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5일 끝난 2023년 KBO리그 드래프트에서 가장 휘발성이 큰 이슈는 고려대 우완 김유성(20)의 지명 여부였다. 실력만 놓고 보면 상위 라운드에서 뽑힐 가능성이 큰 선수였다. 대학 최대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폭력 이슈' 꼬리표가 있었다.
김해고를 졸업한 김유성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연고팀인 NC의 지명을 받았다. 건장한 체구에 계속해서 성장하는 기량이 큰 주목을 받았다. 1차 지명 제도에서 이렇다 할 대어를 건질 기회가 없었던 NC에 행운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이슈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NC는 지명을 철회했다. 정말 소중한 1차 지명권을 날리면서까지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았다. 불러주는 팀이 없었고, 김유성은 이후 대학에 진학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내면서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피해자 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지명 이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확고한 기량과 별개로 이런 논란이 있는 선수를 배짱 좋게 지명할 팀이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결국 두산이 2라운드에서 김유성을 지명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기량은 인정했지만 이 이슈 탓에 "어떤 순번이든 아예 김유성을 지명하지 않겠다"는 구단들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성 지명 가능성이 제기됐던 NC부터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또 다른 팀도 "김유성 지명은 없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이런 뜻을 밝힌 구단의 단장은 "같은 생각을 가진 팀이 몇몇 더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는 논란에 부담을 느껴 지명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선‧후배 사이의 군기 혹은 전통으로 포장됐던 폭력 이슈는 아마추어 야구의 고질병이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대다수 인사들은 맞으면서 학교를 다녔고, 또 때리면서 학교를 다녔다. 대다수가 부인하지 않는다. 입단 10년차인 한 선수는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 때도 아예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사례들이 하나씩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경각심을 가지는 추세다.
실제 대어급인 김유성이 논란을 일으켰고, 안우진(키움) 이영하(두산) 김대현(LG) 등도 구설수에 올라 있다. 최근에는 드래프트에 앞서 각 구단이 학교 측에 관련 이슈가 있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어가는 흐름도 읽힌다.
근래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2년차 선수는 "이슈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신체적인 폭력은 물론, 말 장난 하나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요즘 학교에서는 운동부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학폭위에 많이 불려 나간다. 학교나 지도자 선생님들도 많이 강조하신다"고 귀띔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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