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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cm 장신세터' 안예림 "발전한 내 자신을 보여드리고 싶다"

조아라유 0

안예림. (C)김천, 홍성욱 기자
 



안예림은 장신세터로 주목받은 선수다. 지난 2019년 KOVO(한국배구연맹)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미래 활약이 큰 관심사였다.

당시 181cm였던 안예림은 현재 182cm로 좀더 자랐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력도 키웠다. 무엇보다 기량 발전은 고무적이다.

김종민 감독은 안예림을 길게 보고 키웠다. 세터 출신인 박종익 수석코치와 이효희 코치가 안예림에 공을 들였다. 입단 첫 시즌 원포인트 블로커로 가끔 나섰던 안예림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순천 컵대회에서는 5경기에 모두 나서 팀의 준우승을 조율했다.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이후 안예림은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과 14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연습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해 더욱 발전된 기량을 뽐냈다.

경기를 마친 안예림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보였다. 초조함은 없었다. 그의 첫 마디 또한 일치했다. 안예림은 "조금은 안정적인 것 같아요. 물론 이전에 비해서죠(웃음). 아직 경기에 나서면 조금 마음이 급하긴 하지만 그래도 제 리듬을 찾아가는 느낌은 있어요. (엄지와 검지로 얇은 공간을 만들며)약간은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 컵대회가 저에게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많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이맘 때와 비교해도 안예림은 시즌 준비에 큰 차이를 보인다. 안예림은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어요. '와~ 진짜 잘한다' 이런 건 아니지만 자신있게 구사할 수 있는 플레이를 시도하고 또한 해내고 있어요. 작년에는 그런 구체적인 부분 없이 시즌에 들어갔었지요"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이고은 세터와 이윤정 세터가 주로 경기에 나섰다. 안예림은 세 번째 옵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른다. 이고은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이적했고, 신인상에 빛나는 이윤정은 피로골절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비시즌 훈련을 100% 소화하지 못했다.

안예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시즌 초반 안예림이 어느 정도 차분하게 끌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안예림에게 찾아온 가장 큰 기회이기도 하다.

장신 세터인 안예림은 블로킹에서도 장점이 있다. 로테이션상 안예림은 배유나와 함께 블로킹에 나선다. 상대는 안예림이 막는 직선 공략을 피해 배유나쪽으로 때리다 차단당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른바 '안예림 효과'다.



컵대회에서 활약하는 안예림. (C)KOVO

 



안예림은 "블로킹 연습은 꾸준히 해와서 조금씩 더 잘되는 것 같아요. 감을 잡아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안예림이 전위에서 높은 블로킹을 구사하는 건 팀 전략에 큰 도움이 된다. 도로공사가 올 시즌 달라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운영 측면에선 토스에 힘이 실리고, 어느 쪽으로 볼을 줘야하는지를 결정하는 능력이 향상된 점이 고무적이다.

안예림은 "속공 토스가 제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감독님도 높은 곳에서 빨리 주면 상대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다고 말씀하세요"라고 말했다.

안예림은 14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연습경기에서 새 외국인선수 카타리나 요비치와의 호흡에 주력했다. 13일 경기에서 19점(공격성공률 31%)을 올렸던 카타리나는 14일 경기 21점(공격성공률 49%)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기존 손발을 맞췄던 박정아와의 호흡도 깔끔했고, 정대영과 배유나 쪽으로 향한 속공도 진일보 했다.

안예림은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언니들이 진짜 많이 도와주니 저는 제가 할 몫만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예쁘게만 올려주면 알아서 잘 때려주더라고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안예림은 체력 관리에도 정성을 보인다. 그는 "저 체력 약하지 않아요. 뛰는 것도 잘하고, 체력은 자신 있어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계속 키큰 세터 유망주 소리는 많이 들었어요. 아직 시즌에서는 보여드린 게 없었죠. 이번 시즌에는 발전한 내 자신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들뜨지 않고, 침착하게 해보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잠을 자려고 누워도 배구 생각이 난다. 안예림은 "졸려서 막 누웠는데도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줘야할까'라는 생각이 나요"라고 웃었다. 시즌이 기다려지면서 떨리는 마음이라고도 했다.

안예림은 "어렸을 때 배구를 하면서 첫 번째 꿈이 프로팀에 가는 것이었지요. 두 번째 꿈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보여드린 게 없지만 이번 시즌은 저를 보여드리고 싶고, 또한 두 번째 꿈을 향해서도 가고 싶어요. 겁먹지 말고 차분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라는 마음입니다"라고 목소리 톤을 슬쩍 높였다.

안예림의 전성기가 시작을 알리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타임스

김천=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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