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FC서울전에서 들것에 실려 교체되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에르난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파이널 A를 넘어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도전하던 인천유나이티드에 그야말로 '초대형 악재'가 찾아왔다. 외국인 공격수 에르난데스(23·브라질)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무고사(비셀 고베)가 떠난 위기를 이른바 '에르난데스 효과'로 극복했는데, 그의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린 셈이다.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기성용의 태클에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 교체된 뒤 다시 그라운드에 투입됐지만, 스스로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다시 쓰러져 교체됐다. 결국 구단을 통해 공개된 정밀 검사 결과는 우측 발목 전거비 인대 파열 및 뼈 타박이다.
일부 진단에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받았고, 수술대에 오를 경우 5개월은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최대한 빨리 복귀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선수 의지를 고려해 수술 대신 치료를 통한 재활을 '우선'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대략적인 복귀 시점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즌 아웃'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요한 핵심 선수인 데다 잘하고 있었는데 참 아쉽다"면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약 최악의 상황에는 아무래도 내년을 기약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에르난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입장에선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다. 지난 7월 합류해 불과 8경기만 뛰었을 뿐이지만, 그 8경기에서 보여준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8경기 4골 4도움, 특히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최근 5경기 4골 3도움의 기록이 고스란히 말해준다. 에르난데스가 선발 자리를 꿰찬 최근 5경기, 인천은 3승 2무로 단 한 경기도 패배하지 않고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에르난데스 효과다.
단순히 공격 포인트 수가 전부는 아니었다. 팀을 떠난 무고사가 최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주는 역할이었다면, 에르난데스는 보다 폭넓게 움직이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거나 직접 마무리하면서 인천 공격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에르난데스 합류 이후 김보섭 송시우 등 다른 공격수들의 공격 포인트가 급상승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자연스레 무고사 이탈로 크게 흔들리던 팀 분위기도 급격히 바뀌었다.
그런 에르난데스가 전열에서 이탈했으니, 인천은 확실하게 믿을 만한 최전방 공격수 없이 당분간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공교롭게도 인천은 무고사가 떠난 뒤 에르난데스가 합류하기 전에 확실한 공격수 없이 2경기를 치렀는데, 당시 수원삼성과 수원FC를 상대로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에르난데스의 이탈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천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앞세워 3위 포항스틸러스를 1점 차로 맹추격 중이다. ACL 진출권이 가시권으로 들어온 셈이다. 더구나 9월엔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기 전 17일 동안 정규라운드 마지막 5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 예정돼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위해 매 경기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어쩌면 인천의 이번 시즌 성패를 좌우할 또 다른 위기, 조성환 감독과 인천 구단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사제공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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