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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69억 계약… 모두가 바라는 책임과 마지막 그림

주간관리자 0
▲ SSG 이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당시 SK)는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주전 포수 이재원(34)과 4년 총액 69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첫 FA 자격을 얻은 이재원은 2018년 130경기에서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9의 뛰어난 성적과 함께 생애 첫 FA 계약을 대박으로 만들었다.

공격에서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준 포수였고, 경험이 쌓이면서 수비에서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주장으로 팀 우승을 이끈 리더십도 빼어났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모두가 취해있을 때, 때를 잘 만난 덕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재원의 이후 성적은 당황스럽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방망이를 잘 치는 포수"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FA 계약 이후 훈련이나 노력을 게을리 한 건 아니었다. 경기 중 꽤 오랜 기간 결장을 요하는 부상을 당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 불운이 적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 성적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주위의 조언이나 질책을 받아들여 더 절실하게 매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혹독하게 체중까지 감량하는 등 자존심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성적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타구 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예전이라면 좌우중간을 갈랐을 타구가 야수에 잡히는 경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타율이 떨어지고, 병살도 많은 유형이다 보니 타격도 점차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어쩌면 '실패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감이 떨어진 방망이는 이내 힘없는 타구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악순환이었지만, 탈출구도 마땅치 않았다.

이재원의 올해 출루율은 타율보다 0.098 높다. 타율 대비 볼넷을 상대적으로 많이 골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유의미한 공격 생산력의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코너에 몰리는 단초를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 5일까지 이재원은 2구 이내 타격을 했을 때 타율이 0.269였지만, 3구 이후에서는 타율이 0.039까지 크게 떨어졌다.

이대형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사실 이재원은 타석에서 굉장히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선수다. 하지만 그런 선수가 근래 들어 (타율이 떨어지면서도) 볼넷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타석에서 위축됐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서 "이재원 같이 공격적인 유형의 선수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공격적으로 가야 자기 타구가 나오는 법"이라고 아쉬워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쩌면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재원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5-4로 불안하게 앞선 6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LG 우완 김진성이 던진 포크볼이 한가운데 떨어지는 실투가 되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5-0으로 앞서 있다 4회 오지환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쫓긴 SSG였지만, 이재원의 이 한 방 덕에 다시 여유를 찾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모든 이들이 느끼듯 1위 수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승리였다.

이 위원은 "오늘(6일) 홈런은 긍정적이다. 실투이기는 했지만 실투도 타격감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공략할 수 있다"면서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고 2S 이전에 더 공격적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69억 원의 계약은 남은 몇 달의 시간과 관계없이 분명 실패했다. 구단도 인정하고, 선수도 인정한다. 두 번째 FA에서는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아직은 시즌은 남아있고,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광현, 윌머 폰트라는 에이스들의 공을 받는 이재원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무게중심을 든든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빠뜨리지 않고 해야 한다. 그것이 애증의 심정으로 그를 지켜보는 팬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이기도 하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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