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C 2차전 가장 결정적인 볼 판정 오심의 희생양이 된 최지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탬파베이는 올 시즌 리그에서 지난해에 비해 평균득점이 가장 많이 떨어진 팀 중 하나였다.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런 약점은 클리블랜드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상대 마운드를 극복하지 못하고 2연패로 가을야구의 마침표를 너무 일찍 찍었다.
1패로 맞이한 2차전에서도 4회까지 무득점을 기록하며 답답한 공격 흐름을 이어 갔다. 그런데 탬파베이는 0-0으로 맞선 5회 선두타자 출루라는 확률 높은 득점 찬스를 '잡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오심에 모든 것이 날아갔다. 경기의 작은 분수령이었다.
억울한 희생양은 최지만(31)이었다. 이날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최지만은 클리블랜드 선발 트리스턴 맥켄지의 제구 난조를 잘 이용했다. 3개의 볼을 연달아 봤다. 4구째에는 투수를 흔들기 위해 번트 모션을 취하기도 했다. 효과가 있었는지, 시속 92마일(146㎞)짜리 포심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 상단보다 더 위에 박혔다. 최지만은 볼넷을 확신했다.
그런데 애덤 하마리 주심은 이를 스트라이크로 인정했다. 뒤 돌아서 1루 출루를 생각하던 최지만은 갑작스러운 스트라이크 콜에 어이가 없는 듯 주심을 바라보다 타석을 이탈했다. 현지 중계 방송은 곧바로 3D 스트라이크존을 띄우면서 이번 판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넌지시 드러냈다.
심정이 가라앉지 않는 듯 한참이나 타석을 벗어나 배회하던 최지만은 미소와 함께 다시 타석에 들어와 심판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판정이 번복될 수는 없었고, 결국 풀카운트 승부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0-0으로 맞선 상황, 선취점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탬파베이는 정말 좋은 찬스를 놓친 셈이 됐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판정 정확도를 분석하는 '엄파이어 스코어보드' 또한 이 오심을 결정적인 장면으로 지적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 확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오심으로 이 볼 판정을 뽑은 것이다. 물론 3B 상황에서 심판들의 존이 조금 넓어진다는 건 통계적으로도 잘 나와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공은 너무 높았고, 탬파베이의 출루 자체를 봉쇄해버렸다.
사실 이날 하마리 주심의 판정 정확도는 나쁘지 않은 편을 넘어 좋은 편이었다. 전체 204개의 볼 판정 중 97%인 197개를 정확하게 판정했다. 볼 판정의 일관도에서도 96%로 역시 평균을 넘었다.
보통 메이저리그 주심들의 볼 판정 정확도는 94~95% 수준인데 이 정도면 평균을 넘어 사람 수준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정확도였다. 이날 69개의 스트라이크 콜 중 볼이었어야 하는 공은 4개. 그런데 하필이면 그 4개 중 하나가 결정적인 순간, 최지만의 타석에서 나왔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