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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남았는데 왜 자꾸 흔드나" 롯데-한화 외국인 감독, 이대로 내년까지? [춘추 집중분석]

조아라유 0

-임기 1년 남은 서튼, 수베로 감독 거취 두고 무성한 소문
-롯데 7위로 사실상 5강 탈락, 한화는 3년 연속 10위…윌리엄스처럼 교체 수순?
-구단 입장은 '감독 임기 존중'…계속되는 교체설과 비난이 '흔들기'라는 시선도
-큰 이변 없는 한 내년까지 자리 지킬 가능성 높아

 

서튼 감독과 수베로 감독(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아직 감독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 왜 자꾸 교체설이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구단에서는 감독 교체 계획이 없다는데, 야구계의 소문과 비난 여론은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BO리그 외국인 감독들에겐 수난과 수모의 시기다. 지난해 3명이었던 외국인 감독은 맷 윌리엄스 감독의 경질로 이제 두 명(래리 서튼, 카를로스 수베로)만 남았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두 팀 다 성적은 좋지 못하다. 서튼 감독이 지휘하는 롯데는 7위로 5강 싸움 벼랑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5위 KIA와 2경기차 희망고문은 계속되지만, 잔여경기가 단 7경기 뿐이라 기적이 일어나기만 바라는 처지다.

수베로 감독의 한화는 올해도 꼴찌다. 23일까지 43승 2무 89패 승률 0.326으로 9위에 13.5경기차로 뒤진 압도적 최하위다. 다행히 잔여경기에서 전패해도 승률이 2할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대신 잔여경기에서 전승해도 꼴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동주 리그 우승, 김서현 리그 우승에 이어 장현석 리그까지 3년 연속 우승이다.

계속되는 외국인 감독 교체설, 구단들은 '감독 임기 존중' 입장



서튼 감독과 수베로 감독(사진=스포츠춘추 DB)

 



올해는 서튼, 수베로 감독의 임기 2년차. 두 번째 시즌에도 성적이 하위권이다 보니 감독 거취를 둘러싼 여러 소문이 무성하다. 최근 만난 한 야구인은 "둘 다 임기는 내년까지지만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적은 물론 선수들의 성장도 지지부진하다. 아무리 리빌딩 팀이라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를 향해선 좀 더 구체적으로 '차기' 후보 소문까지 나온다. 내부 인사의 차기 내정설부터, 감독만 바꾸고 외국인 코치진은 그대로 간다는 식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감독의 열정이 식었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작전과 선수 기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정작 롯데와 한화 두 구단은 외국인 감독의 계약기간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서튼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라며 감독 거취 관련 별도의 언급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도 "최근 한화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와 내년 시즌 구상에 한창이다. 내년 구상에는 수베로 감독도 포함돼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는 팀 성적 부진을 외국인 감독 책임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롯데는 2020년부터 시작한 '리툴링'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고, 한화도 꼴찌 성적을 감수하면서 장기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 상위권 진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선수 구성에, 성적보다 육성을 목표로 삼았던 만큼 감독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 리빌딩하라고 데려온 감독을 성적 때문에 교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외국인 감독을 향한 선수단이나 구단 내부 평가도 나쁘지 않다. 서튼 감독은 베테랑부터 신예까지 선수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면서 무난한 운영을 한다는 평가. 수베로 감독은 외국인 투수 줄부상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 시즌을 치른 딱한 사정도 있다. 성적 부진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많아 경질당한 윌리엄스 전 감독과는 사정이 다르다.

임기가 남은 외국인 감독을 향해 교체설을 제기하는 데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감독, 코치 자리를 노리는 일부 국내 야구인들의 희망사항이 자가발전을 거듭해 교체 소문이 됐다는 얘기다. 외국인 감독 체제의 모 구단 관계자도 감독을 향한 교체설과 비난에 대해 "일종의 '흔들기' 성격도 있다고 본다"면서 섭섭한 감정을 토로했다.

다른 야구 관계자도 "일부 야구인들이 국내 감독과 외국인 감독에 대해 하는 말을 들어보면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개인적인 교류가 없는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좀 더 심하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선후배 관계인 국내 감독이었어도 그 정도로 강도 높게 비난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로서는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내년 시즌에도 외국인 감독 체제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큰 이변'은 구단보다 더 윗선이 움직이는 경우다. 윌리엄스 감독의 경우 그룹에서 감독은 물론 구단 수뇌부까지 바꾸면서 계약해지로 이어졌다. 만약 모기업이 구단 운영에 획기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움직인다면,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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