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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키움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가 충격 고백을 했다. 전반기와 후반기가 달랐던 이유가 단순히 적응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삶을 살게 됐다고 털어놨다.
푸이그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 이후 몇 년 만에 내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잘못된 일들이 있었다. 내가 그것에 대해 알지 못했다. 쿠바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방식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약하다고 하고, 병원에 가면 남자답지 않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내게 도움을 받으라고 했던 팀은 없다. 이미 망가졌고,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난한 나라 출신 운동선수들은 다른 이들이 겪지 않는 것을 겪는다.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제 내 삶이 달라졌다. 행복해졌고, 스스로 상처받지 않게 됐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운동선수들은 주변에서 하기 힘든 말도 해줄 수 있는 이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쿠바 출신의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선수다. 어렵게 쿠바를 탈출해 2012년 LA 다저스와 7년 4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2013년부터 빅리그에서 뛰었다. 2019년까지 7년간 861경기,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 79도루, OPS 0.823을 작성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갖췄다. 잘 치고, 잘 뛴다. 홈런도 한 시즌 28개까지 때려봤다. 재능응 확실하다. 대신 ‘악동’이라 했다. 다저스 장내 아나운서였던 빈 스컬리는 푸이그에게 ‘야생마’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만큼 통제가 쉽지 않았다. 한껏 기세가 오르면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반대로 화가 폭발했을 때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점도 똑같다.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날 때마다 길길이 날뛰는 푸이그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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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저스는 계약 마지막해인 2009년 푸이그를 신시내티로 보냈다. 이후 푸이그는 7개월 만에 클리블랜드로 다시 옮겼다. 2019시즌 후 빅리그에서 푸이그의 모습은 사라졌다. 여전히 좋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어느 팀도 푸이그를 부르지 않았다. 푸이그는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거쳐 KBO리그까지 왔다. 알지 못했던 문제를 한국에서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치료’를 받았고, 심적으로 안정을 찾은 듯하다.
올시즌 키움에서 126경기에 나서 타율 0.277, 21홈런 73타점, OPS 0.841을 생산했다. 전반기에는 70경기, 타율 0.245, 9홈런 37타점, OPS 0.741을 기록했다.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56경기, 타율 0.316, 12홈런 36타점, OPS 0.962를 찍었다.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KBO리그에 적응하니 실력이 나온다’고 했다. 심리적인 안정감도 한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 무성의한 주루, 과도한 송구 욕심 등 간간이 실수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곧바로 반성하고, 사과한단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는 홈런을 때린 후 그물망 너머 꼬마팬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우리 푸이그가 달라졌어요’라 한다. 키움으로 온 것은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 됐다.
푸이그는 “난 행운아다. 여전히 젊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더 좋아질 수 있다. 내 삶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 사실 SNS를 통해 이렇게 많은 말을 한 적이 없다. 처음이다. 나도 내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을 안다. 그렇다. 모두 잘 지내시길”이라 적으며 마무리했다. 마지막에 하트 이모티콘도 추가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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