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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꼴값 떨었죠"…알짜 예비 FA의 통렬한 자기반성

조아라유 0
▲ NC 다이노스 노진혁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혼자 꼴값 떨었죠."

알짜 예비 FA로 꼽히는 노진혁(33, NC 다이노스)은 시즌 막바지 팀이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칠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야구 인생 최대 위기처럼 느껴졌던 전반기가 자꾸 떠올라서다. 노진혁은 올 시즌 주장을 맡으면서 각오가 더 특별했는데, 팀과 자신 모두 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노진혁은 전반기 55경기에서 타율 0.243(181타수 44안타), 5홈런, 28타점에 그쳤고, NC는 32승49패2무 승률 0.395 9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노진혁은 "나 혼자 꼴값을 떨었다. 잘해보겠다고 했는데 다 안 되니까. 나만 힘들면 되는데, 내가 못 하면 가족들도 힘드니까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 큰딸이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아빠가 못 하니까 괜히 미안해지고 그렇더라. 여러가지로 혼자 잡생각도 많았고, 꼴값을 떨었던 게 맞다"고 되돌아보며 웃었다.

이제는 웃고 넘길 수 있을 만큼 노진혁도 NC도 후반기 들어 상승 곡선을 그렸다. 노진혁은 후반기 52경기에서 타율 0.321(187타수 60안타), 9홈런, 42타점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시즌 타율은 0.283까지 올랐고, 시즌 목표로 삼았던 15홈런까지 1개만 남겨두고 있다. OPS는 0.820까지 끌어올렸다. NC는 후반기 30승22패1무 승률 0.577로 3위를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62승71패3무로 6위다. 5위 KIA 타이거즈에는 2.5경기차라 가을야구 희망이 아직 남아 있다.

노진혁은 "개인적으로는 조금 성적이 올라와서 만족스럽다. 중요할 때 팀에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서 더 좋은 것 같다. 초반에 내가 조금 잘했으면 5강을 지금보다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죄책감도 들고, 요즘에 조금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주장의 부담감을 덜어준 안방마님 양의지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양의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전반기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고, 생애 2번째 FA를 앞두고 있어 개인 성적이 중요한 시기인데도 팀을 위해 흔쾌히 다시 주장 완장을 받아들였다.

노진혁은 "자기 자리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양)의지 형이 주장을 할 때는 나를 많이 혼냈는데, 내가 주장을 맡으니 혼내질 않더라. 나는 한번씩 채찍을 맞아야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주장이) 끝나고 나니까 채찍이 들어오더라"고 말하며 웃은 뒤 "의지 형이 편하게 해주면서 힘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자기도 힘내야 하는데 나한테 힘내라고 하고 그랬다"고 덧붙이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NC 다이노스 노진혁(왼쪽)과 박민우 ⓒ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최근 노진혁에게 어린 야수들을 잘 다독여 달라고 당부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실수가 나왔을 때 어린 선수가 필요 이상으로 몸이 굳어 경기 전체를 망치는 일을 노진혁이 막아주길 바라서였다.

노진혁은 "원래는 (박)민우가 해야 하는데, 민우도 꼴값을 떨고 있어가지고(웃음) 후반기를 바쁘게 보냈다. 내가 잘 이끈 건 없는 것 같다. 실책이 나오는 걸 안 나오게 할 수는 없으니까. 다음 플레이를 더 성실하게 하자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유격수 김주원에게는 특별히 조금 더 힘을 내주길 부탁했다. 노진혁은 "지금은 내가 3루를 보고 있지만, 우리 (김)주원이는 우리의 미래고 슈퍼스타로 커야 한다. 감독님과 이야기했지만, 주원이가 슈퍼스타로 크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공존해야 팀에 베스트인 것 같았다. 나도 유격수와 3루수로 유틸리티가 되면 나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대로 해주시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슈퍼스타가 마무리를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 나도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 때 입을 조금 벌리고 있는 편인데, 주원이는 '아~' 벌리고 있더라. 그럴 때일수록 선배들이 좋은 말을 해주면 괜찮더라. 주원이가 마지막에는 그래도 타율을 2할4푼까지는 올리고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던 올 시즌, 노진혁은 FA 결과와 팀의 5강 모두 하늘의 뜻에 맡기려 한다. 그는 "하늘이 정해주는 거니까. 요즘에는 마무리만 잘하자는 마인드다. 팀도 5강에 가면 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5강은 덤이니까 편하게 하자고 생각하니까 이기더라. 그런 마음으로 끝까지 잘 마무리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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