 찍었다. 좌익수 김현수의 송구를 받은 LG 2루수 정주현이 태그할 때 이미 김태군의 손은 베이스를 짚고 있었다. 그러나 태그 과정에서 김태군의 손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 아웃 판정을 받았다.

삼성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도 그대로 아웃이었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이미 김태군이 베이스를 짚은 뒤 정주현이 태그에 실패하고 다시 반대 방향으로 글러브를 움직여 베이스 위에 있던 김태군의 손을 밀어낸다. 정주현도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지만 정주현의 동작으로 인해 김태군의 손이 밀려나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은 명백하다. 이 장면은 영상으로 명확하게 보이지만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원심대로 아웃을 유지했다. 아주 큰 고민은 없었던 듯 판독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현장의 심판진은 판독센터로부터 받은 결과대로 아웃을 선언했다.

이에 박진만 삼성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면 퇴장이라는 규칙에 따라 퇴장됐다. 박진만 감독은 14일 경기 전에도 항의한 데 대해 후회 없다는 뜻을 강경하게 밝혔다.그러자 KBO는 비디오 판독센터에 베이스 터치 방해 행위에 대해 엄격히 판정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KBO는 해당 상황에 대해 “정주현의 고의성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었으며 그에 따라 원심이 유지됐다”며 “앞으로 유사한 상황시 고의성 부분을 보다 엄격하고 세심히 판단해 심판 판정 및 비디오 판독시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전날 판정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원심 번복 여부만 다를뿐, 주자가 먼저 베이스를 찍었는데 내야수가 특정 동작으로 밀어내 떨어지는 바람에 아웃이 됐고 이에 감독이 항의하다 퇴장당한 것까지, 13일 대구 삼성-LG전에서 나온 장면은 2년 전 두 장면과 똑같다.

무엇보다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더라도 KBO의 설명대로라면 명백한 판정은 쉽지 않다. 고의로 했더라도 수비수가 털어놓지 않는 한 명확히 알 수 없어 그 고의성을 심판이나 판독센터에서 짐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KBO가 판단 기준으로 내놓은 ‘고의성’이야말로 정확하게 판단하기 가장 애매한 요소다.

수비를 하다보면 의도와 관계 없이 연결 동작에서 불가피하게 주자와 접촉을 하고 이 과정에서 주자의 손이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누가 봐도 고의가 아닌 상황들도 가끔 나온다. 그러나 최소한 주자가 이미 베이스를 짚은 상황에서 태그 동작 혹은 태그 유사 동작으로 밀어내는 행위는 공정성을 위해 허용돼서는 안 된다.

포수와 주자의 홈충돌 방지법도 몇 번의 논란과 시행착오를 거쳤다. 내야수의 태그로 주자를 밀어내는 행위가 ‘상황에 따라’ 허용되기도 한다면 악용될 수도 있다. ‘고의성’이라는 판단 기준이 애매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판에 박은 듯 같은 장면이 연속적으로 나왔는데도 KBO는 2년 전에는 별 조치 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억울한 주자와 퇴장 감독, 억울한 내야수까지 낳지 않으려면 ‘고의성’ 보다는 좀 더 확실한 기준과 단호한 판단이 필요하다.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김은진 기자

, , , , , , , , , , , , , , , , , , , ,

0 Comments
번호 제목
Stat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