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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리그서 죽기 살기로 11홈런… “솟을 구멍 있더라”

조아라유 0

 



■ 10일 귀국 하자마자 링거… SSG 외야수 하재훈

2009년 고교 졸업뒤 MLB 입성

마이너리그 머물다 2015년 방출

2019년 SK 입단… 투수로 전업

어깨통증 시달리다 다시 타자로

SSG 한국시리즈 우승뒤 호주행

“부족한 점 채우고 자신감 찾아

원포인트레슨 이병규 감독 은인”


쨍하고 해뜰날이 찾아온다.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전 귀국한 SSG 외야수 하재훈(33·사진)은 피로누적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링거부터 맞았다.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이다. 하재훈은 “호주에서 죽기 살기로 훈련과 경기를 했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곧바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KBO리그 소속 선수들의 연합팀인 질롱코리아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하재훈은 호주리그를 폭격했다. 21경기에서 타율 0.306(72타수 22안타)에 11홈런, 18득점, 18타점을 생산했다. 홈런은 리그 2위, 장타율은 0.792에 달했다. 하재훈은 “꾸준히 출장 기회를 보장받은 게 컸다. 마음을 비우고 내가 부족한 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호주리그에서 완전히 자신감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하재훈은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고교 시절엔 특급 타자로 불렸고, 2009년 용마고를 졸업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줄곧 마이너리그에 머물렀고, 2015년 방출됐다. 이듬해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했지만 단 17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 등을 전전했던 하재훈에게 반전이 찾아왔다. 2018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SK(현 SSG)의 지명을 받은 것. 미국과 일본에서 외야수였던 하재훈은 ‘투수’로 전업했다. 당시 SK 코칭스태프는 150㎞를 오가는 강속구에 주목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재훈은 2019년 36세이브(평균자책점 1.98)를 챙겨 깜짝 구원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계속 웃지 못했다. 야수였을 땐 많이 쓰지 않았던 어깨 근육을 자주 쓴 탓에 부상이 찾아왔다.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2020∼2021년엔 단 4개의 세이브를 올리는 데 그쳤다. 하재훈은 지난해 다시 야수로 전향했다. 마지막 승부수였다. 하지만 60경기에서 타율 0.215(107타수 23안타)에 6홈런 13타점이란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더는 물러날 데가 없다고 생각한 하재훈은 올겨울 호주에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했고, 경기가 없는 날엔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썼다. 하재훈은 “하루도 쉬지 않았다. 내겐 물러설 곳이 없었고,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만났다. KBO리그 레전드 타자 출신인 이병규 질롱코리아 감독은 하재훈에게 슬럼프 탈출 요령부터 변화구 대처법 등 비법을 전수했다. 하재훈은 “변화구 대응법과 타이밍 등에서 조언을 많이 주셨다. 감독님께서 지적해 준 포인트 하나하나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유섬, 최지훈, 추신수 등 팀 내 외야진엔 국가대표급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 하재훈은 “벼랑 끝에서도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가 그렇고, 내 인생이 늘 그랬다. 솟아날 구멍을 찾아 끈질기게 버텼다. 올해도 다시 솟아날 구멍을 찾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문화일보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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