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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갈 거야" 자신만만했는데… KBO 특급 에이스는 왜 마이너리거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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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윌머 폰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SSG는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3‧샌디에이고)의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위는 누구나 인정했다. 그러나 부상과 떨어지는 이닝소화력 탓에 정작 145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래서 연봉을 대폭 올려주기는 어려웠다.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도 생각해야 했다.

폰트도 웬만한 조건이면 한국에 남고 싶어 했다. 그러나 폰트의 몸값을 올려야 하는 에이전시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조건에는 고개를 죄다 흔들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도 접촉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읽혔다. 결국 백기를 든 건 SSG였다. 50% 오른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150만 달러 중 인센티브 20만 달러는 이닝에 걸었다.

타 구단 단장들이 "폰트에 그렇게 많이 주면 어떡하냐"라고 농담 섞인 불만을 드러낼 정도였지만, 폰트 이상의 선수를 찾지 못한 SSG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일단 폰트는 150만 달러의 값어치는 충분히 해냈다. 시즌 28경기에서 184이닝을 던지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2.69의 특급 성적을 기록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높은 타점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의 조합은 명품이었다.

SSG는 통합우승의 주역인 폰트에게 다시 재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폰트 측이 처음부터 "미국에 가겠다"고 통보하면서 다른 선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정황상 진짜 미국에 갈 확률이 높았고, SSG로서는 얼마 없는 잔류 희망에 모험을 걸 수 없었다. 폰트는 출국할 때까지만 해도 가까운 구단 관계자들에게 "연락이 오는 팀들이 많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도 폰트가 SSG에 다시 연락하는 일은 없었다. SSG도 올해 폰트의 어깨가 몇 차례 이상 증상을 보인 것을 이유로 깔끔하게 미련을 버렸다. '제2의 미란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성격도 활발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폰트가 2022년까지 계약을 하지 못하면서 거취에 관심이 몰렸다. SSG는 이미 커크 맥카티, 에니 로메로와 계약하고 문을 닫은 상황에서 폰트는 KBO리그에 돌아올 곳도 없었다.

결국 폰트는 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당초 1~2년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정확한 조건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승선하면 보장된 금액을 받는 수순이 유력해 보인다. 폰트로서는 마지막 미국 도전이 될 수 있는 기회이나 그 기회가 단단한 건 아닌 셈이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폰트가 일본보다는 미국을 선호한다는 소문은 시즌 초반부터 있었다. 그러나 일부 투수코치들은 "구종이 단조로워 미국에서 선발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펜이라면 한국에 남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나"고 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폰트를 보장 선발로 보는 팀은 없었다는 게 드러났다. 샌디에이고도 선발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차 있는 상태고, 폰트를 대체 선발 혹은 스윙맨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큰 부상까지는 아니지만 2년간 어깨 쪽에 문제가 있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모를 리는 없었다. 이 문제가 가치 절하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폰트는 줄곧 미국 복귀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출발점에 대한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출발선에는 다시 섰다. 보류권은 SSG에 있고, 나이를 고려하면 폰트는 추후 한국에 돌아올 경우 SSG로 와야 한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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