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인 가운데 열린 경인더비가 경기 후 팬들과 선수단의 '추태'로 얼룩졌다. 인천유나이티드 일부 팬들이 FC서울 선수들을 향해 조롱과 욕설을 가하자, 이에 서울 선수단 중 누군가가 손가락 욕설로 '맞대응'한 것이다. 양 팀 팬들 간 충돌로 번질 수 있었던 상황까지도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무대는 지난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서울의 시즌 세 번째 경인더비였다. 이날 경기장엔 1만 139명이 들어차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건 지난 2019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었다. 인천 홈팬들은 물론, 원정 응원석을 추가로 개방할 정도로 많은 서울 팬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양 팀 서포터스의 뜨거운 응원전이 더해졌다. 다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분위기는 점차 험악해졌다. 에르난데스는 기성용의 깊은 태클로 결국 들것에 실려 교체됐고, 선수들 간 치열한 몸싸움과 신경전이 펼쳐졌다. 서로를 향한 팬들의 야유와 조롱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일반적인 라이벌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건'은 인천의 승리로 경기가 모두 마무리되고, 감독들의 공식 기자회견까지 모두 끝난 뒤 선수들의 퇴근길에 발생했다. 경기장 지하 1층 선수단 출입구에서였다.
다수의 인천 팬들과 서울 팬들은 양 팀 구단 버스가 대기 중이던 출입구에 모여 선수들을 기다렸다. 팬들이 출입구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는 건 늘 있는 일이었다. 경기 종료 후 버스 앞에서 선수들과 팬들이 스킨십 활동을 하는 건 인천 구단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진행하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나의 출입구로 인천과 서울 선수단이 경기장을 나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두 팀 구단 버스가 대기하는 장소와 출입구가 같기 때문이었다. 동선상 서울 선수들 입장에선 인천 팬들이 모여있는 구역을 지나치는 건 불가피했다. 결국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서울 선수들을 향해 인천 일부 팬들의 거친 비난이 이어졌다.
주타깃은 인천 유스팀 출신의 김진야였다. 서울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울먹이는 인사 영상을 전하는 등 인천 팬들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선수이기도 했는데, 이날 경기에선 인천 선수들과 여러 차례 충돌 이후 심판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거나 경기가 끝난 뒤 인사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인천 팬심이 싸늘해졌다.
'패륜'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한 가운데 김진야가 어두운 표정으로 버스에 탑승한 뒤에도 서울 선수들과 구단 버스를 향한 인천 팬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이후 서울 구단 버스가 출발할 땐 인천의 일부 팬들이 버스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가했다.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에서 볼 경합 중인 인천 아길라르(오른쪽)와 김진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 지점에서 또 다른 사달이 났다. 출발하던 서울 구단 버스 뒷좌석 창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팬들을 향해 손가락 욕설로 맞대응한 것이다. 진하게 선팅이 돼있던 데다, 열린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진 채 손만 밖으로 나와 손가락 욕설을 한 터라 누구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단 버스에 탑승한 누군가가, 상대 팬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욕설하는 영상은 축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이밖에도 자칫 양 팀 팬들 간 충돌로 이어질 뻔한 상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원과 구단 관계자들의 만류로 큰 충돌까지는 번지진 않았지만, 서울 선수단의 욕설 맞대응과 맞물려 자칫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분위기였다. 경기는 일찌감치 끝났는데도, 경기장 밖에서 그야말로 볼썽사나운 일들이 잇따라 벌어진 셈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선수단 버스에서 손가락 욕설로 대응한 건 분명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분명하게 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절대다수의 인천 팬들 앞을 지나갈 수밖에 없는 경기장 동선은 싸움을 붙이는, 분란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으로 방문하는 모든 팀들에도 해당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100여 명의 팬들이 모여서 욕설을 하는 건 상대팀들 입장에선 굉장히 위력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 중도 아니고 경기가 모두 끝나고 퇴근하는 길까지 인천 팬들의 욕설을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는 바뀌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천 구단 관계자는 "경호원을 늘리거나 폴리스 라인을 더 설치하는 등 동선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경기장 동선이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데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기장 구조상 동선을 변경하는 건 쉽지 않다. 10년 넘게 같은 동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면서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다는 건 동선은 이번 사건의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인천 팬들을 향한 서울 구단의 손가락 욕설 등에 대해선 경기감독관에게도 상황을 설명했고, 프로축구연맹에서도 제대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축구계 관계자는 "누가 더 잘못했다고 따질 일이 아니다. 인천 팬들도, 서울 선수단도 모두 똑같은 '추태'를 보여준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경기가 이미 다 끝났는데도 상대 선수를 향한 인천 팬들의 집단 욕설이나 행동도 분명 잘못됐고, 팬들에게 손가락 욕설로 대응한 서울 선수단 행동도 프로 구단의 일원으로서 충격적인 일"이라며 "서포터도, 구단도 내부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맹이나 구단 차원에서 후속 대책이 없으면 앞으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제2, 제3의 문제가 똑같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사제공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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