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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토스' 도로공사 이윤정 세터가 쉴 수 없는 이유

조아라유 0

[여자배구] 6일 인삼공사전 토스 132회 시도하며 시즌 2000 토스 돌파, 도로공사 3-1 승리

도로공사가 인삼공사를 연파하며 3연패 뒤 2연승을 내달렸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6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30-28,26-24,20-25,28-26)로 승리했다. 지난 3일 인삼공사와의 새해 첫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던 도로공사는 3일 만에 다시 만난 인삼공사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며 3위 자리를 사수했다(10승9패).

도로공사는 이날 첫 선을 보인 새 외국인 선수 캣 벨과 배유나가 각각 20득점씩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전새얀도 19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새로 구성된 삼각편대의 뒤를 정대영이 10득점, 문정원이 9득점으로 지원사격했다. 도로공사는 이날도 특정 선수에게 공격이 치중되지 않고 5명의 공격수가 고르게 공격을 시도했는데 이는 언니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프로 2년 차 이윤정 세터의 고른 공격분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기레이스에서 반드시 필요한 백업세터
 

▲  실업배구에서 6년 간 활약했던 이윤정 세터는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최고령 신인왕에 선정됐다.
ⓒ 한국배구연맹

 

 

 
짧은 일정의 국제대회나 단기전에서는 주전세터 한 명이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한 시즌에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장기레이스에서는 주전 세터의 체력관리를 위한 백업세터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V리그 여자부의 각 구단에서는 최소 한 명 이상 주전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백업세터를 두면서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주전세터의 부재에 대비하고 있다. 

선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주전세터 김다인의 세트 점유율이 무려 74.29%에 달할 정도로 김다인 세터가 많은 역할을 담당하는 팀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베테랑 이나연 세터와 3년 총액 4억9500만원에 재계약하며 백업세터 자리를 든든히 했다. 여기에 작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한봄고의 김사랑 세터를 2라운드1순위로 지명하며 미래에 대비했다.

6일 김기중 감독이 부임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박혜진 세터가 무릎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사실상 김다솔 세터 혼자 힘들게 시즌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에 흥국생명은 작년 12월 26일 GS칼텍스 KIXX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다음 시즌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내주면서 GS칼텍스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원정 세터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원정 세터는 29일 현대건설전에서 교체 선수로 투입돼 흥국생명의 3-1 승리를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GS칼텍스가 귀하다는 세터자원을 신인지명권과 맞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팀 내에 주전 안혜진 세터 외에도 김지원 세터라는 든든한 백업세터가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김지원 세터는 작년 여름 GS칼텍스의 컵대회 우승 당시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지원 세터는 이번 시즌에도 26.21%의 세트 점유율과 38.39%의 세트 성공률을 기록하며 백업세터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염혜선 세터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인삼공사도 김채나 세터를 비롯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현지 세터, 신인 박은지 세터까지 백업세터를 다양하게 두며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하고 있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이번 시즌 FA로 영입한 이고은 세터가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이현 세터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박사랑 세터,181cm의 장신 세터 구솔 등 백업 세터자원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백업세터 경험 부족으로 풀타임 활약


 

▲  이윤정 세터는 6일 인삼공사전에서도 사실상 휴식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 한국배구연맹

 


 
실업배구 수원시청에서 6년 간 활약하던 이윤정 세터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2순위로 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진출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그녀의 역할은 주전 이고은 세터의 '보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윤정 세터가 경기에 나서면서 도로공사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2위에 크게 기여한 이윤정 세터는 역대 최고령(만24세) 신인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2021-2022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이고은 세터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면서 도로공사가 자랑하던 '더블 세터 체제'는 한 쪽 균형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V리그 최장신(181cm) 세터인 유망주 안예림을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에서 안예림 세터를 주전으로 투입하는 파격적인 선수기용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예림 세터는 프로 무대에서 주전세터로 활약하기엔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고 김종민 감독은 다시 지난 시즌 신인왕 이윤정 세터를 중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윤정 세터는 뛰어난 기본기와 안정된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도로공사가 이번 시즌 3위 경쟁을 할 수 있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미들블로커 배유나의 득점이 늘어난 데에는 이윤정 세터와의 뛰어난 호흡이 숨어 있다.

이번 시즌 67.93%의 세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윤정 세터는 2040번의 세트를 시도하며 7개 구단 세터 중에서 가장 많은 세트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에 백업세터 안예림의 세트점유율은 8.46%에 불과할 정도로 도로공사는 주전세터에 대한 의존이 어느 팀보다 심하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윤정 세터가 흔들리거나 부상과 같은 변수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도로공사 역시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윤정 세터에 대한 의존이 심한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일부러라도 안예림 세터를 더 많은 경기에 출전시켜 실전경험을 쌓게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매 경기 치열한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현재의 도로공사가 한가롭게 백업세터의 경험이나 쌓게 해줄 여유는 없다. 7개구단 주전세터 중 가장 많은 세트를 시도한 이윤정 세터가 앞으로도 도로공사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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