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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 친구도 뽑아주세요'...'눈물 펑펑', 두 손 모아 숨죽여 지켜봤던 그녀들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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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내 이름이 불리길 바라며 두 손 모아 간절히 지켜보고 있던 선수가 이름이 호명되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고등학교 3년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이 아직 호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호명되지 않자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5일 서울 리베라 호텔 청담에서 열린 '2022-23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현장의 모습이다.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각 팀들이 미래 자원을 확보하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공개 취업 현장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보면 잔인한 현장일 수도 있다.

만일 내가 취업 준비생인데 취업이 되는지 안 되는지 결정되는 순간이 전국에 생중계가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

이번 신인 선수드래프트에는 16개교 49명 선수가 참가했고 학부모들과 현장에 함께했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선수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호명될 때마다 희비가 교차했다. 2라운드부터는 지명을 포기하는 팀도 나왔고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의 아쉬운 탄성도 흘러나왔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지명을 포기하는 팀들은 늘어났고 어느덧 마지막 수련선수 지명만이 남았다. 아직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절반 이상 남아있었다.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자리를 옮겨 앉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기뻐했다. 그리고 몇몇 선수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직 호명되지 않은 친구들이 반대편 구석에 많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신인선수 드래프트 사회자도 구단들에 선수들의 잠재력을 생각해서 다시 한번 더 뽑아 달라며 읍소했다.

라운드 지명에서 포기하던 팀들도 수련선수 지명에서는 활발하게 선수들을 뽑았다. 라운드에서 선수를 뽑으면 규정상 계약 연봉의 100%에서 200%까지 해당 학교에 학교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3 라운드는 건너뛰고 수련선수를 뽑는 구단들도 있다.

경남여고 김도연은 GS칼텍스의 수련선수로 호명되었다.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김도연은 왈칵 눈물을 흘렀다. 눈물을 참고 차상현 감독이 건넨 유니폼을 입고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무대를 내려가며 참았던 눈물을 다시 흘렸다.



 

 

올해도 프로배구의 취업 문턱은 높았다. 결국 이번 신인 선수드래프트에서는 고3 학생 49명 중 21명(42.8%)만 취업에 성공했다. 절반이 넘는 선수들은 가족과 친구가 보는 앞에서 생애 최악의 순간을 생중계로 함께했다.

취업에 실패한 선들과 마찬가지로 험난한 취업 문을 통과한 선수들도 기쁨의 눈물과 호명되지 못한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을 펑펑 쏟은 하루였다.

[2022-2023 KOVO 여자신인 선수드래프트. 사진 = 유진형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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