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③]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
우수한 신인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해를 창단시점으로 잡고 경험과 연륜을 두루 갖춘 베테랑 지도자를 감독으로 선임한다. 그리고 감독의 계획에 따라 팀에서 부족한 포지션에 보강을 단행하고 존재감 있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 이는 프로스포츠에서 신생구단이 하루 빨리 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이다. 그리고 KBO리그의 NC다이노스와 V리그의 IBK기업은행 알토스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리그에 정착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은 '여고배구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서울 중앙여고의 김희진과 부산 남성여고의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졸업하는 2010년 창단을 결정했다. 그리고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모든 구단이 눈독 들이던 '슈퍼루키' 김희진과 박정아를 데려가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팀의 초석을 다진 기업은행은 2012-2013 시즌부터 2017-2018 시즌까지 6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가가멜' 이정철 감독(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클러치박' 박정아가 함께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2017년 FA시장에서 박정아가 도로공사로 이적하고 2019년 이정철 감독마저 사퇴한 이후 기업은행은 최근 세 시즌 동안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팬들은 '명장'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첫 번째 풀시즌을 맞는 2022-2023 시즌 '신흥명가' 기업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감독대행의 대행'까지, 파란만장했던 지난 시즌
▲ 조송화의 부재로 기회를 얻은 김하경 세터는 지난 9월 국가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
ⓒ 한국배구연맹 |
이정철 감독 사임 후 세 번의 시즌을 보낸 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레바(페네르바흐체 SK)가 팀을 '하드캐리'했던 2020-2021 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뿐 나머지 두 시즌엔 모두 5위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시즌엔 서남원 감독이 7개월 만에 해임됐고 2명의 감독대행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32경기에서 11승 21패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승점(31점)이 같았던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세트득실률에서 앞선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주전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시작된 기업은행의 항명파동은 조송화에 이어 김사니 코치까지 팀을 이탈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기업은행은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하고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나머지 6개 구단 감독들은 서남원 감독을 몰아낸 김사니 감독대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김사니 감독대행 역시 단 3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으며 팀을 떠났다.
김사니 감독대행의 사퇴 후 안태영 코치가 '감독대행의 대행'을 맡으며 힘들게 팀을 꾸려가던 기업은행의 구원투수는 남자부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남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호철 감독이었다. 12월 18일 흥국생명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김호철 감독은 백업세터 김하경을 주전으로 중용하며 팀을 안정화시켰고 시즌 후반에는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을 통해 2억 7000만 원의 거금을 들여 영입한 조송화 세터가 팀을 떠났지만 2014년 입단 후 선배들에 가려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하경 세터를 발굴하는 수확도 있었다. 조송화 이탈 후 김호철 감독의 전담지도를 받으며 사실상 기업은행의 붙박이 세터로 활약한 김하경은 세트당 9.94개의 세트성공(3위)을 기록하며 시즌 후 국가대표에 선발돼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한 김희진을 대신해 베테랑 김수지와 짝을 이루며 기업은행의 새로운 미들블로커로 활약한 최정민의 성장도 눈부셨다. 루키 시즌 3경기에서 13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던 최정민은 지난 시즌 기업은행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28경기에 출전해 116득점을 올리는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 이번 시즌에도 최정민이 든든하게 중앙을 지켜 준다면 에이스 김희진은 맘 편히 아포짓 스파이커에 전념할 수 있다.
'유럽 전문가' 김호철 감독, V리그에서 통할까
▲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활약했던 달리 산타나는 이번 시즌 개막부터 기업은행과 함께 한다. |
ⓒ 한국배구연맹 |
기업은행은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와 리베로 신연경이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었지만 각각 3년과 1년 계약을 체결하며 무난히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백업세터를 보강하기 위해 수원시청에서 활약했던 이솔아 세터를 영입했고 '유럽 전문가' 김호철 감독의 인맥을 활용해 폴란드 국가대표의 트레이너 코치를 지낸 에두아르도 로메로와 이탈리아 국적의 전력분석관 알레산드로 패리스를 데려왔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잘해야 하지만 기업은행은 누가 뭐래도 '김희진의 팀'이다. 기업은행의 최고연봉선수(옵션포함 6억)이자 가장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김희진이 팀의 구심점으로서 제 역할을 해줘야만 기업은행이라는 팀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김희진이 포지션 이동을 하지 않고 아포짓 스파이커로 건강하게 풀타임으로 활약해 준다면 기업은행도 이번 시즌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젠 국적을 가진 아나스타시아 구르바노바를 지명했지만 기량미달로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를 달리 산타나로 교체했다. 산타나는 지난 시즌에도 레베카 라셈(ASP테티스)의 대체 선수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16경기에서 187득점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준수한 공격에 비해 리시브가 약하고 시즌 개막이 임박해 영입이 확정된 만큼 몸이 얼마나 만들어 졌을지는 미지수다.
기업은행과 FA계약을 체결하고 팀에 잔류한 표승주는 이번 시즌 옵션을 포함해 2억8210만 원의 몸값을 받는다. 이는 김희진과 김수지(3억)에 이어 팀 내 연봉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물론 기업은행에는 표승주 외에도 김주향과 육서영, 박민지, 최수빈 등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 많이 있지만 고액 연봉 선수가 된 만큼 이번 시즌 표승주는 팀의 핵심선수로서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시즌을 치를 필요가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4위 KGC인삼공사(승점 46점)에게 15점이나 뒤진 5위에 머물렀던 약팀이었다. 따라서 지난 시즌 경기당 11.69득점을 기록했던 외국인 선수 산타나가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에도 상위권 후보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통해 인기구단으로 급부상한 기업은행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면 V리그 여자부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양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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