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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이용, “용 언니 되더라도 월드컵 가고 싶습니다”

조아라유 0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이용, 잊혀진 계절 中-

 

 


프로축구 수원FC 이용이 노래 가사처럼 어느 때 보다 쓸쓸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축구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은 이용의 자리였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에선 이용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올 시즌 전북의 주전 자리에서 밀렸던 이용. 지난 7월 국내파 위주로 꾸려진 동아시안컵 명단에서마저 제외되자 이용은 6년간 몸담았던 전북을 떠나 수원FC로 팀을 옮기는 결단까지 내렸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 전 사실상 마지막 모의고사였단 9월 소집 명단에서도 이용의 이름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용이 또다시 외면받은 가운데,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소집 당시 김태환, 윤종규, 김문환 등 오른쪽 수비를 이례적으로 3명이나 뽑았다. 그만큼 우측 수비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깊은 것으로 보인다.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벤투 감독에게 잊혀진 이용이지만, 이용은 아직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을 포기하지 않았다.

"수원FC에서 경기를 꾸준히 뛰고 있고 감독님께서 경기를 계속 뛰게 해줘서 컨디션은 계속 오르고 있어요. 축구 선수라면 월드컵이 항상 꿈입니다. 두 번을 나갔다 왔지만, 항상 아쉽게 마무리를 하고 왔어요. 월드컵에서 경기를 뛰든 안 뛰든 동료들과 함께 더 큰 목표를 이루고 돌아오고 싶어요."

지난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에서 영 좋지 않은 곳을 맞아 '용 언니'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 이용. 그러나 이용은 모든 것을 희생해 '용 언니'가 될 각오까지 됐다며 월드컵 무대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쳤다.

"제가 나이는 있지만 젊은 선수 못지 않게 체력과 경기력 모두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온다면 용 언니가 돼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용 언니가 되더라도 월드컵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항상 희생할 준비는 돼 있습니다."

월드컵 도전이 사실상 좌절된 수원FC 동료 이승우도 이용만큼은 월드컵에 꼭 나가야 한다며 맏형의 도전을 응원했다.

"용이 형은 무조건 가야 돼요. K리그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잖아요. K리그에서 많은 선수 감독님들이 인정하는 선수고, 지금까지 또 많은 경험을 했고 월드컵도 두 번이나 나갔잖아요. 그런 경험을 봤을 때는 월드컵을 가야 마땅하고, 월드컵은 용이 형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에겐 이제 마지막 기회가 딱 한 번 남았다. 벤투호는 11월 11일 출정식을 겸해 국내파를 주축으로 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11월 마지막 소집을 통해 월드컵 26명 엔트리 중 국내파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용의 10월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동명이인의 가수가 부른 '잊혀진 계절'의 가사처럼 쓸쓸한 10월이 될지 아니면 세 번째 월드컵이라는 극적인 꿈을 이뤄내 반전에 성공하는 따뜻한 계절이 될지. 벤투 감독에게 잠시 잊혀졌지만, 이용은 아직 월드컵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사제공 KBS

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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