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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1명 몸값, 필리핀 가드 4명...당신은 어떤 선택 할 것인가 [김 용의 KBL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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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프로농구 안양KGC와 울산모비스의 경기가 2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울산모비스 아바리엔토스안양=최문영 기자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토종 가드들, 긴장 안하면 밥그릇 다 내줄 판.

이번 시즌 KBL에서 가장 달라진 건 필리핀 출신 선수들의 대거 영입이다. 2020~2021 시즌 아시아쿼터제가 도입됐다. 처음에는 일본인 선수만 데려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필리핀까지 영입 대상 국가가 확대됐다.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수준급 선수 수급은 힘들어지는데, 선수가 없으니 조금만 잘하면 몸값이 폭등해버리는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했다. 안그래도 적자로 구단 운영이 힘든 농구단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방안이었다.

흥행 측면도 생각했다. 필리핀 농구는 기본적으로 개인 기술을 중시하고 화려하다. 특히, 앞선의 가드들은 드리블 능력과 개인 기술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뛰어난 편이다. 톱니바퀴같은 조직력 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KBL 문화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카드였다. 조직력 농구는 감독들은 선호하겠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지루하다.

그런데 이 필리핀 선수들의 가세가, 엄청난 영향력을 내뿜고 있다. 사실 시즌 전 이 선수들에 대한 전망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토종 선수들을 기술로 압도할 것이라는 것과, 한국 농구에 적응이 힘들 것이라는 걸로 나뉘었다. 하지만 현 시점 결과는 전자가 결과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울산 현대모비스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와 원주 DB 이선 알바노는 이미 팀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즌 초반 두 사람과 비교해 조금 헤메는 모습을 보이던 대구 한국가스공사 SJ 벨란겔은 30일 고양 캐롯전에서 대폭발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필리핀 선수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안양 KGC 렌즈 아반도도 30일 수원 KT전에서 부상을 털고 첫 출전해 가볍게 몸만 풀었는데, 엄청난 탄력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대로 간다면 필리핀 가드들이 외국인 센터를 제외하고, 1순위 옵션으로 활약하는 팀들이 늘어날 기세다.

선수들 개인 성적 뿐 아니라, 팀 성적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필리핀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수원 KT, 서울 SK 두 우승 후보들은 최하위인 9, 10위에 처져있다. 허 웅, 이승현을 동시 영입한 전주 KCC도 2승4패로 힘들다.

필리핀 선수들의 연봉은 1억원 초반대에서 2억원 정도로 형성됐다. 최고 연봉자가 KGC 아반도인데, 보수 총액이 2억3700만원으로 발표됐지만 계약 기간 등 세부 사항을 따지고 들어가면 2억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선수들의 활약도와 몸값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가성비 갑'이다. KBL 고액 연봉 가드들의 면면을 보자. 서울 SK 김선형 8억원, 전주 KCC 허 웅 7억5000만원, 창원 LG 이재도 6억원, 대구 한국가스공사 이대성 5억5000만원, LG 이관희 5억5000만원, 서울 삼성 김시래 5억원, 원주 DB 두경민 5억원, 고양 캐롯 한호빈 3억8000만원이다. '헉' 소리 나는 금액이다.

더군다는 이런 선수들은 FA 계약을 통해 고액 연봉을 받는데, 구단들이 A급 선수들을 영입하려면 이면으로 보장 계약을 해줘야 한다. KBL 규정은 FA 선수라도 매 시즌을 앞두고 연봉 협상을 다시 해야하지만, 그런 수고를 해야 할 팀이라면 선수들이 선택을 하지 않는다. 고액 연봉 선수들이 팀 성적, 개인 성적에 관계 없이 계약 기간동안 연봉 차이가 크게 없다는 건 검색만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선수 1명 잡는데 수십억원의 총액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아바리엔토스보다 월등히 나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겠다.

구단이 보는 시각도 비슷, 아니 더 정확할 것이다. 필리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게 훨씬 현명한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토종 가드들의 몸값 거품 빼기에 구단들도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왜 필리핀 선수들을 데려와 우리 밥그릇을 빼앗느냐"고 불평을 하기 전, 냉정하게 자신들의 몸값 대비 실력을 평가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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